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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사 '길드 연대' 시작…노조 1년 '나비효과' 주목

스마일게이트, 노조 설립 1년 첫 집회
잇따른 연대 추가 노조설립 가능성↑

안신혜 기자 (doubletap@ebn.co.kr)

등록 : 2019-09-20 15:16

▲ 넥슨코리아 노조 '스타팅포인트'가 지난 3일 오후 경기도 성남시 판교 넥슨코리아 사옥 앞에서 고용안정을 촉구하는 집회를 열고 있다ⓒEBN

넥슨 노조 '스타팅포인트'와 스마일게이트 노조 'SG길드'가 본격적 연대를 보여주고 있다. 네이버, 카카오 등 IT업계와도 협력하고 있어 노조 불모지로 불리는 게임업계에 나비효과가 나타날지 주목된다.

2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 스마일게이트지회 SG길드는 경기도 성남 팡교 스마일게이트 본사 앞에서 노동조합 설립 1주년 기념 첫 집회를 가졌다. GS길드는 포괄임금제 폐지 등 지난 1년 간의 노조활동 성과를 보고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이날 같은 화섬식품노조 네이버지회 '공동성명'과 넥슨 노조가 연대하는 모습을 보였다. 지난 3일 넥슨 집회 당시에도 스마일게이트 노조와 네이버 노조가 함께 참석하면서 IT·게임업계가 연대한 바 있다.

IT업계의 네이버 노조와 게임업계의 넥슨·스마일게이트 노조는 설립 단계에서부터 서로에게 영향을 받은 것으로 알려져있다. 따라서 이들의 적극적인 연대가 게임업계 내 추가 노조 설립에도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이란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네이버지회 공동성명은 2017년 화섬식품노조 파리바게트지회에 영향을 받아 설립됐다. 지회장이 방송을 통해 파리바게트 노조 설립 과정을 접한 뒤, 파리바게뜨지회가 자문을 받은 '정의당 비상구(노동상담)'를 찾아가 자문을 받은 뒤 네이버 노동조합을 설립한 것.

이어 넥슨과 스마일게이트는 자연스럽게 IT업계 네이버 노조를 통해 각각 지난해 9월 3일과 5일 노조를 설립했다. IT·게임업계가 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에 속한 것도 이 때문이다.

지난 3일 배수찬 넥슨노조 지회장은 "파리바게트 노조원도 참석했다"며 "이들의 용기가 있었기에 네이버 공동성명도 넥슨 스타팅포인트도 설립될 수 있었다"고 강조한 바 있다. 이어 "연대하면 무엇이든 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국내 게임사들의 노조 설립은 넥슨과 스마일게이트 노조 설립 이후 이뤄지지 않고 있는 상태다. 몇몇 게임사 단체가 화섬식품산업노조 산하 지회에 상담을 해오고 있는 정도다.

IT 노조의 한 관계자는 "사측이 노조를 적극적으로 지지하는 분위기가 아니기 때문에 노조 설립에는 큰 용기와 결단이 필요하다"며 "아직까지는 이러한 용기를 낼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파리바게트와 네이버, 넥슨, 스마일게이트지회는 서로 다리를 놓아주며 설립을 도운 만큼, IT·게임업계 노조가 지속해서 연대한다면 추가 노조설립도 가능할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특히 SG길드는 스타팅포인트가 지난 3일 개최한 첫 집회에서 성토한 것과 같이 고용불안 문제를 제기했다.

SG길드와 스타팅포인트가 공통적으로 지적하는 고용불안 문제는 프로젝트 무산으로 인한 대기발령과 이로 인해 직원들이 자발적으로 퇴사하게 만드는 업계 관행이다.

SG길드는 지난해 4월부터 지금까지 6개 프로젝트가 중단, 약 150명이 전화배치 대상자가 됐다고 지적했다. 문제는 사측이 프로젝트 드랍 이후 전환배치 인력을 신설 지원 부서 '리소스 지원팀'으로 발령하는 데서 발생했다. 리소스지원팀은 외주작업 등 단기 업무를 맡고 있다.

노조는 "개발진들은 직무와 무관한 리소스지원팀 발령을 선택하지 않으면 사실상 권고사직과 다름없는 상황에 몰린다"고 주장했다.

넥슨 스타팅포인트 역시 지난 3일 경기도 성남시 넥슨코리아 사옥 앞에서 집회를 열고 최근 잇따라 프로젝트들이 중단된 이후 높아지는 고용불안을 해소해달라고 사측에 촉구한 바 있다.

당시 넥슨 노조는 "무산된 프로젝트의 개발진들은 이력서와 자기소개서를 들고 새로 면접을 본 뒤 재배치 여부를 기다려야 한다"며 "정규직임에도 불구하고 다시 입사과정을 거치는 것이나 다름없다"고 설명했다.

최미숙 노무사는 "회사 전체가 폐업하는 것이 아닌 개별 프로젝트 무산으로 인해 직원들이 대기발령 상황에 처하는 것은 당연하지 않다"며 "본인이 결국 퇴사를 선택해 나간다면 노동법에 위반되는 것은 아니지만, 본인이 이를 선택하도록 하는 분위기가 형성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와 관련해 사측과의 교섭 등을 진행하면서 근로자 행동권을 보호하는 노조의 역할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