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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혈압 치료제 '네비보롤' 한국서도 유효성 입증

국내 환자 3250명 대상 단일·병용 복용
SCI급 국제학술지 '저널 오브 하이퍼텐션' 게재

동지훈 기자 (jeehoon@ebn.co.kr)

등록 : 2020-01-07 15:38

▲ 신진호 한양대 의대 교수가 7일 롯데호텔에서 국내 고혈압 환자 3250명에게 네비보롤을 투여한 연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한국메나리니
한국인 고혈압 환자에게 '네비보롤' 성분의 치료제를 투여한 결과 혈압 강하와 맥박 감소 효과가 입증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탈리아 제약사 메나리니의 한국법인 한국메나리니는 7일 롯데호텔에서 3250명의 국내 고혈압 환자에게 네비보롤을 투여한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네비보롤은 교감신경 베타(β) 1 수용체를 선택적으로 차단하고 질소 일산화물을 강화하는 성분으로 혈관을 확장해 혈압을 낮추는 역할해 고혈압 치료제 중 베타 차단제에 주로 쓰인다.

고혈압 치료제는 베타 차단제 외에도 레딘-안지오텐신 시스템(RAS) 차단제, 칼슘 통로 차단제(CCB), 이뇨제와 등 혈압을 낮추는 방식에 따라 구분된다. 이 중 베타 차단제는 심장박동을 늦춰 혈압을 떨어뜨리는 약물이다. 복용 이후 맥박이 감소하는 특징 때문에 주로 맥박이 빠르거나 상대적으로 젊은 고혈압 환자에게 처방된다.

과거 1세대 베타 차단제는 무기력, 성기능 감소, 당뇨병 증세 등의 부작용이 있었으나 2~3세대 베타 차단제는 말초 혈관을 확장해 이 같은 부작용을 최소화했다. 네비보롤 성분이 사용된 고혈압 치료제 '네비레트'도 3세대 베타 치료제로 분류된다.

연구는 지난 2015년 7월1일부터 2017년 3월27일까지 국내 66개 병원에서 고혈압 환자 3250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서양인을 대상으로 네비보롤을 투여한 연구는 다수 진행됐으나, 대상을 한국인으로 한정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연구진은 환자들에게 네비보롤을 단독 투여하거나 다른 고혈압 치료제와 병용 투여한 뒤 12주차와 24주차에 혈압과 맥박을 측정하는 방식으로 유효성을 평가했다.

먼저 투여 12주차 수축기와 이완기 혈압은 각각 10.2㎜Hg, 6.0㎜Hg 강하했으며 24주차 결과에서도 수축기 11.0㎜Hg, 이완기 6.6㎜Hg으로 떨어져 효과적인 혈압 조절률을 보였다.

맥박수는 12주차와 24주차에 각각 분당 7.4, 8.0 감소해 네비보롤이 투여된 다른 연구와 비슷한 수준을 나타냈다.

이상 사례로는 총 22명의 환자에게서 현기증과 두통, 호흡곤란 등이 보고됐다. 연구진은 낮은 이상사례 발생률이 확인됐다며 네비보롤이 고혈압 환자에게 안전한 약물임이 입증됐다고 설명했다.

연구 결과는 지난해 11월 세계고혈압학회와 유럽 고혈압학회 공식 저널이자 SCI급 국제학술지인 ‘저널 오브 하이퍼텐션(Journal of Hypertension)에 게재됐다.

연구진은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고혈압 환자가 늘어나는 상황에서 아시아인을 대상으로 하는 네비보롤 표본이 마련됐다고 강조했다.

연구진에 따르면, 아태 지역은 인구 증가와 고령화 등으로 전 세계 고혈압 유병률의 65%를 차지한다.

특히 한국은 아태 지역에서도 노인 고혈압 유병률이 높은 국가로, 65세 이상 노인의 유병률이 68.7%에 달한다.

이와 관련, 연구진은 실제 병원에서 고혈압 치료제를 처방하는 환경과 비슷한 조건으로 연구를 진행해 한국인 환자에게 네비보롤을 처방할 수 있는 근거를 제시했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현재 기저 심박수가 높은 사람과 낮은 사람에게 네비보롤을 투여한 뒤 나타나는 심박수 변화를 분석하고, 맥박 감소와 혈압 강하의 상관관계를 밝히는 추가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아울러 한국인 고혈압 환자에게서 발견할 수 있는 특징을 별도 논문으로 발표할 계획이다.

이번 연구의 제1저자인 신진호 한양대 의대 교수는 "베타 차단제에 대한 데이터가 국내에는 거의 없는데 이번 연구를 통해 네비보롤의 혈압 조절 효능을 입증했다"며 "의사는 물론 고혈압 환자들에게 더 많은 치료 옵션을 제공하는 유용한 결과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