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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탁판매 제한上] 금융위, 은행 압박 어디까지

금융당국, DLF사태 책임론 속 연 40조 규모 ELT 판매 금지 추진
"한 건의 손실도 없는 상품인데…"·금융위 최종안에 금융권 주목

신주식 기자 (winean@ebn.co.kr)

등록 : 2019-12-01 10:00

▲ 지난 11월 14일 은성수 금융위원장이 '고위험 금융상품 투자자보호 강화를 위한 종합 개선방안'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모습.ⓒ금융위원회

해외금리연계상품(DLF)사태의 재발을 막기 위해 개선안을 마련한 금융당국이 고위험 사모펀드 뿐 아니라 특정금전 신탁상품까지 은행권의 판매를 규제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은행권에서 속앓이를 하고 있다.

일부 은행의 불완전판매로 노후자금을 잃게 된 고객들마저 나온만큼 금융당국의 대비책 마련은 당연하다. 하지만 한 건의 손실도 내지 않은 상품들까지 판매규제를 당한다면 지나친 규제가 되기 때문이다.

아울러 고객들의 선택권을 제한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저금리 추세 장기화 속에서 일정 손실 위험에도 불구하고 은행이자 수준 이상의 수익이 나는 상품을 은행에서 찾으려는 고객들이 있어서다. 금융당국이 당초 규제안의 조율을 고심 중이다.

1일 업계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지난달 14일 발표한 '고위험 금융상품 투자자보호 강화를 위한 종합 개선방안'에 대한 최종안을 이달 중 확정할 예정이다. 이에 앞서 금융위는 지난달 말까지 업계의 의견수렴을 통해 개선방안에 대한 조율을 진행해왔다.

개선방안에서 '고난도 금융투자상품' 개념을 도입한 금융위는 파생상품 내재 등으로 가치평가방법 등에 대한 투자자의 이해가 어렵고 최대 원금손실 가능성이 일정수준(20~30%) 이상인 구조화상품, 신용연계증권, 주식연계상품, 수익구조가 시장변수에 연계된 상품, 기타 파생형 상품(CDS) 등에 대한 은행권의 판매를 제한키로 했다.

김태현 금융위 사무처장은 "일반투자자들이 영업점을 방문해 설명을 들었을 경우 이해할 수 있다고 판단하기 어려운 상품을 고난도 금융투자상품으로 규정할 수 있을 것"이라며 "구체적인 기준은 일반소비자가 포함된 논의기구 등을 통해 확정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금융위의 강력한 규제안에 금융권에서는 또다른 불완전판매의 재발을 막기 위한 차원의 제도 개선에서 나아가 상품판매 자체를 금지하는 것은 지나치다는 반응이다. 특히 DLF사태와 무관한 은행들까지 사모펀드 뿐 아니라 신탁상품의 판매의 금지가 추진되면서 이에 대한 조율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이에 따라서 은행연합회는 기존 신탁상품의 손실리스크를 줄이고 소비자보호를 강화하는 내용이 담긴 업계의 대안을 금융당국에 전달했다.

은행권은 주가연계증권(ELS)와 관련된 주가연계신탁(ELT)를 판매해왔는데 ELT 판매규모는 약 40조원, 이에 따른 연간 수수료 수익은 1조원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DLF 판매규모가 4조원 정도인 점을 감안하면 DLF 불완전판매로 인해 이보다 10배나 큰 ELT 시장이 사라질 위기에 처한 것이다.

금융당국은 맡긴 자산에서 손실이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는 믿음으로 고객들이 은행을 찾는 만큼 원금손실 리스크가 높은 금융상품을 은행이 판매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은행이 아닌 증권사에서만 이와 같은 상품을 취급하게 한다면 증권사 지점이 없는 지방의 경우 투자자의 선택권이 제한돼 전반적인 시장이 축소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 업계의 지적이다.

은행권이 최근 4년간 2만건에 가까운 공모·지수형 ELT를 판매했음에도 고객의 안정적인 수익에 노력한 결과 손실이 발생한 사례는 단 한 건도 없었다는 점도 이번 금융당국의 개선방안이 지나친 결정이라는데 힘을 실어주고 있다.

지난달 말까지 업계의 의견수렴 과정을 거친 금융당국은 조만간 이를 반영한 최종적인 개선방안을 내놓을 예정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개선방안 발표 이후 2주간 업계 관계자들을 만나 의견을 수렴하고 이를 조율해 최종안을 확정할 계획"이라며 "현재로서는 언제 최종안을 확정할 것인지는 물론 이를 공개할 것인지, 업계에 공지만 할 것인지에 대해서도 결정된 내용이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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