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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정유·화학 침체 지속…전력시장 개방압력 ↑

내년 세계경제성장률 올해 수준
국제유가 공급과잉으로 하락 예상
중국 자급력 및 수출 확대, 국내산업 타격
9차전력수급계획 기업PPA 포함 여부 관심

윤병효 기자 (ybh4016@ebn.co.kr)

등록 : 2019-12-17 06:00

2020년 세계 경제는 선진국의 경기 둔화와 신흥국 경기 회복이 혼조를 보이며 올해보다 미약한 반등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세계통화기금(IMF)는 10월 전망에서 세계경제성장률이 올해 3%에서 내년 3.4%로 반등할 것으로 예측했다.
반면 OECD는 11월 전망에서 올해와 내년 모두 2.9%로 예측했고, 글로벌 인사이트 역시 올해와 내년 3%로 예측했다. 석유수출국기구(OPEC)도 7월 전망에서 올해와 내년 3.2%로 예측했다. 한국은행은 11월 보고서에서 국내 경제성장률이 올해 2%에서 내년에는 2.3%로, 2021년에는 2.4%로 성장을 예측했다.


▲ SK이노베이션 울산 정유설비.

정유와 석유화학은 세계경제 성장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다는 점에서 올해의 침체가 내년에도 크게 개선되진 않을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에너지시장은 정부의 친환경에너지 정책 강화 속에 가스 사용이 증가하고, 전력시장 개방 압력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국내 정유산업은 큰 침체에 빠졌다. 1~10월 누적 석유제품 수출액은 319.8억달러로, 전년 동기(364.5억달러) 대비 12.3% 감소했다. 국제유가 하락으로 평균 수출단가가 지난해 배럴당 82.4달러에서 올해 73달러로 감소하면서 매출 타격이 컸다.

내년에는 미국과 중국의 1단계 무역합의로 석유제품 수출이 다소 개선될 것으로 보이지만, 낮은 국제유가가 지속되고 수출 부진이 구조적 측면에서 이뤄지고 있다는 점에서 내년에도 실적 개선은 요원해 보인다.

석유수출국기구(OPEC)는 내년 세계 석유수요가 올해보다 하루당 114만배럴 증가한 1억101만배럴로 예측했다. 하지만 비OPEC에서만 공급이 올해보다 하루당 244만배럴 증가한 6687만배럴이 될 것으로 예측되면서 공급과잉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했다.

미국에너지정보청(EIA)는 내년 유가(WTI)가 배럴당 1분기 53.8달러, 2분기 52.2달러, 3분기 55.5달러, 4분기 58.5달러로 연평균 55달러를 보일 것으로 예측했다. 에너지경제연구원은 두바이유 기준 내년 상반기 기준유가가 59.6달러를 보일 것으로 예측했다.

국내 정유업계의 수출 1위 지역인 중국의 자급률 및 수출 확대는 국내 수출에 더욱 어려움을 가중시키고 있다. 중국석유공사(CNPC) 등에 따르면 2018년 기준 중국의 석유 수요는 하루 1230만~1290만배럴인데, 정제능력은 이보다 훨씬 많은 1680만배럴이며, 2025년까지 1880만배럴로 증가할 예정이다.

그나마 IMO 2020 규제는 정유업계에 다소나마 숨통을 틔워 줄 것으로 예상된다. IMO 2020은 국제해사기구(IMO)가 내년 1월1일부터 시행하는 선박연료유 황함량 감축 규제로, 선박연료유의 황함량을 기존 3.5%에서 0.5%로 대폭 낮추는 것이다. 이로 인해 대형선박들은 더이상 벙커C유를 사용하지 못하고, 경유에 가까운 품질의 저유황유를 사용해야 한다.

정유 4사는 저유황유 공급을 위한 준비를 모두 마친 상태로, 다른 나라의 준비 부족으로 당분간 저유황유 공급 부족 현상이 나타날 것으로 전망돼 시황 호조가 예상되고 있다.

▲ LG화학 여수 화학 설비.
석유화학산업도 미중 무역합의로 수요가 다소 개선되겠지만, 지독한 공급과잉으로 내년에도 침체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석유화학산업 생산지수 증가율은 올 1분기 -3.1%에서 3분기 -2%로 감소세가 지속됐다. 3분기 누적 석유화학제품 수출액은 323억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4.2% 감소했다. 특히 제1 수출시장인 중국 수출액이 14.2% 감소했다.

임지수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지난달 22일 열린 2020년 석유화학산업 전망세미나에서 "올해 시작된 (화학산업) 다운사이클은 불황이 장기화되는 양상으로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임 연구위원은 세계 경제 침체로 수요가 부진한 상황에서 미국과 중동의 신증설 물량이 쏟아지면서 공급과잉이 심화될 것으로 예측했다.

미국의 에탄크래커 신증설 물량은 2017년부터 올해까지 연간 1050만톤이며, 2021년부터 2024년까지 추가로 1020만톤이 더 늘어날 예정이다. 세계 최대 정유업체인 사우디 아람코는 2025년까지 총 1710억달러를 석유화학에 투자할 계획이며, 중국 정부는 에틸렌 자급률을 올해 54%(연산 2564만톤)에서 2024년까지 74%(연산 4830만톤)로 끌어 올릴 계획이다.

현대경제연구원은 '2020년 주요 산업별 경기 전망과 시사점' 보고서에서 "글로벌 공급과잉, 중국의 성장 둔화, 내수 부진 등의 요인으로 내년에도 석유화학산업의 침체 국면이 지속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국내 석유화학업계는 레드오션에서 빠져 나오기 위해 나프타 이외의 원료로 다각화와 연구개발 강화 및 인수합병을 통한 스페셜티 화학 강화에 역량을 집중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석유화학협회의 '석유화학산업 동향 및 향후 전망'에 따르면 국내 화학업계는 2023년까지 총 26.2조원을 설비 운용 유연성 강화와 인프라 구축에 투자할 계획이다.

▲ 한국중부발전 재생에너지 설비.

에너지산업은 천연가스의 지속적인 증가 속에 신재생에너지 육성을 위한 전력산업 개방 압력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나라는 천연가스(LNG) 수요 전량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가운데, 수입량은 2016년 3345만톤, 2017년 3754만톤, , 2018년 4402만톤으로 지속 증가했다. 다만 올해 1~10월 수입량은 따뜻한 겨울 날씨와 적은 열대야 영향으로 전년 대비 9% 감소한 3222만톤을 기록했다. 정부가 미세먼지 감축을 위해 동절기 최초 8기에서 최대 12기의 석탄발전 가동을 멈추고, 나머지 최대 50기 석탄발전의 출력도 80% 상한으로 제약하면서 내년 발전용 쳔연가스 수요는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의 '재생에너지 3020' 정책에 따라 내년 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은 더욱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재생에너지 3020은 현재 7%대의 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을 2030년까지 20%로 높이는 것이 목표다. 이를 위해 2030년까지 공공 51조원, 민간 41조원 등 총 92조원이 신규 설비에 투자될 계획이다.

하지만 현재의 우리나라 전력정책으로는 재생에너지시장이 활성화되는데 한계가 있다. 발전사업자와 전력소비자가 직접 전력을 매매하는 선진국과 달리 우리나라는 법제도상 오로지 한국전력만이 전력을 매매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린피스 등 환경단체들은 재생에너지시장 활성화를 위해 발전사업자와 전력수요자가 직접 전력을 구매할 수 있는 기업 전력구매계약(Power Purchasement Agreement) 제도가 마련돼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내년 상반기 마련 예정인 9차 전력수급계획에 기업PPA 계획이 들어갈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