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 03 | 29
4.8℃
코스피 2,745.82 9.29(-0.34%)
코스닥 910.05 1.2(-0.13%)
USD$ 1350.0 -1.0
EUR€ 1458.3 -4.5
JPY¥ 892.2 -0.5
CNY¥ 185.9 -0.3
BTC 100,824,000 1,332,000(1.34%)
ETH 5,078,000 14,000(0.28%)
XRP 892.2 7.7(0.87%)
BCH 824,400 44,600(5.72%)
EOS 1,554 18(1.17%)
  • 공유

  • 인쇄

  • 텍스트 축소
  • 확대
  • url
    복사

[화학 톡톡] 나로호 발목 잡은 ´고무링´의 위력

  • 송고 2012.11.03 06:00 | 수정 2012.11.05 09:45
  • 최밍키 기자 (mkchoi@ebn.co.kr)

´화학물질´ 하면 인체에 유해한 독극물부터 생각나지만 사실 우리 생활에서 떼려야 뗄 수 없는 기술이다. 속옷, 스타킹, 셔츠부터 제약, 타이어, 페인트, 단열재, 전선, 렌즈, 파이프, 자동차까지 석유화학산업은 핵심 소재 역할을 톡톡히 한다. 알고보면 생활 속에 깨알같이 녹아있는 화학 상식을 쉽게 풀어본다.

지난 10월 나로우주센터에 세워진 나로호. / 사진제공=한국항공우주연구원

지난 10월 나로우주센터에 세워진 나로호. / 사진제공=한국항공우주연구원

온국민의 기대를 모았던 나로호 3차 발사가 지난 10월 연기됐다. 엄지손가락만한 고무링(seal) 몇 개가 파손되면서 높이 33m, 무게 140t에 달하는 나로호의 발목을 잡은 것.

흔한 고무링이지만 우주탐험 과정에서 위력은 대단하다. 고무의 특성을 간과하는 바람에 우주 탐험 시도 중 소중한 목숨을 잃은 적도 있다.

1986년 1월 우주 왕복선 챌린저호의 폭발이 대표적이다. 미국항공우주국이 고무가 가진 내한성의 한계를 가늠하지 못해 발생한 사고였다.

당시 발사 시점의 기온은 섭씨 2.2도로 앞서 발사가 성공했던 때 최저기온 10.5도보다 8.3도 낮은 온도였다. 우주 왕복선의 로켓 모터에 장착된 패킹용 고무 오링은 그늘진 곳에 있었고 추운 겨울임을 감안하면 2.2도보다 낮은 온도였을 것으로 추정된다.

낮은 온도에서 오링은 유연성을 잃고 원래의 모양으로 복귀하지 못했을 것이고 압력 가스를 막는 봉인으로서 기능을 다하지 못했을 것이다. 그 결과 연소 가스가 새어나와 7명의 챌린저호 승무원이 목숨을 잃었다.

고무는 우리 생활에 너무나 흔한 존재지만 알고 보면 세상을 획기적으로 바꿔놓았다. 고무밴드, 신발 밑창(방수), 의류 고무줄은 기본이고 엔진 실린더의 이음매를 메우는 개스켓, 엔진 동력을 바퀴로 전달하는 팬벨트, 타이어, 오링, 유체가 새는 것을 막는 실(seal)까지…. 우주정거장, 우주복, 로켓, 우주왕복선에도 고무가 필수품인 세상이다.

천연고무가 발견된 것은 11세기 남아메리카 원주민들이 ´파라고무나무´에 생채기를 내서 나오는 하얀 액체, 즉 라텍스였다. 그러나 겨울에는 단단해지거나 갈라졌고 여름에는 질겨지거나 끈적거려 사용하기 어려웠다.

타이어 조각.

타이어 조각.

오늘날의 합성고무는 천연고무와 달리 대량 생산품이며 정확한 공정이 필요한 하이테크 생산품이다. 1830~1840년대 미국의 발명가이자 기업가인 찰스 굿이어가 고무와 황을 결합시켜 덥고 추운 날씨에도 변함없는 강도, 탄성, 안정성을 지닌 고무를 개발했다.

그는 고무로 지폐, 보석, 돛, 페인트, 자동차 스프링, 선박, 악기, 마루, 잠수복, 구명보트 등을 만드는 방안을 생각해냈고 훗날 그대로 실현됐다.

1953년에는 독일 카를 치글러와 이탈리아 줄리오 나타가 촉매를 사용해 고무를 인공적으로 합성할 수 있는 기술을 발견, 노벨 화학상을 공동 수상했다. 더 유연하고 더 강하고 더 내구성이 높고 더 단단하고 용매나 자외선의 영향을 덜 받고 충격이나 온도에 잘 견디는 고무 중합체들이 만들어져 현대인의 삶을 편리성으로 채우게 됐다.

(참고서적 : ´역사를 바꾼 17가지 화학 이야기/사이언스북스´, ´화학으로 이루어진 세상/에코리브르´)


©(주) EBN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

전체 댓글 0

로그인 후 댓글을 작성하실 수 있습니다.

시황

코스피

코스닥

환율

KOSPI 2,745.82 9.29(-0.34)

코인시세

비트코인

이더리움

리플

비트코인캐시

이오스

시세제공

업비트

03.29 05:44

100,824,000

▲ 1,332,000 (1.34%)

빗썸

03.29 05:44

100,720,000

▲ 1,447,000 (1.46%)

코빗

03.29 05:44

100,631,000

▲ 1,264,000 (1.27%)

등락률 : 24시간 기준 (단위: 원)

서울미디어홀딩스

패밀리미디어 실시간 뉴스

EBN 미래를 보는 경제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