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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금융도 나섰다, 치열해지는 금융지주 몸집키우기

더케이손보 인수·하나금투 초대형IB 인가추진 등 비은행분야 포트폴리오 확대
KB금융 이어 우리금융도 푸르덴셜생명 인수 참가 가능성 "은행만으로는 한계"

신주식 기자 (winean@ebn.co.kr)

등록 : 2020-01-21 16:44

▲ ⓒ각사

하나금융지주가 손해보험사 인수와 함께, 종합금융투자사업자 지위를 확보하고 있는 하나금융투자의 초대형IB 진출을 추진 중이다. 금융업계가 주목하고 있다. 하나금융의 이 같은 행보는 금융지주 사이의 경쟁을 촉진하고 있다.

오렌지라이프 지분 인수를 마무리한 신한금융은 신한금융투자의 초대형IB 인가를, KB금융과 우리금융은 푸르덴셜생명 인수를 추진하는 등 4대 금융지주의 비이자수익 확대를 위한 몸집키우기 경쟁은 더 치열해 질 것으로 보인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하나금융그룹은 전날 이사회를 열고 더케이손해보험 인수를 의결했다. '에듀카' 브랜드의 자동차보험 전문회사로 출범한 더케이손보는 교직원공제회가 100% 출자한 회사로 지난 2014년 종합손보사로 승격했다.

지난해 3분기말 기준 자본총계는 1469억원 수준으로 업계 하위권이나 종합손보사 면허를 갖고 있어 생보사만 있는 하나금융의 포트폴리오를 강화시킬 수 있으며 정년까지 계약을 유지하는 교직원이 상당수 가입돼 있다는 점도 장점으로 꼽힌다.

하지만 보험업계 경기침체로 인해 지난 2018년부터 당기순이익이 적자로 전환됐으며 적자폭도 늘어나 지난해 3분기말 기준 당기순손실(111억원)은 100억원을 넘어섰다.

이사회에서는 더케이손보의 지분 70%를 약 1000억원에 인수할 것을 결의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하나금융 관계자는 "인수 추진에 대해서만 의결됐을 뿐 앞으로 구체적인 내용은 계약당사자간 논의를 통해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나금융은 더케이손보 인수와 함께 하나금융투자에 대한 유상증자도 검토 중이다. 지난해 3분기말 기준 하나금투의 자기자본은 3조4396억원으로 발행어음 사업이 가능한 초대형IB로 인가받기 위해서는 5000억원 이상의 자본확충이 필요하다.

이에 따라 하나금융은 올해 1분기 중 유상증자를 결정함으로써 하나금투의 초대형IB 인가신청 기준인 자기자본 4조원을 충족시킨다는 방침이다.

하나금융 관계자는 "하나금투에 대한 유상증자를 검토하고 있긴 하나 아직 검토단계일 뿐 구체적인 논의가 진행되는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하나금투의 유상증자 가능성이 거론되면서 신한금투의 초대형IB 인가 추진도 관심이 몰리고 있다.

신한금융은 지난해 5월 이사회를 열고 신한금투에 대한 6600억원 출자안건을 의결한 바 있다. 이사회 의결로 신한금투는 자기자본 4조원이라는 초대형IB 인가신청 조건을 충족시키게 됐으나 이건회 회장의 차명계좌에 연루돼 14억51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받으면서 초대형IB 지정에 걸림돌이 될 것이란 우려가 제기되기도 했다.

우여곡절을 거쳐 신한금투는 올해 중 초대형IB 인가에 나선다는 방침이나 최근에는 라임자산운용의 무역금융펀드 투자 자산의 부실정황을 알면서도 펀드 판매에 나섰다는 의혹을 받으며 또다시 먹구름이 끼고 있다.

2년 연속 1위 금융지주 자리를 지킬 것으로 전망되고 있는 신한금융이 오렌지라이프 완전자회사화에 이어 신한금투의 초대형IB 인가까지 획득하게 되면 비이자수익 확대를 기반으로 한 1위 자리 수성이 더욱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KB금융그룹이 생보사 인수에 나서며 1위 금융지주 탈환을 노리고 있다. KB금융은 지난 16일 진행된 푸르덴셜생명보험 예비입찰에서 MBK파트너스, 한앤컴퍼니, IMM프라이빗에쿼티와 함께 인수의향서를 제출했다.

생보사 뿐 아니라 손보사도 계열사로 거느리며 포트폴리오를 구축하고 있긴 하나 20조원 규모의 자산을 보유한 푸르덴셜생명을 인수하게 된다면 비이자수익 확대와 함께 금융그룹의 덩치를 키울 수 있다. 지난해 3분기 기준 푸르덴셜생명(1465억원) 당기순이익은 KB생명(130억원)의 10배를 넘는 수준이다.

우리금융은 예상과 달리 예비입찰에 참여하지 않았으나 지난해 롯데카드 입찰과 같은 방식으로 사모펀드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참여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당시에도 우리금융은 예비입찰에 참여하지 않았으나 우리은행이 매물로 나온 롯데카드 지분의 약 20%를 인수하는 조건으로 MBK파트너스와 컨소시엄을 구성했으며 MBK는 롯데카드 인수에 성공했다.

지난 2014년 민영화 과정에서 우리금융투자, 우리아비바생명 등 알짜 자회사를 매각한 우리금융은 지난해 지주사로 재출범하면서 증권, 보험 등 대형 계열사 인수의지를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지주사 전환 이후 적용된 표준등급법이 내부등급법으로 전환되기까지는 대형 계열사 인수를 위한 자본확충이 쉽지 않은 상황이며 지난해 MBK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롯데카드 입찰에 참여한 것도 내부등급법 전환 이후 MBK가 보유한 지분을 인수해 자회사로 만들기 위한 포석이라는 분석이 제기됐다.

이번 푸르덴셜생명 예비입찰에도 MBK를 비롯해 3개의 대형 사모펀드가 참여한 만큼 우리금융이 우리은행을 앞세워 사모펀드와 손잡고 본입찰에 참여할 가능성이 있다.

업계 관계자는 "우리금융으로서는 20조원 규모의 자산을 보유한 푸르덴셜생명을 인수함으로써 우리은행이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그룹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며 "1분기 중 내부등급법 전환 승인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되나 현재로서는 롯데카드 사례처럼 우리은행을 앞세워 사모펀드와 컨소시엄을 구성하는 것이 부담을 줄일 수 있는 방법"이라고 말했다.

이어 "신한금융의 올해 실적부터 오렌지라이프 인수효과가 반영되는 만큼 KB금융이 푸르덴셜생명을 인수한다고 해도 1위 금융지주 자리를 되찾는 것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며 "은행만으로 지속가능한 성장은 힘들다는 위기감이 금융지주들의 몸집키우기 경쟁을 가속화시키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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