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시간 : 2020년 04월 01일 17:19
EBN
페이스북 트위터 네이버뉴스스탠드
실시간 News

금소처장에 법전문가냐, 풀뿌리금융 학자냐…'청와대 선택은'

금감원 부원장 적임자 놓고 청와대 인사검증 단계
'법 원칙주의자' 김용재 vs '풀뿌리 금융' 김헌수

김남희 기자 (nina@ebn.co.kr)

등록 : 2020-02-21 16:52

▲ ⓒ연합뉴스
김용재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사진 왼쪽>와 김헌수 순천향대 교수<사진 오른쪽>가 금융감독원 신임 금융소비자보호처장(부원장) 자리를 두고 경합하고 있다.

금소처는 고위험 금융상품에 대한 기능별 감독을 강화하기 위한 조직이다. 합동 현장조사 등을 통해서 소비자피해를 유발하는 금융상품을 사전적으로 조사하고, 사후적으로는 소비자 구제에도 나서는 조직이다. 제2의 DLF(파생결합펀드) 사태, 라임 사태를 예방하기 위해 윤석헌 금감원장이 지난 1월 조직과 권한을 크게 키웠다.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청와대는 현재 신임 금소처장 등 부원장급 후보에 대한 인사검증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후보는 금융위 측이 추천한 김용재 교수와 금감원 측이 추천한 김헌수 교수로 전해진다. 금감원 부원장은 금감원장이 제청한 후 청와대가 인사검증하고, 금융위원회가 임명하는 과정을 거친다.

김용재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금감원과 협업해온 이력이 있는 금융법 전문가다. 아울러 법리에 근간한 원칙주의자로 평가 받고 있다. 그는 서울대 법학과에 입학해 미국 위스콘신주립대학교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2009년~2011년 금감원 제재심의위원으로도 활동한 바 있다. 이밖에 금융투자협회 자율규제위원회, 금융위 금융발전심의회, 금감원 금융감독자문위원회에 몸담은 경험이 있어 금융당국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것으로 알려진다.

흥미로운 점은 김용재 교수 역시 윤석헌 원장처럼 중소기업 편에서 키코 사태를 판단한 학자란 점이다. 2013년 대법원 공개변론에서 김용재 교수는 기업 측 참고인으로 나섰다. 당시 김용재 교수는 "키코는 사실상 환율변동에 따른 은행의 위험을 중소기업들에 떠넘긴 고위험상품"이라며 "그런데도 은행 측은 상품을 판매하면서 적합성 원칙과 설명의무를 준수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그는 "키코는 도박 계약과 비슷하다"고 강조했다.

금융위가 김용재 교수를 추천한 배경으로는 평소 금감원 임원들에 대한 세평을 감안한 포석으로 분석된다. 현직 금감원 임원들은 경제와 경영 및 금융 학자 출신으로 금융 철학과 경제 사상은 풍부하지만 금융감독 법리적으로는 치밀하지 못하다는 세평을 받은 바 있다. 금융위는 이같은 점을 고려해 사회적으로 합의된 금융 원칙 전문가로 김용재 교수를 추천한 것으로 해석된다.

윤석헌 원장이 추천한 부원장 후보 김헌수 교수는 부산대학교를 졸업하고 조지아주립대학교에서 석·박사를 취득했다. 이후 금융감독원 자문위원과 금융위원회 금융발전심의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한 바 있다. 김헌수 교수는 소비자 보호를 강조하는 윤 금감원장의 금융철학과 가장 잘 맞닿아 있는 인물로 평가된다.

특히 김헌수 교수는 소비자보호를 무엇보다 중요시하는 보험 전문 학자다. 1999년 생명보험사 상장에 대한 공청회 때 보험사 이익 일정부분이 보험소비자로 환원돼야 한다고 주장해 '풀뿌리 금융론'자로 꼽히고 있다. 1% 슈퍼리치를 위한 효율성 보다는 99%의 금융소비자를 중심에 놓고 본다는 의미다. 평소 보험업 혁신에 관심이 많았던 윤 원장은 2018년 보험 산업 혁신방안 TF 위원장으로 김헌수 교수를 낙점하기도 했다.

한편 금감원은 DLF 사태 이후인 올해 1월 금소처를 확대 개편했다. 감독·검사·분쟁조정·제재까지 모두 가능해져 파워풀한 기능을 도맡게 됐다.

소비자 피해예방 부문에서는 금융상품 약관심사, 금융상품 모집·판매, 금융상품 광고·공시, 불공정거래 관행 등 상품 판매 전반에 대해 감독 기능을 갖고, 소비자 권익보호 부문에서는 민원·분쟁·검사 기능을 수행하게 됐다. 또 막대한 소비자 피해를 초래한 제재 안건에 대해서는 협의할 권한도 부여됐다.

금융권에서는 이 같은 금소처 확대를 걱정하고 있다. 금융회사 입장에서는 수검 부담이 늘고, 소비자를 보호하는 만큼 이익을 포기해야 한다는 시각에서다. 또 민원과 분쟁 정보를 가지고 금융사 검사에 착수하는 일이 많아질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