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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준선 교수 "자본시장법 시행령 개정, 경영권 흔들 수도"

상법·자본법 시행령 개정 시 국내 일자리 해외 유출 우려도
한국상장회사협의회, 코스닥협회 등 경제단체 정책세미나

이남석 기자 (leens0319@ebn.co.kr)

등록 : 2019-12-03 16:27

▲ ⓒEBN

주요 경제단체들이 정부가 추진 중인 상법·자본시장법 시행령 개정을 두고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특히 한국상장회사협의회 등은 자본시장법 시행령 개정안이 상위법과 배치된다는 법 체계상 문제가 있다고 주장했다.

3일 한국경영자총협회, 한국경제연구원, 한국중견기업연합회, 한국상장회사협의회, 코스닥협회는 전경련 컨퍼런스 센터에서 '시행령 개정을 통한 기업경영 간섭, 이대로 좋은가' 정책세미나를 열고 상법·자본시장법 시행령 개정 부작용에 대해 우려했다.

이번 시행령 개정안은 '상장사 주식을 5% 이상 보유한 기관투자자의 보고 및 공시 의무'를 완화해 주는 것을 큰 틀로 한다. 이에 경제계는 국민연금 등 기관투자자의 기업 경영 간섭이 늘어날 수 있다고 판단한다.

이날 세미나 발제자로 참석한 최준선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명예교수는 "이번 자본시장법 시행령과 상법 시행령의 개정안들은 모두 헌법상 보장된 국민의 기본권과 경영권을 과도하게 침해하고 있다"며 "이러한 시행령들은 3권 분립의 헌법 정신에 어긋나고 국가 법체계를 뒤흔드는 발상"이라고 말했다.

최 교수는 자본시장법 시행령 개정안이 지니는 법 체계상 문제점에 대해서도 꼬집었다.

그는 "해당 시행령 개정안이 통과될 경우 우선 상위법인 자본 시장법의 위임범위를 위반해 하위법인 시행령이 오히려 경영권을 흔들수 있다"며 "특히 배당 정책에 사실상 영향력을 행사하는 점과 보편적 지배구조 개선 노력의 일환으로 회사 정관을 개정하는 점 등을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최 교수는 국민연금이 정부의 영향력을 벗어나 독립성을 갖춘 기구로 바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 교수는 "우리나라 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에는 공무원들이 너무 많이 포함돼 독립성을 찾아볼 수 없다"며 "반면 일본 공적연근(GPIF)는 에이지 히라노 전 메트리라이프 재팬 회장이 이끌고 있고, 캐나다 연금투자위원회(CPPIB)는 헤더 먼로블럼 전 맥길 대학교 총장이 이끌면서 독립성과 전문성을 갖추었다"고 말했다.

김동욱 한국경영자총협회 사회정책본부장은 "국민연금은 국민 노후생활 보장이라는 본연의 역할에 충실해 재무적 투자자로서 수익성을 높이는 데 주력해야 한다"며 "기업경영 개입을 줄이는 동시에 기금운용의 독립성과 전문성 강화를 추진하는 것이 급선무"라고 강조했다.

이번 시행령 개정을 진행할 경우 향후 국내 기업 고용이 대폭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도 나왔다.

유환익 한국경제연구원 혁신성장실장은 "정부의 불필요한 규제 남발로 기업들이 투자와 고용에 쓸 자금을 경영권 방어에 낭비하게 만들 수 있다"며 "시행령이 개정되면 제도적 환경이 기업가 정신을 훼손하고 투자 의지도 꺾어 국내 일자리를 해외로 빼앗길 수 있다"고 말했다.

유 혁신성장실장은 "우리나라 산업구조는 대부분 장치산업으로 장기적인 전망을 통한 대규모 투자를 필요로 한다"며 "이는 전문경영인보다 오너 체제에서 수월하게 일어 날 수 있는 구조"라고 말했다.

그는 "이번 시행령 개정안으로 국내 기업 오너들의 경영권이 위협받는다면 대규모 투자는 일어나기 힘들고 국내 경제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도 커질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이날 토론자들은 학계와 기업들의 여러 고충들을 종합해 정부 당국에 전달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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