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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은 것은 M&A뿐"…승부수 던지는 건설업계

항공 및 석유화학 등 이종산업 진출도 불사
막강규제 및 시황부진에 국내외 주력사업 막혀

최수진 기자 (csj890@ebn.co.kr)

등록 : 2020-02-13 10:44

▲ 정몽규 HDC그룹 회장이 11월12일 아시아나항공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직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HDC그룹
건설사들이 기업 인수·합병(M&A) 시장의 큰 손으로 떠오르고 있다.

부동산규제 및 글로벌 불황으로 주택사업과 해외수주 부문에서 타격을 입은 건설사들이 돌파구 마련을 위해 M&A로 눈을 돌리고 있는 모양새다.

13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국내 중·대형 건설사들은 최근 항공 및 석유화학 등 비건설 분야를 중심으로 크고 작은 M&A에 앞다퉈 뛰어들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지난 2019년 말 완료된 HDC현대산업개발의 아시아나항공 인수다.

당초 HDC현대산업개발은 항공산업에 대한 노하우가 전무해 업계에서는 실제 인수가 가능할 지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이 많았다.

그러나 건설 외에도 다양한 분야에 관심이 많은 정몽규 HDC 회장이 뚝심있게 밀어붙였고 결국 초대형 M&A에 성공했다. 정 회장이 내세우고 있는 모빌리티 기업으로의 성장을 위해 과감한 투자에 나선 것이다.

현재 HDC현대산업개발은 아시아나항공과 기존 면세사업과의 시너지를 모색 중이다.

GS건설과 대림산업은 해외기업 인수로 경쟁력 강화를 노리고 있다.

GS건설은 올 초 미국과 유럽의 선진 모듈러 업체 3곳을 인수해 현지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운송의 어려움과 국가별 제도가 달라 힘들었던 점을 극복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대림산업은 미국 크레이튼사의 카리플렉스 사업부를 인수해 창사 이래 처음으로 해외 경영권을 인수했다. 이를 통해 건설 외에도 석유화학사업 확대 및 석유화학 디벨로퍼로의 도약을 꿈꾸고 있다.

▲ 허윤홍 GS건설 사장이 폴란드 단우드 본사에서 열린 인수 축하 행사에서 야첵 스비츠키 EI 회장과 함께 인수를 마무리하는 서류에 서명 후 기념촬영 하고 있다. ⓒGS건설
중견건설사들도 M&A 전선에 뛰어들고 있다.

호반건설은 올해 M&A 전문가인 최승남 총괄부회장을 대표이사로 선임했다. 정창선 중흥건설그룹 회장은 최근 3년 내 글로벌 기업을 인수해 재계 서열 20위 안에 진입할 것이라는 목표를 밝히기도 했다.

반도건설의 경우 아예 대기업 중 하나인 한진그룹 경영분쟁에 끼어들었다.

건설사들의 이같은 과감한 행보는 기존 건설업 기반이 흔들리고 있는 것에서 기인한다.

집값 안정화를 목표로 분양가상한제·대출 규제 등 잇달아 발표되는 정부의 고강도 정책은 주택시장의 위축으로 이어졌다. 글로벌 저성장 기조로 해외사업부문 성장도 제한적이다.

건설업계 곳곳에서 보이는 신사업 진출 움직임도 단기간 내에 성과를 장담할 수 없다.

그러나 M&A라면 기존 진입이 어려웠던 시장에 보다 빨리 진입할 수 있다. 리스크도 크지만 기존사업과 시너지가 나면 효과는 무한대다.

국내외 주력사업 성장 둔화로 사업 포트폴리오 확대가 필수인 시대가 되면서 건설사들은 앞으로도 M&A 시장을 기웃거릴 것으로 보인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불황일수록 성장을 추구해야 한다"며 "신시장 진출에 따른 체질 변화를 통해 성장 발판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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