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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탄핵-금융上] 미중 무역전쟁 장기화로 불똥 튀나

美 탄핵정국 장기화 가능성…국면 전환 위해 무역전 강경태도 강화 우려
韓 수출 10개월 연속 마이너스 확실시…경기둔화 금융안정 리스크 증대

강승혁 기자 (kang0623@ebn.co.kr)

등록 : 2019-09-29 10:00

▲ 미 탄핵정국은 과거 사례에 비춰 장기화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픽사베이

이른바 '우크라이나 스캔들'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 대한 미 의회의 탄핵 조사를 지지하는 여론이 힘을 얻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민주당 대선 유력 후보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에 타격을 입히기 위해 올 7월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통화에서 바이든 부자 비리 의혹 조사를 압박했다는 것이 의혹의 요체다.

미국 하원은 트럼프 대통령 탄핵 조사를 개시했다. 공화당이 상원을 장악해 탄핵이 이뤄지지 않더라도 내년 말까지 이어질 대선정국에 미칠 파장은 미지수다. 트럼프 대통령이 국면 전환을 위해 미·중 무역분쟁 강경 대응 기조를 강화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는 우리나라 금융시장의 변동성과 불확실성을 증대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미 탄핵정국은 과거 사례에 비춰 장기화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김성택 국제금융센터 연구원은 "민주당은 녹취록 내용의 폭발성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더라도 내부고발자 증언 추진 등을 통해 탄핵정국 모멘텀을 확대하고자 할 것"이라고 말했다.

워터게이트 사건 이후 닉슨 대통령이 사임하기까지 약 15개월이 소요됐다. 클린턴 대통령에 대한 탄핵절차도 르윈스키 스캔들 발생 이후 약 1년 이상 진행됐다.

김 연구원은 "트럼프 대통령이 지지율 확보 차원에서 탄핵에 대한 관심을 분산시키기 위해 미·중 무역분쟁 등에서 강경한 입장을 취할 우려도 상존한다"고 지적했다.

여러 여론조사에서 트럼프 대통령 지지율은 40%대를 보이고 있지만 낙관하기는 어렵다. LA타임스가 UC버클리와 공동으로 실시한 설문 결과를 보면 트럼프 지지 의사를 밝힌 유권자는 29%에 그쳤지만 반대 의사는 67%에 달했다.

민주당의 탄핵 조사 개시는 트럼프 대통령의 혐의가 명확하고 국민들이 쉽게 받아들일 수 있다는 판단에 기인한다. 27일(현지시간) 정치전문매체 더힐이 여론조사기관 '해리스X'와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탄핵 절차를 지지한다는 응답은 47%로 나타났다. 지난 6월지지 응답 35%보다 12%포인트 올라간 것이다.

김형렬 교보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트럼프가 국내 정치 안정을 우선 과제로 삼아 미·중 무역분쟁, 북미 관계 문제 등이 장기화될 가능성, 탄핵이 실제로 이뤄지지 않더라도 트럼프 재선 실패-엘리자베스 워런 당선 시나리오로 흘러가 반기업적 정책이 펼쳐질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미·중 무역분쟁의 장기화는 반도체와 대(對) 중국 수출 감소 등 우리 수출여건을 악화시켰다. 이달 1~20일 수출은 285억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21.8% 감소했다. 이달까지 수출이 마이너스를 기록하면 10개월 연속 수출 마이너스 행진이 이어진다. 이는 소비·투자 위축, 물가 하락으로 이어지는 경기 둔화 악순환과 연계된다. 금융안정 리스크를 증대시킬 수 있다는 우려다.

우리나라는 중국에 대한 수출 의존도가 높다. 원화는 위안화와 연동된 약세를 보이고 있다. 국제결제은행에 따르면 지난달 주요 교역상대국 환율과 비교한 원화의 실질실효환율지수(2010년=100)는 105.05로 2016년 2월(104.82) 이후 최저치였다. 실질실효환율이란 교역상대국에 대한 각국 통화의 실질 가치를 나타내는 지표다.

삼성증권 관계자는 "트럼프 대통령이 지지층 결집을 위해 중국에 대한 공격을 강화할 가능성을 투자자들은 염려하고 있다"며 "실제 지난밤 유엔 총회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수일간의 발언과 달리 중국의 불공정함을 수 차례 성토했다"고 설명했다.

안소은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탄핵 이슈 자체는 즉각적인 미국 실물경제 둔화를 야기할 가능성은 낮다"며 "그보다는 미·중 무역분쟁에 미칠 영향을 점검해 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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