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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손비용 커진다" 은행, 금리·수수료 정상화 나설까

DLF·라임 '충당금 부담'·부동산 침체 '대손비용 증가'…다발적 악화요인
12·16 대책이 초래한 '불균형' 은행도 악영향…가격정상화 유일한 방책

이윤형 기자 (y_bro_@ebn.co.kr)

등록 : 2020-02-14 13:57

▲ 올해 은행권 실적 전망에 어두운 그림자가 짙게 깔리고 있다. 지난해 발생한 해외금리 연계 파생결합펀드(DLF)와 라임 사태 등으로 쌓아야할 충당금이 많이 남은 가운데 정부의 부동산 대책에 따른 대손비용 증가가 예상되면서다.ⓒ게티이미지뱅크

올해 은행권 실적 전망에 어두운 그림자가 짙게 깔리고 있다. 지난해 발생한 해외금리 연계 파생결합펀드(DLF)와 라임 사태 등으로 쌓아야할 충당금이 많이 남은 가운데 정부의 부동산 대책에 따른 대손비용 증가가 예상되면서다.

충당금과 대손비용 증가에 따른 피해를 흡수해야 하는 상황에 은행권의 순이자마진은 지난해에 이어 더 하락할 전망을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은행들이 현재 당국과 시장의 압박을 무릅쓰고 가격(금리)과 수수료를 정상화 시킬지 주목된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은행권의 충당금과 대손비용이 늘어날 예정이다. 라임사태 등 사모펀드 부실화 과정에서 발생한 잠재 손실을 대부분 반영되지 않은데다 회계기준(IFRS9) 강화 등 구조조정 등의 요인으로 4분기 정기적으로 반영했던 추가 충당금이 지난해 4분기에는 발생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정부는 당초 임대사업자대출, 가계부채, 한계기업 대출에 대한 구조조정을 추진하려 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DLF, 라임 사태 등으로 금융 사고가 발생하면서 구조조정을 2020년 이후로 미룬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해 4분기 예상보다 줄어든 대손비용도 12·16 대책으로 부동산 시장이 다시 조정을 보일 경우 다시 증가할 전망이다. 강력한 부동산 대책은 부동산 시장은 물론 실물경제에 타격을 입힐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 2018년 '9.13 대책'으로 지난해 상반기 부동산 시장이 급격히 침체, 내수 부진을 넘어 금융 부실의 우려까지 대두됐었다. 이에 따라 한국은행은 두 차례 금리를 인하하는 등 정책 기조를 안정화 중심에서 부양 중심으로 변경한 바 있다.

그 결과 지난해 12월 서울 아파트 가격은 2019년 4월 저점 대비 18%나 상승했으며 아파트 거래량도 2017년 9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전국 미분양 아파트는 6개월 전 대비 1/3이나 감소했으며 4분기 상업용 부동산 거래도 1분기 대비 14%나 증가했다.

이 같은 자산시장 개선은 연체의 회수율(정상화율), 증권사의 부동산 금융의 실적 개선 등 은행 지주 실적 개선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지난해 하반기 강세를 보였던 주택시장이 12.16 대책으로 일정 기간 다시 약세를 보일 가능성이 높다. 실제, 대출 규제와 정부의 강력한 자금 출처 조사의 영향으로 부동산 거래가 빠르게 감소하고 있다.

서영수 키움증권 연구원은 "부동산 거래가 감소하면 경매시장 낙찰률과 낙찰가율이 하락함으로써 연체 회수율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지난해 상반기 부동산 거래가 급격히 줄어들었던 시점에 경매 낙찰가율이 급락하면서 연체의 정상화율이 크게 하락한 바 있다"고 분석했다.

여기에 12·16 대책에 따른 영향은 규제 타깃인 강남 3구 등 고가 아파트 밀집 지역이 아닌 상대적으로 투자 수요가 약한 수도권 외곽, 지방에 더 크게 미치면서 시장 불균형을 초래하고 있다.

서 연구원은 "이런 현상이 장기화되면 부동산 PF, 상업용 부동산 여신의 부실화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부동산 여신 부실화는 결국 은행 건전성에도 악영향을 준다는 얘기다.

은행의 대손비용률은 향후 추가 상승할 여지도 높다. 부채의 증가, 경기 부진 등의 요인으로 가계 및 기업의 채무 상환 능력이 갈수록 악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제조업, 자영업, 임대사업자 등 기업들의 이자보상 배율은 갈수록 하락, 1배 미만인 기업이 35%까지 상승했으며 가계 부채 역시 세계 최고 수준으로 더 이상 감내하기 어려운 수준으로 올라선 상황이다.

서 연구원은 "현재 0.08%까지 내려간 4대 은행의 대손비용률은 2020년 이후 0.3%까지 상승할 것으로 추정한다"며 "부동산 시장 침체가 예상보다 심해지거나 사모펀드에 이어 해외 부동산 펀드 등의 부실화가 가속화될 경우 대손비용율은 이보다 높아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내다봤다.

이런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서는 은행이 늘어난 대손비용을 흡수할 능력 즉 안정적인 마진과 수수료를 통한 충분한 수익력을 확보하는 것이 유일한 방책으로 꼽히고 있다. 이에 따라 은행들이 가격(금리)과 수수료 정상화에 나설지도 관심이 주목된다.

그러나 시장 상황은 기대와 다르게 움직이고 있다. 지난해 8월, 10월 기준금리 인하로 은행들의 순이자마진이 일제히 하락한 가운데, 불완전 판매 이슈까지 발생하면서 예상치 못한 영업외적 비용 부담을 떠안고 있다.

서 연구원은 "4분기에도 마진이 평균 0.05%포인트 하락했고, 하반기에만 0.11%포인트 하락했다. 4분기 순이자마진이 계속 유지되더라도 2020년 순이자마진은 전년 대비 0.1%포인트 하락할 것"이라며 "기준금리의 추가 인하 시 최소 0.03~0.05%포인트 이상 추가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는 "결국 문제의 해결은 은행의 신뢰도 하락을 위한 자구 노력과 함께 정부의 시장 개입 축소를 통한 가격(금리)와 수수료의 정상화에서 찾을 수밖에 없다"며 "자산관리 시장의 개편을 위해 수수료 정상화 등 제도 개선책을 마련한다면 은행산업은 위기를 기회로 전환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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