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심전환대출 자산 유동화 본격화·은행권 '대출 수익' 감소 예상
은행자산中 안심전환대출 잔액 15.8조…2월 발행 계획 10.3조
은행권 대출 시장 침체기가 장기화될 전망이다. 정부의 전 방위 대출 규제로 연초부터 대출 시장이 얼어붙은 상황이다. 여기에 더해서 안심전환대출 유동화 등 실적 전망에 부정적 요인이 예고됐기 때문이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해 9월, 20조원 규모로 신청 받았던 제2차 안심전환대출 취급분 유동화가 이달부터 4월까지 집중될 가능성이 높다.
당초 절반 이상이 지난해까지 유동화 될 것으로 예상됐지만, 현재까지 취급 진척도가 미진한 상태이다. 지난해 중 유동화된 금액은 전체 20조원에서 2조원에 불과했고 지난달에도 2조2000억원에 그친 상황이다.
한국주택금융공사(HF)가 공시한 2월중 주택저당증권(MBS) 발행 계획에 따르면 총 11조5000억원의 MBS 계획 물량 중 10조3000억원이 안심전환 MBS로 잡혀있다.
이와 관련, 이병건 DB금융투자 연구원은 "은행들을 통해 확인한 바에 따르면 2분기 발행 예정인 2020-4차부터는 적격 및 보금자리론과 통합돼 MBS가 발행될 가능성이 높다고 한다"면서 "MBS 발행이 이뤄져야 은행의 자산에서 매각이 이루어진다는 점을 감안하면 유동화자산이 은행자산에서 빠져나가는 것은 2~4월에 집중적으로 일어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안심전환대출에 대한 대규모 유동화가 예고되면서 1분기 은행들의 대출 실적에는 빨간불이 켜졌다. 은행들이 지난해 신청 받은 안심전환대출 실적은 주택금융공사로 넘겨야 할 대출자산이기 때문이다.
일례로 지난해 신한은행과 하나은행은 각각 9%대, 7%대의 대출 증가율을 기록했는데, 이중 안심전환대출을 제외하면 대출 증가율은 모두 5%대로 떨어진다. 유동화 분만큼 대출증가율도 낮아지고, 그만큼 수익도 빠진다는 얘기다.
이에 따라 2월에서 4월 기간 중 은행의 가계대출은 감소되고 결국 순이자마진(NIM)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1월말 기준 유동화되지 않고 은행자산에 남아있는 안심전환대출 잔액은 15조8000억원에 달한다.
이 연구원은 "2015년의 사례를 보면 지난해 11월부터 12월까지 대규모로 집행된 보금자리론도 같은 기간 유동화 될 것이므로 2~4월에는 평월보다 월평균 3~4조원의 추가 유동화 물량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금융위에서 밝힌 바에 따르면 11~12월 보금자리론 판매금액은 3조9000억원으로 7~10월 판매 금액 추정치인 2조5000억원보다 컸다.
안심전환대출 유동화 규모에 비하면 미미하겠지만, 이들이 유동화되면서 1분기 은행 대출증가율 하락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이란 게 이 연구원의 분석이다.
그는 "5대 은행 합산 기준 평월 가계대출 순증금액이 3조5000억원 내외이므로 이 기간 은행 가계대출 잔액은 플랫 내지 소폭 감소할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다.
또 "현재 추정에 반영한 것보다 지난해 (은행들의)자산증가율은 0.5%포인트 가량 높다. 대신 올해 자산증가율은 그 만큼 하락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러한 효과는 1분기에 집중돼 나타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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