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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진 멈춘 한국車 심장...현대기아차 공장 '도미노 셧다운'

10일까지 줄줄이 생산 중단···11일부터 일부 가동 예정
모비스·금호타이어 등 부품사들도 연쇄 피해
중국 상황 개선 외 뾰족 수단 無···정부 "민관 총대응"

권녕찬 기자 (kwoness@ebn.co.kr)

등록 : 2020-02-07 15:21


신종 바이러스가 국내 자동차 회사들의 심장을 위협하고 있다. 현재 중국 내 상황이 더욱 악화되는 추세여서 국내 완성차 뿐만 아니라 부품 협력업체들의 피해도 눈덩이처럼 불어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7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이날 업계 맏형 격인 현대차의 국내 공장 대부분이 문을 닫았다. 지난 4일부터 단계적으로 생산 중단에 나선 현대차는 울산공장과 아산공장 문을 닫았다. 전주공장은 트럭 생산을 중단하고 버스 라인만 가동한다.

아산공장에선 쏘나타, 그랜저를 생산하고 있으며 나머지 모든 차종은 울산공장에서 생산하는데 이번 사태로 이들 차종의 생산이 줄줄이 차질을 빚게 됐다. 특히 인기 차종인 팰리세이드와 GV80 등의 출고 적체 현상은 더욱 심화될 전망이다.

10일엔 사실상 모든 현대기아차 공장이 멈춘다. 현대차 국내 공장은 모두 문을 닫고 기아차도 방위산업 제품을 만드는 군수공장 등을 제외한 광명 소하리 공장과 경기 화성 공장, 광주 공장 등 완성차 공장이 10일 하루 가동을 중단한다.

현대차는 11일 팰리세이드, GV80, 싼타페 등을 생산하는 울산 2공장만 가동할 예정이며 나머지 공장들은 12일에 재가동할 계획이다. 기아차는 11일부터 화성 공장의 완성차 라인을 가동할 계획이며 나머지 공장은 부품 수급상황을 고려해 라인별로 협의해나갈 예정이다.

이미 지난 4일부터 휴업에 들어간 쌍용차는 오는 12일까지 평택공장 셧다운이 예정돼 있다. 르노삼성도 내주 11일부터 3일간 부산공장 셧다운에 들어갈 계획이다.

한국지엠의 경우 아직 공장 비가동 계획은 없는 상태다. 한국지엠 관계자는 "아직 변동사항은 없다"고 말했다. 한국지엠은 현재 재고 파악과 부품 수급 계획을 점검하며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국내 완성차들이 줄줄이 생산 중단에 나선 것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여파로 중국으로부터 납품 받던 전선 제품 '와이어링 하니스'의 수급에 문제가 생겼기 때문이다.

▲ 배선뭉치로 불리는 '와이어링 하니스' ⓒ유라코퍼레이션

통상 완성차 회사들은 관리 상의 문제로 이 부품의 재고를 일주일 가량만 쌓아주고 있는데 중국 정부가 신종 코로나 확산 방지를 위해 춘절(春節, 중국의 설) 연휴를 연장하면서 관련 중국 공장들의 생산이 멈춰섰다.

3만개에 달하는 자동차 부품 중 하나라도 없으면 전체 생산이 불가능한 완성차의 특성상 중국 공장의 생산 중단이 국내 자동차 업계 전반에 파장을 일으키고 있는 상태다.

이번 셧다운으로 현대차는 수천억원, 다른 완성차들까지 합하면 조 단위의 생산 차질을 빚게 될 것으로 추산된다.

국내 완성차들의 셧다운에 부품업체들의 도미노 파장도 이어지고 있다. 부품회사들은 완성차 조립에 따라 부품을 공급하는 적시생산방식(JIT, Just in Time)을 하고 있어 연쇄 피해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국내 최대 자동차 부품회사인 현대모비스는 현대기아차 휴업 일정을 그대로 따라 울산공장, 광주공장 등의 조업을 중단한다.

국내 대표 타이어 기업인 금호타이어는 완성차들의 감산에 따라 8~9일 평택, 광주, 곡성 공장을 멈출 예정이다. 10일부터는 정상 가동한다. 한국타이어와 넥센타이어는 현재 공장 중단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이제 관건은 중국 공장의 재가동 시점이다. 10일부터는 재가동이 예정돼 있지만 중국 현지 상황이 갈수록 악화되고 있어 추가 휴업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중국 내 감염 사망자가 지속 증가하고 있으며 중국 당국은 바이러스 발원지인 우한시 외에 추가적으로 14개의 성·시를 폐쇄 조치에 나서고 있다.

현대차 그룹은 와이어링 수급 확보를 위해 국내에서 이를 생산하는 부품사들과 동남아 업체들과의 협력을 강화할 방침이지만, 해당 부품의 중국산 납품 비중이 90%에 육박해 이들과의 협력 효과는 크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장기적으론 중국산 부품 의존을 줄여 나가되, 현재로선 중국 내 상황이 개선돼 현지 공장의 원활한 가동 외에는 뾰족한 대안이 없다는 지적이다.

이항구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동남아 업체들과의 협력은 비용과 한시적 협력 한계라는 문제 등으로 쉽지 않을 것"이라며 "중국 내 상황이 시시각각 변하고 있어 불확실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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