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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업·구조조정 반발…한국지엠·르노삼성, 또 노조에 발목

한국지엠 손익분기 목표에 노조 돈 더 달라 ‘파업’…물량 이전 부메랑 우려
르노삼성 생산절벽에 희망퇴직…노조 강력 반발 오히려 생산절벽 가중될 수도

박용환 기자 (yhpark@ebn.co.kr)

등록 : 2019-09-09 15:32

▲ 한국지엠 부평공장ⓒEBN 자료사진

경영 정상화를 위해 갈 길이 바쁜 한국지엠과 르노삼성자동차가 노조에 또다시 발목을 잡히면서 경영 위기 상황이 재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8000억원 이상의 적자를 낸 한국지엠은 최근 신차를 출시하고 손익분기점 달성이라는 목표를 향해 매진하고 있는 가운데 노조가 전면 파업에 돌입했다. 이에 한국지엠은 제너럴모터스(GM)의 글로벌 구조조정 목록에 오를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르노삼성차는 생산절벽이 현실화되면서 희망퇴직에 들어간 가운데 노조가 강력 반발을 천명하면서 내년 XM3의 수출 물량 확보에 비상이 걸렸다.

9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지엠 노동조합이 추석 연휴를 앞두고 이날부터 11일까지 사흘간 파업에 들어간다. 대의원들이 부평공장 각 출입구를 봉쇄해 조합원들의 출입을 막는 식으로 이뤄진다.

지난달 23일부터 진행한 잔업과 특근 거부는 계속된다. 추석연휴기간인 12일과 14~15일에도 집행부 간부들이 조합원들의 불참을 독려한다는 방침이다.

한국지엠 노조는 이날까지 사측이 임금단체협상 제시안을 내놓지 않으면 전면파업에 들어간다는 방침을 밝힌 바 있다. 사측은 임금동결 및 성과급·일시급 지급 불가, 부평 2공장 신차투입 없이 2022년 이후 폐쇄, 13개 별도 요구안(복지 복원 등) 수용 불가 등의 방침에 변화가 없는 상황이다.

한국지엠이 올해 손익분기점 달성을 목표로 삼고 비용 감축에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는 상황에서 노조의 무리한 요구를 들어줄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노조의 파업은 한국지엠의 미래를 더 꼬이게 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앞서 줄리언 블리셋 GM 해외사업부문 사장은 지난달 21~22일 방한해 한국지엠 임직원들에게 “GM 본사 경영진은 한국지엠 노조의 파업에 매우 실망스러워하고 있으며 향후 상황에 예의주시하고 있다”면서 “파업은 한국지엠만 손해를 보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카허 카젬 한국지엠 사장은 "자금지원을 위해 산업은행과 약속한 신차 2종 배정을 철회하겠다는 의미는 아니다"라고 블리셋 사장의 발언 진화에 나섰다. 그렇다해도 현재 생산중인 트랙스와 스파크 등의 물량 배정을 줄일 수 있다는 의미로 일각에서는 해석하고 있다.
▲ 르노삼성 부산공장ⓒ르노삼성차

한국지엠이 오랜만에 미국 정통 픽업 트럭인 콜로라도와 대형 SUV 트래버스 등 두 신차를 출시하면서 침체돼 있던 마케팅과 전국영업 조직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는 상황에서 노조의 파업은 이러한 움직임에 찬물을 끼얹는 행동으로 내부에서도 비판적이다.

한국지엠 관계자는 “오랜만에 신차가 출시돼 침체돼 있던 조직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는데 노조의 파업은 다시금 소비자들의 인식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지 않을까 걱정된다”고 말했다.

르노삼성은 생산절벽이 현실화하고 있는 와중에 생존을 위한 방편으로 희망퇴직 방법을 꺼내들었다. 직원 감축에 나선 것은 지난 2012년 이후 7년만이다.

르노삼성은 10월부터 부산공장의 시간당 생산량을 60대에서 45대로 25% 감축할 계획으로 노조 간부를 대상으로 생산직 인력 400여명 감원 내용을 전달한 바 있다.

노조는 강력 반발하고 있다. 노조 관계자는 “구조조정을 철회하지 않는다면 모든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강력 저항할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8월까지 내수 판매가 5만2585대로 전년동기 대비 5.5% 감소했다. 수출은 6만2120대로 40% 급감했다. 수출은 닛산 로그의 위탁생산 물량이 올해 8월까지 4만7079대로 전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38%나 급감하고 QM6도 37.8% 빠졌기 때문이다.

8월까지 내수, 수출 총 약 11만대 판매에 그쳐 전년동기보다 27%나 줄었다.

그러나 앞으로가 더 문제다. 내년에는 로그 위탁물량은 계약 만료로 빠져나간다. 이를 대체해야할 신차인 XM3는 여전히 수출선 확보가 불투명한 상황이다.

올해 상반기 노조의 파업으로 본사의 XM3 수출물량 배정 결정이 미뤄진 가운데 지금까지 묵묵부답이다. 유럽내 스페인과 터키 등이 르노그룹에 XM3 수출물량 배정에 목을 매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는 것도 변수다.

여기에다 르노그룹은 유럽에서 XM3 출시 시점을 내년이후로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도 들려오고 있어 르노삼성에는 우호적이지만은 않은 분위기로 흘러가고 있다. 올해 초 물량 확보를 논의하는 시점에서 내년 하반기 출시를 고려했던 것을 감안하면 현재로선 출시 시점이 미뤄진 것으로 추측하는 분위기다.

노조의 사측의 희망퇴직 신청에 대한 강경한 대응 방침도 XM3의 수출물량 확보를 놓고 르노본사에 부정적인 신호를 줄 가능성도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르노삼성 관계자는 “(희망퇴직 신청 관련)다음주 후반부터 노조와 실무협상을 진행하게 된다”라며 “XM3의 유럽 출시 시점은 유럽 시장의 상황 등의 여러 여건을 고려해 결정될 것으로 보여 내년이 될 수도 있고 내년 이후가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한국지엠의 구조조정이 한국자동차산업의 최대 이슈였다면 올해는 르노삼성의 생산절벽이 차산업에 이슈로 작용하고 있다”라며 “노조는 파업이 오히려 글로벌기업의 경영판단에 부정적인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점을 인식해야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