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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가 폭등] 조선 '기대' vs 해운 '우려'

석유시설 가동 중단 및 긴장 고조로 추가 상승 우려
조선업계 유조선 발주 기대 반면 해운업계는 연료비 걱정

이돈주 기자 (likethat99@ebn.co.kr)

등록 : 2019-09-17 09:44

▲ 현대상선이 보유한 30만톤급 초대형 유조선 유니버셜 리더호가 바다를 항해하고 있다.ⓒ현대상선
사우디아라비아 국영석유회사 아람코의 석유시설 두 곳이 공격받아 가동이 잠정 중단돼 유가가 급등하며 조선업계와 해운업계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조선업계는 유조선 시황이 좋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유가 상승은 유조선 수주 확대를 노려볼 수 있다. 반면 평소 선대 운영에 있어 연료비 부담이 큰 해운업계는 연료비 추가 상승에 대한 우려가 깊다.

17일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지난 16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의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일 대비 배럴당 8.05달러 크게 오른 62.90달러로 집계됐다. WTI는 장중 15.5%까지 오르며 지난 2008년 12월 이후 11년 만에 최대 상승폭을 기록하기도 했다.

유럽거래소의 브렌트유 가격은 전일 대비 배럴당 8.80달러 급등한 69.02달러로 마감했다. 중동 두바이유는 전일 대비 배럴당 5.52달러 뛴 63.88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유가 급등의 주요 원인은 아람코가 보유한 사우디 동부 아브카이크 석유단지와 쿠라이스 유전 등 두 곳이 무인기(드론)의 공격을 받아 대형 화재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아브카이크 단지는 사우디 각지 유전에서 모은 원유를 수출하기 전에 탈황 작업을 하는 곳으로 아람코의 세계최대 석유단지다. 쿠라이스 유전은 사우디에서 두 번째로 큰 유전이다.

사우디는 향후 피해가 복구될 때까지 두 곳의 운영을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가동 중단으로 사우디 일일 평균 원유생산량인 980만 배럴의 절반인 570만 배럴이 생산 차질을 겪을 전망이다. 이는 세계 석유공급량의 5.7%에 해당하는 양이다.

갑작스럽 유가 상승에 조선업계와 해운업계의 반응도 엇갈리고 있다.

올해 유조선 시장은 꾸준한 발주 확대로 시황회복 조짐을 보이고 있다. 지난 2018년 70만CGT(26척)이던 발주량은 올해 들어 134만CGT(49척)으로 192% 가량 올랐다.

여기에 유가 상승이 더해질 경우 유류 운반 시장은 더욱 활성화될 수 있어 추가적인 유조선 발주가 이뤄질 수 있다.

반면 평소 유류비 부담을 겪던 해운업계의 수익성은 더 악화될 가능성이 있다. 국내 대표 원양선사인 현대상선의 경우 지난해 영업이익 부진의 주된 원인으로 유류비 상승을 꼽았다.

올해도 연료유 소모단가 상승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특히 내년부터 국제해사기구(IMO)의 환경규제가 시행되며 저유황유 수요 증가로 유류비 부담이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유가 상승은 그 부담을 더 가중할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유가 상승의 경우 급작스런 사태로 일어난 단기적인 상승이기 때문에 관련업계에 당장 영향을 미치긴 어렵다"면서도 "이번 사태가 미국과 이란의 갈등으로 비화될 가능성을 보이고 있어 유가 상승 추세가 장기화될 수도 있어 예의주시하는 중"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