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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의 역습 "미루던 수신금리 인하, 줄줄이~"

예대율 관리 성공·오픈뱅킹 경쟁 안정…시장금리 하락세에 추가 인하도
실적 전망·코로나19 따른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도 NIM 정상화 부추겨

이윤형 기자 (y_bro_@ebn.co.kr)

등록 : 2020-02-18 14:16

▲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에도 예·적금(수신) 상품 금리를 낮추지 않던 시중은행들이 이달부터 수신 금리 인하에 나서고 있다.ⓒ게티이미지뱅크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에도 예·적금(수신) 상품 금리를 낮추지 않던 시중은행들이 이달부터 수신 금리 인하에 나서고 있다.

시중은행들은 새 예대율(예금·대출 비율) 규제와 오픈뱅킹 경쟁 등으로 금리 조정 눈치싸움을 벌여왔다. 하지만 올해 초 새 규제에 맞춰 예대율을 안정적으로 관리하는데 성공한데다 시장금리의 하락 추세를 더 이상 거스를 수 없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일각에서는 대출과 연체율 변동성에 따른 은행권의 실적 악화 전망을 대비한 순이자마진 정상화라는 해석도 깔고 있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은행과 우리은행은 지난 10일부터 일부 예금 상품의 금리를 낮췄다. 신한은행과 하나은행도 수신금리 인하를 검토 중이다.

국민은행은 '국민수퍼정기예금 단위기간금리연동형' 상품의 연동단위기간(1~6개월) 금리를 기존 0.7~1.1%에서 0.6~1%로 내렸다. 'KB국민UP정기예금' 역시 계약 기간에 따라 1.35~1.5%이던 금리를 1.1~1.3%로 낮췄다.

우리은행은 'WON(원) 예금'과 '위비정기예금'의 금리를 낮췄다. 가입기간에 따라 연 0.5~0.95%던 WON 예금의 기본금리를 연 0.5~0.87%로 낮춘 것이다. 위비정기예금의 1년 만기 금리는 연 1.4%에서 연 1.1%로 0.3%포인트 내렸다.

시중은행들이 하나둘 상품금리 인하를 단행하고 있지만, 이는 시기적으로 상당히 늦은 결정이다. 지난해 10월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1.50%→1.25%)에도 지금까지 시중은행들이 수신금리를 내리지 않았기 때문이다. 주요 시중은행은행 중에선 NH농협은행만 기준금리 인하 두 달여 만인 지난해 12월 주요 예금상품의 금리를 최대 0.25% 내렸었다.

은행들이 공격적으로 수신금리 인하에 나서지 않은 건 올해부터 도입된 새 예대율 규제와 오픈뱅킹 시행의 영향이 컸다. 비용 절감만 고려해 수신금리를 내렸다가 다른 은행들에 예금고객들을 빼앗겨 예대율이 높아질 수 있고, 오픈뱅킹 시행 초기 고객 이탈을 막을 유인도 잃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최근 시중은행들은 모두 예대율을 기준 내에서 관리하고 있다. 지난달 기준 신한은행 예대율은 97.3%, 우리은행은 98.1%, 하나은행은 98.0%다. 국민은행은 지난해 12월 기준 98.7%다. 오픈뱅킹 시행이 3개월째로 접어들면서 은행 간 경쟁이 수그러든 것도 이유로 꼽힌다.

올해 은행들이 충당금과 대손비용 증가에 따른 피해를 흡수해야 하는 상황에 순이자마진까지 하락할 전망까지 보이는 것도 늦게나마 금리 조정을 단행하는 이유로도 꼽힌다.

실제, 지난해 발생한 해외금리 연계 파생결합펀드(DLF)와 라임 사태 등으로 여전히 해소되지 않은 충당금 부담이 산적한 상황이다. 또 정부의 부동산 대책에 따른 대출 실적 악화와 대손비용 증가도 예상되고 있다.

여기에 지난해 8월, 10월 기준금리 인하로 은행들의 순이자마진이 일제히 하락한 가운데 하락세는 향후 더 커질 가능성도 남아있다.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은행들의 순이자마진은 평균 0.05%포인트 하락했고, 하반기에만 0.11%포인트 추가 하락했다. 4분기 수준으로 유지되더라도 올해 순이자마진은 전년 대비 0.1%포인트 하락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 은행들의 금리 조정 결정은 그 폭을 키울 가능성도 제기된다.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경제 위축이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로 이끌 수 있기 때문이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기준금리인하를 신중하게 판단해야 한다는 입장을 내놓았지만 코로나19로 위축된 경제심리를 녹이기 위해 2분기 금리인하론이 힘을 받는 상황이다.

기준금리 인하의 선행지표인 채권금리 역시 코로나19 사태 이후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지난 1월 20일 1.455%에서 첫 확진자가 나온 이후 2월 들어 1.2%대까지 하락했다.

이와 관련해 이 총재는 "(코로나19가)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어느 정도일지 가늠하기 어렵다"며 "(통화정책의) 효과도 효과지만 그에 따른 부작용도 함께 고려해 신중히 판단해야 한다"고 신중하게 말했다.

그러면서도 "중국경제와의 높은 연관성과 국내 경제주체들의 심리 위축을 고려할 때 (코로나19가) 우리 경제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은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발언했다. 기준금리 인하의 필요성을 인정한 것이다.

금융권도 이 총재의 발언을 두고 한국은행이 코로나19의 영향이 경제지표로 확인된 후 금리인하를 검토하겠다는 것으로 풀이하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금리를 결정하는 지표들이 하향곡선을 그리고 있는 만큼 한은이 통화정책 결정 방안을 더 완화적으로 가져갈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며 "이미 시장금리가 내려갈대로 내려간 만큼 시중은행들도 추가 상품 금리 인하에 나설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기준금리의 추가 인하 시 최소 0.03~0.05%포인트 이상 추가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