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 회장 '원톱 체제' 유지…호텔롯데 상장 관건
맨손으로 껌을 팔아 롯데를 재계 5위까지 성장시킨 롯데그룹 창업주 신격호 명예회장이 19일 오후 4시30분께 별세했다. 이에 따라 그간 '형제의 난'으로 분쟁이 끊이지 않았던 롯데그룹의 향방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업계에서는 최근까지 신 명예회장의 차남인 신동빈 회장이 한·일 롯데 '원톱'자리를 공고히 해왔던만큼 지배구조가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이란 시각이 우세하다. 일본 롯데 주주들 역시 신 회장에 대한 신뢰를 보여줬기 때문이다.
앞서 신 회장은 2018년 2월 국정농단 사건에 연루돼 1심 선고로 약 8개월 동안 구속수감됐다. 그러면서 한일 롯데 지배구조 정점에 있는 일본 롯데홀딩스 대표직에서 물러남에 따라 한일 롯데 '통합 경영'도 흔들리는 듯 했으나, 1년 만에 복귀해 원톱 체제를 재확인시켰다.
일본은 기업인이 실형을 선고받아 구속되면 대표이사직을 사임하는 것이 일반적인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신 회장의 경영복귀는 일본 롯데 주주들의 신임을 잃지 않았다는 것을 보여준 셈이다.
2015년부터 신 회장과 장남인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이 그룹 경영권을 놓고 벌인 다섯차례 표 대결에서도 한국과 일본 주주들, 경영진들은 일관되게 신동빈 회장을 지지해왔다.
이처럼 돌발변수가 많았던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롯데는 재계 순위 5위, 지난해 총자산 90조원을 달성하는 등 괄목할만한 성과를 내고 있다. 일본 롯데도 신 회장이 경영을 맡은 이후 4년간 10% 매출 신장을 거뒀다.
신 회장은 '뉴 롯데'에 방점을 찍고 신 명예회장의 시대에 얽히고 설켰던 지배구조 개선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그 일환으로 롯데는 올해 호텔롯데 상장에 속도를 붙일 전망이다. 신 회장은 2015년 경영권 분쟁이 본격화되면서 '롯데=일본기업'이라는 이미지가 강해지자, 호텔롯데를 상장하는 방안을 핵심과제로 발표한 바 있다.
신 회장은 한국 롯데의 지주사 역할을 해 온 호텔롯데 지분 99.28%를 일본 롯데그룹 계열사가 보유하고 있어 제기돼 온 국적논란과 관련, 상장을 통해 지분율을 낮추겠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2015년부터 경영권 분쟁과 이후 검찰수사 등이 터지면서 호텔롯데 상장은 계속 미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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