원료공급 뒷받침 미비, 기술적 폐쇄성 등 걸림돌
LED 기업들은 ´생산성 향상´이라는 공통의 목표 하에 각기 6인치웨이퍼로의 생산체제 전환을 추진하고 있지만 아직 기술적, 구조적으로 해결해야 할 부분들이 많다.
우선, 웨이퍼의 원료인 잉곳(원기둥 모양의 웨이퍼막대)의 안정적인 확보가 우선돼야 한다.
잉곳 생산업체로는 외국 기업인 루비콘, 모노크리스탈, 교세라 등과 국내 사파이어테크놀로지, 아즈텍 등 소수에 불과하다. 그동안 잉곳산업이 크게 주목받지 못한 탓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워낙에 LED산업이 활성화가 늦어, 기업들이 잉곳산업에 관심을 가지지 않았으나, 요즘 들어 뒤늦게 몇몇 기업들이 투자에 나서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잉곳사업 진출이 늘고 있다고 해서 단기간 내에 수급 안정을 기대할 수도 없다. 6인치 웨이퍼용 잉곳제조에 기술적인 어려움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6인치 웨이퍼용 잉곳 수율 30% 불과…기술적 어려움 많아
국내 잉곳제조업체 사파이어테크놀로지는 현재 잉곳 성장방식으로 수직수평온도구배법(VHGF)을 사용하고 있다. 이 방식의 2인치 기준 이론적회수율은 78%로 실제적으로 70%정도의 수율을 보이고 있다는 게 회사측 설명이다.
하지만, 6인치 웨이퍼용 잉곳생산의 수율은 이보다 현저히 떨어진다.
이 회사 관계자는 "현재 6인치 웨이퍼용 잉곳의 경우 생산은 가능하지만, 양산까지는 시간이 필요한 상황"이라며 "현재 수율이 30%정도에 불과해 판매가격을 올릴 수밖에 없지만, 고가를 감수하고라도 6인치를 원하는 기업들이 많아 일부 물량을 생산·판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잉곳생산 세계 1위업체 루비콘과 국내 기업 아즈텍에서 채택한 잉곳 성장방식 ´키로풀러스´의 경우 수율이 더욱 낮은 상태다.
´키로풀러스´ 방식은 2인치 기준 이론적 회수율도 38%에 불과해, 6인치 적용에는 어려움이 클 것으로 보인다.
업계 한 관계자는 "세계 1위 업체 루비콘의 가격추이를 통해 짐작해 볼 때, 루비콘의 회수율은 40%를 넘지 못하고 있다"며 "키로풀러스 방식이 대구경화 웨이퍼용 잉곳생산에 유리하다고는 하지만 기술적으로 넘어야 할 부분이 많다"고 말했다.
크리스탈온을 인수하며 잉곳산업에 뛰어든 한솔LCD의 경우 ´키로풀러스´ 방식과 ´초콜라스키´방식 두 가지를 병행한다는 방침이다.
´초콜라스키´ 방식은 예전부터 반도체용 웨이퍼 원료인 실리콘 잉곳을 만드는데 사용해왔던 방식으로, 잉곳이 웨이퍼막대 모양으로 성장해 다른 방식에 비해 수율이 높다는 게 회사측 설명이다.
다만, ´초콜라스키´ 방식은 장비 가격이 다른 방식에 비해 2배정도 비싸다는 점과, 잉곳 성장이 기술적으로 어렵다는 점이 한계로 지적되고 있다.
업체간 기술 폐쇄성 심해…독자 진행으로 기술개발 속도 더뎌
LED칩 생산의 중심을 6인치 웨이퍼로 옮기기 위해 극복해야할 또 다른 과제는 시장형성 초기단계여서 기술적 폐쇄성이 강하다는 점이다.
사실, 아직 뚜렷하게 시장이 정립되지 못한 LED산업에서 기업들의 웨이퍼당 수율은 극비 중에 극비다.
수율이 드러나면 그 회사의 생산능력을 어느 정도 짐작할 수 있게 되고 이는 곧 경쟁에서 자신을 드러내 놓고 싸우는 격이 되기 때문이다.
이미 대부분의 LED기업들이 사용해 범용화 된 것으로 볼 수 있는 2인치웨이퍼 기술의 경우도 시장 수요물량을 가격경쟁력을 유지하면서 생산 가능한 정도의 수율을 확보한 것으로 파악될 뿐 업체별로 구체적인 수치는 공개되지 않고 있다.
당연히 6인치의 경우에는 더욱 심하다. 심지어 칩 제조기업들은 6인치 공정 전환을 추진하고 있는 사실조차 알리기 꺼려하고 있다.
유사 산업인 반도체의 경우, LED산업에 비해 기술적 개방도가 상대적으로 높은 편이다. 특정 기업의 웨이퍼당 수율이 어느 정도인지 대략적으로 파악이 가능해지면서 업체간 경쟁이 유발되고, 이는 좀 더 나은 기술 개발로 연결되기도 한다.
반면, 폐쇄적인 LED산업에서는 어떤 기업이 어떤 방식을 통해 어느 정도 수준의 수율을 보이고 있는지 알 수 없기 때문에, 각자 독자적인 방법으로 문제점을 해결해야 하고, 자사의 기술 수준이 어느 정도 위치에 와 있는지 파악하기도 힘들다.
이같은 폐쇄성은 LED 산업의 기술개발 속도를 늦추는 요인이 되고 있다는 게 업계의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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