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삐걱이는 리브라에 암호화폐 업계 '촉각'

협회 회원사 규모 축소부터 미 연준 자체 암호화폐 고려까지…우려↑
전문가들 "국내 업계, 암호화폐 시장 향방 면밀히 체크해야" 조언도

이남석 기자 (leens0319@ebn.co.kr)

등록 : 2019-10-17 16:14

▲ ⓒ픽사베이

페이스북 암호화폐 '리브라' 프로젝트를 이끄는 리브라 협회가 우여곡절 끝에 출범했지만 앞길이 순탄치 않다. 당초 예상보다 리브라 협회 회원사 규모는 축소됐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리브라 경계 차원에서 자체 암호화폐 발행을 고려한다는 소식도 나왔다.

17일 암호화폐 업계에 따르면 리브라 협회는 우버와 보다폰, 코인베이서, 칼리브라 등 21개 회원사를 주축으로 지난 14일(현지시간) 스위스 제네바에서 공식 출범했다. 다만 페이팔과 이베이, 비자카드, 마스터카드, 스프라이트, 메르카도 파고, 부킹 홀딩스 등 지불·결제 7개사는 미국 정부 규제에 합류가 불발됐다.

리브라 측은 회원사의 대거 탈퇴를 두고 단지 개선 과정일 뿐 좌절은 아니라고 밝혔지만 시장의 시각은 다르다.

여기에 지난 15일(현지시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리브라를 경계하기 위해 자체 암호화폐 발행을 타진한다는 소식이 나오면서 내년 하반기 출시도 장담할 수 없게 됐다.

미 연준은 그동안 암호화폐에 대한 부정적 입장을 고수해왔다. 하지만 페이스북 리브라 출시와 중국 인민은행의 자체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 발행 계획에 사고가 변했다.

전 세계 27억명에 달하는 유저를 거느린 페이스북이 리브라를 발행할 경우 '달러 패권'이 '암호화폐 시장'으로 넘어갈 수 있다는 우려가 가장 크다. 중국 인민은행이 다음 달 광군제에 맞추어 17조원 규모의 CBDC를 선보이겠다는 계획도 신경 쓰인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미국 내에서는 연준이 암호화폐와 관련해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경고가 곳곳에서 나온다.

프렌치 힐(공화·아칸소) 하원의원은 "디지털 세계가 어떻게 진화할지 아무도 정확히 모르지만 연준으로서는 준비작업과 분석을 하는 게 중요하다"며 제롬 파월 연준 의장에게 직접적인 대책을 강구하기도 했다.

패트릭 하커 필라델피아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최근 "암호화폐의 도래는 불가피한 일"이라며 "암호화폐에 우리가 직접 손을 대기 시작하는 게 낫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연준이 자체 암호화폐를 발행할 경우 리브라에게 이보다 더한 악재는 없을 것으로 판단한다.

장중혁 디쿤 크립토이코노미스트는 "연준 입장에서는 독자적인 암호화폐를 발행하거나 리브라 설계를 변경하도록 해 달러의 지위를 강화시켜야 한다"며 "만약 독자적인 암호화폐 발행의 길을 선택할 경우 리브라는 당장 연준과 직접적인 경쟁을 하게 되니 결국 시장에서 아웃될 것"이라고 말했다.

조민양 동서울대학교 컴퓨터소프트웨어과 교수는 "미 연준의 자체 암호화폐가 발행된다면 당연히 리브라에게는 악재일 수밖에 없다"며 "리브라를 중심으로 미 연준의 암호화폐를 견제하는 세력이 만들어질 가능성은 있지만 파급력 수준에서 결국 차이를 드러낼 것"이라고 전망했다.

업계에서는 글로벌 암호화폐 시장 환경이 시시각각 바뀌는 만큼 향후 흐름을 면밀히 살필 필요가 있다는 전문가들의 조언이 나온다.

박수용 서강대 지능형 블록체인연구센터장은 "현재 리브라던지 중국의 CBDC라던지 아직까지는 실제로 나오지 않았다"며 "리브라와 CBDC 발행은 모두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보이지만 시간이 흐르면 이 둘의 존립 가능성은 지극히 낮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일각에서는 미 연준이 자체 암호화폐를 발행할 경우 한국은행도 원화 기반의 자체 암호화폐를 발행할거란 의견도 나온다.

김형중 고려대 암호화폐연구센터장은 "우리 정부는 중국의 CBDC 발행에는 큰 동기부여가 없을 테지만 미국이 자체 암호화폐를 발행한다면 뒤따를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장중혁 크립토이코노미스트는 "미 연준이 암호화폐를 발행하면 한국은행도 원화 기반의 암호화폐를 발행할 가능성이 높다"며 "다만 해당 암호화폐는 영향력이 적을 만큼 한국은행이 제1금융권, 민간업계와 함께 시너지를 내고자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 경우 암호화폐 업계는 향후 한국은행과 어떠한 파트너십을 가져갈 것인지가 가장 큰 고민이 될 것"이라며 "향후 시장 상황을 파악해가면서 장기적인 전략을 수립해 놓아야만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