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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T·LGU+ 미디어에 7조 투자…구현모號 KT 전략은?

SKT 4조1000억·LGU+ 2조6000억 콘텐츠에 투자
1위 KT 바짝 추격…합산규제 불확실성 여전
구현모 사장 취임 이후 본격 M&A 나설듯

황준익 기자 (plusik@ebn.co.kr)

등록 : 2020-01-22 11:11

유료방송 인수합병(M&A)을 마무리한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가 미디어 콘텐츠에만 총 7조원 가량을 투자한다. 가입자도 대폭 늘어남에 따라 유료방송 1위 사업자 KT도 변화가 불가피하다. KT 신임 최고경영자(CEO)로 내정된 구현모 사장의 행보에 업계가 주목하고 있다.

22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SK텔레콤과 합병법인은 향후 5년간 콘텐츠에 4조621억원을 투자한다. 이는 과거(2014~18년) 대비 78.9% 증가(1조7911억원)한 규모다.

SK텔레콤은 과기정통부 심사과정을 통해 투자금액을 당초 3조4000원에서 4조1000억원으로 확대하는 자료를 제시했다. 케이블TV에 8937억원, IPTV에 2조2434억원, OTT 웨이브·모바일 기반 콘텐츠에 925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예상보다 빨리 과기정통부의 최종 승인이 내려짐에 따라 오는 4월 1일 합병법인을 출범시키겠다는 SK텔레콤의 계획에도 차질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오히려 일정이 앞당겨질 가능성도 있다.

SK텔레콤 보다 앞서 M&A를 마무리한 LG유플러스도 콘텐츠 제작·수급과 유무선 융복합 기술개발에 5년간 2조6000억원을 투자한다. 5G 혁신형 콘텐츠 발굴 및 육성, 통신방송 융복합 미디어 플랫폼 서비스 및 관련 기술 개발 등에 초점을 맞춰 투자할 계획이다.

LG유플러스가 밝힌 통신방송 콘텐츠 투자계획은 최근 5년 간 LG유플러스가 관련 분야에 집행한 연평균 투자액 대비 두배 가량 증가한 규모다.

SK브로드밴드와 티브로드 합병법인이 출범하면 국내 유료방송 시장은 KT '1강 체제'에서 통신 3사의 '3강 체제'로 재편된다. 특히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는 콘텐츠 투자와 함께 기존 보다 대폭 늘어난 가입자를 기반으로 빠르게 시장 변화를 이끌 것으로 전망된다.

▲ 구현모 KT CEO 내정자가 지난해 11월 서울 종로구 KT스퀘어에서 AI를 기반으로 개인화된 IPTV 3대 혁신 서비스를 발표하고 있다.ⓒKT
이에 따라 취임 이후 구현모 사장의 고민은 깊어질 전망이다. KT는 2018년 하반기부터 케이블TV 사업자 딜라이브 인수를 추진해왔다.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가 M&A를 추진하면서다. 하지만 유료방송 합산규제 일몰에 따른 정책 불확실성이 발목을 잡고 있다.

합산규제는 방송법 제8조 등에 따라 케이블TV·위성방송·IPTV 등을 합한 특정 유료방송 사업자의 가입자가 전체 유료방송 가입자 수의 3분의 1(33%)을 넘길 수 없도록 한 규정이다. 2015년 6월 '3년 시한'으로 도입됐고 지난해 6월 27일 일몰됐다. 국회는 아직도 재도입 여부를 결정하지 못했다.

KT가 딜라이브를 인수하더라도 국회에서 합산규제를 재도입하거나 비슷한 수준의 후속 규제를 내놓을 수 있다. KT가 M&A에 적극 나서지 못하는 이유다. 일각에선 KT가 딜라이브 인수를 고심하는 사이 SK텔레콤이나 LG유플러스가 추가 M&A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에 구 사장의 행보가 더욱 주목된다. 구 사장은 지난 13일 2020년 과학기술인·정보방송통신인 신년인사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M&A와 관련해 "(자세한 이야기는) 2월 중에 하겠다"며 여지를 남겼다.

KT는 최근 구 사장의 경영을 뒷받침하기 위해 2020년 조직개편을 단행하며 영업과 상품·서비스 개발로 나눠져 있던 조직을 통합했다. 기존 커스터머&미디어부문과 마케팅부문을 합쳐 '커스터머(Customer)부문'을 신설하고 소비자고객(B2C)을 전담한다.

신설된 커스터머부문은 5G, 기가인터넷을 중심으로 유무선 사업과 IPTV, 가상현실(VR) 등 미디어플랫폼 사업에 대한 상품·서비스 개발과 영업을 총괄한다.

유료방송업계 관계자는 "합산규제가 폐지되더라도 사후규제가 마련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현재 KT가 딜라이브 인수를 추진하기는 쉽지 않다"며 "다만 1위 사업자 지위가 위태로운 만큼 구 사장의 경영능력이 시험대에 올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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