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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위기 한국, EU 재정위기 극복한 아일랜드·독일 배워야

그리스發 유로존 재정위기 10년 후 위기 극복 국가 사례 점검
법인세·최저임금↑·노동시장 경직화 경제정책 방향 점검 필요

손병문 기자 (moon@ebn.co.kr)

등록 : 2019-09-09 06:00

한-일 무역갈등 심화, 실업자 최고 수준, 9개월 연속 수출 마이너스 등 경제상황이 악화되고 있다. 소비자물가도 지난 8월 사상 첫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디플레이션 우려마저 제기되는 상황이다.

한국의 경제정책이 유럽의 재정위기 극복 국가들과 반대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는 지적이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그리스 국가부채 위기로 시작된 유로존 재정위기 10년을 맞아 외자유치 기반으로 25% 경제성장률 달성하고 재정위기를 극복한 아일랜드와 통일 후 최저 실업률을 기록한 독일의 사례를 통해 한국 경제정책 방향 점검 필요성을 9일 제기했다.

◇아일랜드, 낮은 법인세와 노동비용으로 해외투자 유치

아일랜드는 심각한 재정위기를 겪은 피그스(PIIGS) 국가 중 적극적인 외자유치를 통해 가장 먼저 재정위기를 넘어섰다. 낮은 법인세와 노동비용을 통해 해외직접투자를 경제성장 동력으로 삼았다.

피그스(PIIGS)는 유로존 재정위기시 심각한 재정적자를 겪은 포르투갈·이탈리아·아일랜드·그리스·스페인 등 유럽 내 5개국을 통칭하는 용어다.

이중 아일랜드는 2015년 2158억 달러의 해외직접투자에 힘입어 25%의 경제성장률을 기록했다. 이는 같은기간 한국의 해외직접투자 유입액인 31억 달러의 70배 수준이다.

아일랜드의 법인세는 12.5%로 한국 법인세율의 절반 수준이다. 한국 법인세 최고세율은 2018년 인상돼 OECD 36개국 중 7번째로 높은 수준이다.

아일랜드의 낮은 노동비용도 해외기업을 유인한 요소로 꼽힌다. 지난 5년간 아일랜드 평균 연소득의 평균 성장률은 1.6%에 불과하다. 단위노동비용은 2010년 대비 감소한 75% 수준으로 노동비용이 오히려 감소했다. 반면 한국은 같은기간 단위노동비용이 8% 증가했다.

지난해 해외투자기업은 아일랜드 내 2만개의 일자리를 창출해 총 23만명을 고용했다. 현재 세계 10대 제약사, 5대 소프트웨어 기업의 본사가 모두 아일랜드에 위치한다. 글로벌 IT기업인 아마존·링크드인·페이스북은 올해에 아일랜드 사무실을 확장할 계획이다.

◇독일, 비정규직 허용 등 탄력적 인력 운영으로 역대 최저실업률

독일 노동시장은 유럽 재정위기 이전부터 시행한 하르츠 개혁이 뒷받침돼 유럽 재정위기 영향을 크게 받지 않고, 오히려 실업률이 감소했다.

독일의 노동시장 개혁인 하르츠(Hartz Reforms)는 2003년부터 2005년까지 4단계에 걸쳐 ▲구직자 교육 활성화 ▲실직자 재취업 장려 ▲임시직 최대 계약기간 조건 해지 ▲자영업 독려 보조금 지급 ▲미니잡·미디잡 허용범위 확대 ▲연방고용사무소 개편 ▲실업급여 수급 요건 강화 ▲알선된 일자리 거부시 실업급여 삭감 등을 추진했다.
▲ 독일의 고용률 추이

독일은 1990년 통독 후 역대 최저 실업률인 3.4%(2018년)를 기록했다. 반면 한국은 매년 실업자 수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독일은 2003에서 2005년까지 2년에 걸쳐 하르츠 개혁을 시행, 미니잡 등 다양한 형태의 일자리를 허용해 기업이 경제상황에 맞게 고용할 수 있다. 마이너스 경제성장을 기록한 와중에도 실업률은 하락했다. 노동시장의 유연성을 성공적으로 확보했다는 평가다.

유로존은 재정위기 이후 실업률이 11.9%(2013년)까지 오른 반면 같은 해 독일의 실업률은 5.2%로 절반 수준을 보였다.

독일의 실업률은 3.4%(2018년)로 유로존 내 최저 수준이다. 불과 10년 전 독일의 실업률 이 11.2% 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놀라운 성과다. 2018년 기준 한국의 실업률은 3.8%로 독일과 비슷하나 고용률에 있어 한국 66.6%, 독일 75.9%로 약 10%p 차이가 난다.

엄치성 전경련 국제협력실장은 "최근 몇 년간 우리나라는 법인세 인상, 노동시장의 경직화, 2년 연속 최저임금 두 자리 수 인상으로 인한 노동비용 증가 추이는 유로존 위기를 극복한 국가들과 반대 방향의 움직임"이라며 "경영환경이 악화돼 올해 한국의 경제성장률이 1.9%대로 전망되는 가운데 경제정책 방향성에 대해 진지한 점검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