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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 위기에도 유가 평온…석유시장 지배축 미국으로 이동

이란 군 최고사령관 사망으로 국제유가 4% 급등
2거래일 연속 상승 후 주간 최대낙폭으로 하락
사우디 석유시설 피격때도 2주 만에 유가 회복

정민주 기자 (minju0241@ebn.co.kr)

등록 : 2020-01-15 06:00

미군의 공습으로 이란 군 최고사령관이 사망하는 역대 최고 수준의 이벤트가 벌어졌지만, 국제유가는 단 3일만에 이전 수준으로 회복했다. 지난해 사우디 정제시설이 피격됐을 때도 같은 상황이었다.

세계 최대 원유 공급지역인 중동의 위기에도 국제유가가 별다른 반응을 하지 않는 것은 이제 석유시장의 중심축이 미국으로 이동했기 때문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다.

15일 정유업계에 따르면 13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NYMEX)의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배럴당 58.08달러, 중동 두바이유 가격은 배럴당 65.68달러로 마감했다.

미군 공습으로 이란의 군 최고사령관인 솔레이마니가 사망하며 중동 위기가 고조됐던 3일(현지시간)에는 국제유가가 한때 전일 종가 대비 4%나 급등하며 약 8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날 WTI는 전일 대비 배럴당 1.87달러 오른 63.05달러, 두바이유는 전일 대비 배럴당 2.10달러 급등한 67.79달러, 유럽거래소의 브렌트유는 전일 대비 배럴당 2.35달러 뛴 68.60달러로 나타났다.

하지만 국제유가는 2거래일 연속 상승세를 보이다 곧바로 하락세로 돌아섰다. WTI는 6개월 만에 주간단위 최대 낙폭(-6.4%, 배럴당 3.09달러 하락)을 보이기도 했다.

이런 회복세는 지난해 9월 사우디아라비아의 국영석유사인 아람코의 석유시설 2곳인 동부 아브카이크 석유단지와 쿠라이스 유전이 드론 공습을 받았을 때와 비슷한 양상이다.

사우디 전체 산유량의 절반인 하루평균 570만 배럴이 생산 차질을 빚게 됐음에도 국제유가가 피격 이전 수준을 회복하는 데 2주도 채 걸리지 않았다.

이 기간 국제유가는 장중 14.7% 폭등하면서 11년 만에 퍼센트 기준 하루 최대폭 상승을 기록하면서 WTI 기준 배럴당 62.90달러까지 치솟았다. 그러다 하루 만에 59달러대로 하락했고, 10일 만에 평균치인 54달러대로 되돌아갔다.

사우디 석유시설이 50% 밖에 회복되지 않았는데도 트럼프 미 대통령의 "이번 석유시설 피격과 관련해 충돌을 원하지 않는다"며 "셰일오일 생산을 늘려 공급 차질을 줄이겠다"는 발언 만으로 하루 만에 하락세로 돌아선 것이다.

이번 미국-이란 갈등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이 군사적 대응이 아닌 경제 제재를 택함에 따라 국제유가는 안정권으로 들어섰다.

미국은 국제 원유시장에서 중동의 힘을 약화시킬 정도로 크게 성장했다. 2010년부터 본격적으로 셰일오일을 생산하기 시작해 현재는 사우디를 제치고 세계 최대 산유국으로 등극했다. 현재 미국의 하루 생산량은 1280만배럴에 이른 반면, 사우디는 1000만배럴에 못미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세계 원유 생산량 중 미국 비중은 2003년 9.5%에서 2019년 17%로 치솟은 반면 중동은 30%에서 25.7%로 하락했다.

국내 정유업계 관계자는 "중동과 미국이 동시에 석유 생산 차질을 빚지 않는 이상 유가가 장기간 오르진 않을 것"이라며 "중동 힘이 그만큼 줄었고, 석유 시장 위상도 예전만하지 못하다는 방증"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