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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책은행 명예퇴직 확대 '갑론을박'

퇴직금 확대·위로금 항목 신설로 인력구조 효율성 제고 필요
평균연봉 1억…"자체비용으로 해결" 불구 부정적여론 우려도

신주식 기자 (winean@ebn.co.kr)

등록 : 2020-02-18 11:50

▲ ⓒEBN, IBK기업은행

정부와 국책은행 노사가 명예퇴직 확대방안 논의를 위해 3개월만에 다시 머리를 맞댄다. 현재의 무늬뿐인 국책운행의 명예퇴직 제도가 시중은행 수준으로 개선되는 전환점이 마련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노조는 퇴직금 확대를 비롯해 위로금 항목 신설 등 시중은행과 비슷한 조건의 명예퇴직 실시로 인력구조의 효율성을 높여야 한다는 점을 강조할 예정이다. 하지만 국책은행이라는 특성상 부정적일 수 있는 여론을 외면하기 힘들어 고민이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IBK기업은행, 한국수출입은행, KDB산업은행 노사는 오는 19일 광화문 모처에서 명예퇴직 확대방안을 논의한다. 경제사회노동위원회가 주관하는 이번 회의는 기업은행·산업은행 주무부서인 금융위원회와 수출입은행 주무부서인 기획재정부 관계자도 참석할 예정이다.

지난해 11월 열린 킥오프회의에서 상견례와 논의방향 등에 대해 논의한 국책은행 노조들은 이번 회의에서 좀 더 구체적인 안을 사측 및 정부기관에 제시할 것으로 보인다.

윤종원 기업은행장이 기업은행의 명예퇴직 확대를 적극 추진하겠다고 밝힌데 이어 방문규 수출입은행장도 이에 찬성하는 입장을 보이면서 국책은행의 명예퇴직 관련 논의는 활기를 띄고 있다.

기업은행 노조 관계자는 "국책은행이라는 특성상 시중은행과 달리 노사합의 뿐 아니라 정부와도 논의해야 한다는 문제가 있다"며 "은행장이 명예퇴직 확대에 힘을 실어준다면 적극적인 논의가 이뤄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논의에서는 명예퇴직금 지급기준 확대와 위로금 지급기준 신설 등이 주요 쟁점으로 논의될 전망이다.

지난해 3월 28일 개정된 '공공기관의 혁신에 관한 지침'에서는 명예퇴직금 지급기준 등에 대해 "공공기관의 명예퇴직은 20년 이상 근속하고 퇴직하고자 하는 때로부터 1년 이내에 정년이 도래하지 않은 자에 한하여 실시하되, 기준급여는 기본급 또는 월평균임금의 45% 중 택일한다"고 규정했다.

또한 ▲정년이 명예퇴직 신청 시로부터 5년 이내에 도래하는 경우에는 정년까지 남은 기간의 2분의 1 ▲정년이 명예퇴직 신청 시로부터 5년 이후 10년 이내에 도래하는 경우에는 정년까지 남은 기간의 4분의 1을 인정한다.

이와 같은 지침으로 국책은행 임직원은 명퇴보다 임금피크제를 선택하고 있으며 이는 인력운용에 부담을 가중시키는 요인이 되고 있다.

국책은행 노조는 은행이라는 특수성을 인정해 일반 시중은행과 비슷한 수준으로 명예퇴직을 확대함으로써 효율성을 높여야 한다는 입장이다.

노조 관계자는 "국책은행은 스스로 수익을 창출해 사업을 추진하는 만큼 정부 예산이 소요되지 않고 명예퇴직으로 인한 일시적인 비용부담도 자체 재원으로 감당할 수 있다"며 "다른 공공기관들과의 형평성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있으나 특성상 수익을 낼 수 없는 공공기관의 경우 명예퇴직 확대를 위해서는 정부 예산이 투입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일반 시중은행의 경우 명예퇴직시 정년까지 남은 기간만큼의 연봉과 함께 위로금, 자녀 학비 등을 추가로 지급하는 경우가 많다.

공공기관의 임금인상률 등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정하는 기재부가 회의에 참여하며 위로금 항목 신설 등에 대해서는 해당 기관 주무부서가 결정한다는 관련규정에 따라 기업은행·산업은행 주무부서인 금융위도 논의에 나선다.

명예퇴직 확대 필요성에 대해서는 노조 뿐 아니라 기재부·금융위도 공감하고 있으나 기본급 또는 월평균임금의 45%로 제한된 퇴직금을 얼마나 확대할 것인지와 함께 위로금 등의 항목을 신설하는 문제에 대해서도 고민은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국책은행 임직원의 평균연봉은 1억원 수준으로 정년이 얼마 남지 않은 고연차 직원의 명예퇴직시 잔여 연봉을 온전히 지급한다면 일시적으로 비용부담이 늘어나게 된다. 시중은행과 비슷한 수준의 위로금과 같은 항목을 신설할 경우 국책은행이라는 이유로 여론의 뭇매를 맞게 될 수도 있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스스로 벌어서 사업을 추진하고 있음에도 국책은행이 정부의 예산을 지원받아 운영되고 있다는 선입견은 앞으로도 사라지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며 "노조는 시중은행과 비슷한 수준의 조건을 요구하겠지만 매년 수백억원의 비용이 퇴직금으로 지급될 경우 부딪히게 될 부정적인 여론에 대한 부담이 논의를 진전시키는데 가장 큰 걸림돌로 작용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