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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보호上] 다시 불거진 금융감독 강화론

"강제수단은 녹취뿐" 재발 방지 위한 대책 마련해야
"규제 늘리면 이자수익 의존할 것" 근본적 변화 필요

신주식 기자 (winean@ebn.co.kr)

등록 : 2019-10-06 10:00

▲ ⓒEBN

DLF사태에서 은행들이 소비자보호보다 수수료 챙기는데 급급했던 것으로 확인되면서 금융감독 강화 필요성이 다시 불거지고 있다.

금감원은 녹취 확인 외에 은행권을 감독할 수단이 없다는 점에서 감독권한 강화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나 혁신성장과 비이자수익 확대를 위해서는 규제개선이 더 필요하다는 반발도 만만치 않아 소비자보호를 위한 근본적인 방안 마련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지난 1일 금융감독원은 '주요 해외금리 연계 DLF 관련 중간 검사결과'를 발표하고 은행들의 판매서류를 전수조사한 결과 약 20%의 불완전판매 의심사례를 발견했다고 밝혔다.

불완전판매 사례로는 "설명을 듣고 이해하였음'을 대필기재하거나 기재가 누락된 '설명의무 위반', 다수의 투자자성향 관련 판매서류가 사후 보완된 '투자자성향 파악의무 위반', 같은 영업점에 근무하는 무자격 직원이 유자격 직원을 대신해 판매한 것으로 의심되는 '무자격자 판매', 고령투자자 상품가입 조력자 필요여부 등을 확인토록 한 내규 등을 위반한 '고령투자자 보호 절차 위반' 등이 지적됐다.

금감원 관계자는 "서류조사만으로 20% 내외의 불완전판매 정황이 확인된 만큼 향후 추가조사를 거쳐 이 비율은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며 "은행 본점 차원에서 영업점 및 PB들에게 손실사례가 없었다는 점을 판매전략으로 이용토록 하고 손실확률이 극히 적다는 점을 강조해 판매한 사례를 우수 판매전략으로 타 영업점에 전파했다"고 설명했다.

금감원은 합동검사를 통해 확인된 위규사항 등에 대해 추후 제재절차를 진행하고 재발방지를 위해 엄정히 조치한다는 계획이나 당장의 수수료 수익을 위해 소비자보호를 외면한 은행들과 함께 DLF사태를 사전에 예방하지 못한 금감원도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입장이다.

은행 뿐 아니라 DLS 발행 주체인 증권사, 펀드를 운용한 자산운용사까지 면밀히 조사하겠다는 금감원의 방침도 근본적인 대책 마련을 통해 이와 같은 사태의 재발을 막겠다는 의지에 따른 것이다.

사태가 터지고 난 후에 조사에 나설 것이 아니라 사전에 예방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금감원은 녹취여부를 확인하는 것 외에 대부분의 소비자보호 방안이 강제할 수 없는 가이드라인 수준에 그치고 있는 현실에서 금융감독수단을 강화하지 않는 이상 제2·제3의 DLF사태는 다시 또 발생할 가능성을 경고하고 있다.

한 금감원 관계자는 "축구에서 실점을 하면 골키퍼에게 비난이 쏟아지는데 비난만 할 것이 아니라 골키퍼장갑 등 장비를 갖출 수 있도록 하는 것도 중요하다"며 "규제개선 요구는 많아지는데 금융감독을 할 수 있는 수단은 점점 줄어든다면 소비자보호도 그만큼 힘들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금융감독 강화에 반대하는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4차 산업혁명을 맞아 핀테크 육성 등을 위해 규제개선 논의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는 상황에서 규제를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받아들여지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또한 비이자수익 확대에 적극 나서야 하는 은행들을 상대로 규제강화 필요성을 강조할 경우 이에 따른 역풍도 거세질 수밖에 없다.

올해 국정감사에서 DLF사태를 유심히 살펴보고 있다는 한 의원실 관계자는 "규제강화를 추진할 경우 은행들은 이자수익을 늘리는 방향으로 사업전략을 수정하게 될 것"이라며 "내년부터 예대율 규제가 가계대출을 줄이는 방향으로 바뀌는 상황에서 은행들은 어떻게든 비이자수익을 늘려나가야만 한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성과중심의 기업행태가 변하지 않는 이상 현재의 DLF사태가 잊혀지게 되면 또다시 이와 유사한 행태는 고개를 들 것이라며 기업문화의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

금융업계에서 평생을 근무한 경영진이 손실리스크에도 불구하고 파생금융상품 판매를 적극 독려하는 이유는 실적을 내야 한다는 부담 때문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직원이 문제를 제기해도 경영진이 강행한다면 이를 따르거나 사표를 내야 하는데 다른 회사로 옮기더라도 이와 같은 현실이 달라지진 않는다"라며 "자신의 임기 중에만 사고가 터지지 않으면 된다는 임원들의 이기주의가 DLF사태를 이끌었다고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지금은 DLF사태가 불거졌지만 손실이 발생하지 않았거나 오히려 수익을 내는데 성공한 다른 파생금융상품들이 불완전판매가 아니라고 볼 수는 없다"며 "이전에도 발생했고 앞으로도 발생할 것이라는 전제로 불완전판매를 근절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