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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뱅킹, 과당경쟁에 잊혀진 '서비스 안정'

계좌표시·이체오류 등 서비스 개선점 드러났는데…보완보다 앞선 경쟁
"핀테크업체 투입 전에 최대한 확보하자"…내달, 경쟁 더 격화될 수도

이윤형 기자 (y_bro_@ebn.co.kr)

등록 : 2019-11-08 15:01

▲ 하나의 은행 앱에서 모든 은행의 금융거래가 가능한 오픈뱅킹(Open Banking) 서비스가 시행 초기 혼선을 빚고 있지만, 은행들이 서비스 안정화보다 고객 확보에 치중하는 모양새다.ⓒ연합

하나의 은행 앱에서 모든 은행의 금융거래가 가능한 오픈뱅킹(Open Banking) 서비스가 시행 초기 혼선을 빚고 있지만, 은행들이 서비스 안정화보다 고객 확보에 치중하는 모양새다.

8일 금융권에 따르면 오픈뱅킹 서비스가 일주일 만에 가입자 100만명을 넘어선 가운데 사용자가 늘어남에 따라 실제 사용자 반응을 통해 개선점도 하나 둘 제기되고 있다.

앞서 오픈뱅킹 서비스가 시작된 지난 10월30일부터 11월5일까지 일주일 간 102만명이 오픈뱅킹에 183만 계좌를 등록했다. 1인당 1.8개 계좌를 등록한 셈이다. 같은 기간 이용자들은 오픈뱅킹 서비스 총 1215만건, 일평균 174만건을 이용했다. 구체적으로 잔액 조회 894만건, 기타 API 이용 299만건, 출금 이체 22만건 등이다.

사용자가 늘어나면서 개선사항도 드러나고 있다. 상당수 은행이 사전에 약속했던 정보를 제공하지 않았고, 일부은행에서는 거래 이체 오류 현상도 나타났기 때문이다.

실제 금융결제원에 따르면 5대 시중은행(신한·KB국민·KEB하나·우리·NH농협)의 오픈뱅킹 서비스 중 특정 은행을 제외한 나머지 4개 은행의 예·적금 정보가 조회되지 않고 있다.

오픈뱅킹은 은행이 보유한 결제 기능과 고객 데이터를 제3자에게 공개하는 제도로 은행권은 서비스 시행에 앞서 입출금 계좌뿐만 아니라 예·적금 계좌와 펀드 계좌 정보도 공유하기로 합의했다. 하지만 예·적금 정보는 대다수 은행에서 오류 메시지로 나타나고 있다.

오픈뱅킹에서 이체를 출금과 입금 거래로 구분한 오픈응용프로그램인터페이스(API) 방식을 사용하면서 일부 은행에서는 이체 시 오류도 있었다.

기존 방식에서는 출금계좌에서 입금계좌로 돈을 '출금·송금·입금'하는 과정을 하나로 처리해 입금계좌가 '사고 계좌'로 입금이 불가한 상황이면 입금이 취소되고, 송금액이 원래 출금계좌로 자동 환급된다.

하지만 API 방식에서는 출금과 입금이 별도 과정이어서 입금에서 문제가 발생하면 자동으로 원래 은행으로 돈이 돌아가지 않고, 출금 거래를 새롭게 지정해주는 과정을 거쳐야 해서 문제가 발생한 것이다.

이밖에 다른 은행의 계좌를 등록할 때 자동조회가 이뤄지지 않아 계좌번호를 직접 입력해야 하는 사례도 흔하게 발생했다.

오픈뱅킹 서비스에 개선점이 제기되고 있지만, 은행권은 서비스 안정화보다 고객 확보를 위한 과당경쟁을 벌이고 있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실제 시중은행들은 오픈뱅킹 시작과 동시에 사전 등록 마케팅을 벌이는가 하면 당행 어플리케이션으로 타행 계좌를 등록할 경우 현금·경품을 제공하거나 적금 금리 혜택을 주는 등 각종 이벤트를 벌이고 있는 중이다.

또 일부 은행들은 오픈뱅킹을 신청할 때 고객이 기입하는 항목 중 추천인을 써넣는 항목을 만들기도 했다. 직원별 오픈뱅킹 가입 실적을 확인할 수단을 마련한 셈이다.

이와 관련 은행들은 "새로운 서비스 활성화를 위한 독려차원에서 직원들이 비교적 공을 들이고 있다"며 "성과평가(KPI)에 들어가는 항목도 아니다"라고 설명하고 있지만, 과당 경쟁 조짐이 보인다는 평가가 따르는 상황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다음 달 18일부터는 인터넷은행과 핀테크 업체도 오픈뱅킹 서비스에 참여하기 때문에 은행들이 시범 서비스 초기부터 선제적 고객 확보를 위해 경쟁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해석했다.

이어 "정식 서비스 출범전에 이용자들의 다양한 의견을 수렴·반영하고 편의·안정성을 강화하기 위해 노력해야하는 상황에 고객 쟁탈전을 벌이고 있는 것"이라며 "다음 달부터 핀테크기업까지 가세하면 이 같은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금융당국은 금융당국은 오픈뱅킹 시범실시 과정을 집중 모니터링하면서 차질 없는 전면시행을 위해 시스템 및 서비스를 지속적인 점검·보완에 나서겠다는 방침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시행 초기라 부족한 면이 있지만, 금융사고와 보안 이슈에 대해선 명확한 피해 보상체계를 구축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