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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가 폭등] 화학업계 일단 관망세 보이는 속내는?

사우디 최대 정유단지 폭격…국제유가 8달러 폭등
국내 화학사, 원재료 수입처 다변화로 피해 최소화

정민주 기자 (minju0241@ebn.co.kr)

등록 : 2019-09-17 10:39

▲ LG화학 NCC 공장[사진제공=LG화학]

14일(현지시간) 사우디 정유 설비 화재 발생으로 국제유가가 폭등한 가운데, 국내 화학사들은 원가 상승 압력을 받을 것이라는 일각의 지적을 일제히 일축하고 나섰다.

17일 정유 및 화학업계에 따르면 16일(현지시간) 브렌트유는 장이 열리자마자 전 거래일 보다 19% 넘게 치솟았다. 10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15% 오르며 거래를 시작했다.

WTI와 브렌트유는 전 거래일 대비 8달러나 크게 오르며 최종 거래를 마쳤다. 이날 WTI는 전 거래일 보다 8.05달러 상승한 62.90달러, 브렌트유는 8.80달러 급등한 69.02달러로 집계됐다.

통상 국제유가가 상승하면 화학업계에는 부담이다. 국내 화학사들은 원유를 분리해 추출한 석유제품 나프타를 분해해 제품을 생산하기 때문이다. 국제유가가 배럴당 50달러 안팎에서 60달러로 껑충 뛰었던 2017년에도 화학사들은 원가 부담으로 인한 타격을 피해가지 못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분위기가 180도 바꼈다. 사우디 정유 시설 화재로 국제유가가 급등해도 국내 화학사에 미칠 영향은 거의 없다고 입을 모은 것이다. 화학업계 관계자는 "화학사가 원유를 기반으로 사업하는 만큼 미치는 영향이 있을 수 있겠지만 거의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고 말했다.

이같은 자신감은 LG화학, 롯데케미칼 등 국내 주요 화학사들이 사우디에서 원재료를 수입하는 비중을 낮춘 데에서 기인한다. 업계에 따르면 LG화학은 아랍에미리트 등에서 주로 원재료를 수입하고, 롯데케미칼은 국내와 해외 비중을 5:5로 두면서 꾸준히 수입처 다변화를 해왔다.

화학사 주가가 오른 이유도 이 때문인 것으로 해석된다. 한 화학업계 관계자는 "과거에는 유가가 오르면 가격이 저렴한 셰일가스에서 에틸렌 등을 뽑아내는 미국 석유화학업계보다 원가 부담이 가중돼 주가가 하락세를 보였지만, 이번에는 원재료 수입처 다변화 때문에 피해갈 수 있었던 것"이라고 언급했다.

16일 LG화학은 장 초반 1.70% 하락한 31만8500원까지 빠졌다가 상승 전환해 32만4500원으로 마감했다. 롯데케미칼 2.46% 상승했다.

다만, 국제유가 상승의 장기화 가능성도 나오고 있어 추이를 지켜봐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미국이 비축유 방출을 결정하는 등 국제 사회가 수급 불균형 해소에 대응하고 나섰지만, 지정학적 갈등이 최고조에 달했다는 분석이 잇따르고 있어서다.

정부에서도 "원유 도입의 경우 단기적으로 큰 차질이 없을 것으로 보이나 사태 장기화시 수급 차질 가능성이 있다"고 강조하는 등 전방위적 대응에 나섰다.

국제유가는 예맨 후티반군의 드론 공격으로 사우디 내 최대 정유 시설 두 곳이 화염에 휩싸이면서 폭등했다. 피해가 발생한 정유 시설은 아브카이크 단지와 쿠라이스 유전이다. 아브카이크는 원유 수출 전 탈황 작업이 진행되는 세계 최대의 석유단지다. 쿠라이스 유전은 사우디 내 두 번째로 큰 유전이다.

사우디는 피해가 복구될 때까지 아브카이크 단지와 쿠라이스 유전 운영을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른 생산 차질 규모는 하루평균 570만 배럴로 글로벌 원유 공급의 5%에 해당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