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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악의 석유 시황, 웃는 현대오일뱅크…왜?

코로나19 영향 역마진 지속...벙커C유 최저 수준 크랙마진 유지
40% 고도화율 가장 높아 수익률 1위

윤병효 기자 (ybh4016@ebn.co.kr)

등록 : 2020-02-28 14:28

▲ 현대오일뱅크의 고도화설비인 아스팔텐 분리공정(SDA).

코로나19 영향으로 최악의 석유 시황이 벌어지고 있지만, 벙커C유 가격 하락으로 고도화설비를 통한 마진은 개선되고 있다. 40%의 가장 높은 고도화설비율을 보유 중인 현대오일뱅크는 지난해 4분기에 이어 올 상반기에도 업계 최고 수익률이 예상된다.

28일 정유업계에 따르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영향으로 석유 수요가 감소하면서 한 달 이상 석유제품 역마진이 발생하고 있다.

SK증권에 따르면 27일 기준 배럴당 정제 단순마진은 -1.1달러이며, 복합마진은 2.9달러, 1달 레깅 복합마진은 -8.7달러다.

단순마진은 원료인 원유가격과 1차 정제설비(CDU)를 거쳐 생산된 제품가격 간의 차이이고, 복합마진은 고도화설비로 불리는 중질유분해설비(RUC)까지 마친 제품가격 간의 차이를 말한다. 1달 레깅은 원유의 실질적인 운송기간을 감안한 수치이다.

1달 레깅 복합마진은 한 달 전부터 역마진이 발생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정유업계가 팔면 팔수록 손해를 보는 상황이 진행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자세히 들여다 보면 정유사별로 상황이 다르다. 가격이 낮은 벙커C유를 재정제해 가격이 높은 휘발유, 경유 등을 생산하는 고도화설비율이 높은 정유사는 현재의 최악 상황에서도 수익을 내고 있다.

국내 정유업계의 총 정제능력은 하루 327.4만배럴이며, 평균 고도화설비율은 34.5%이다. 업체별 정제능력과 고도화율은 ▲SK이노베이션 111.5만배럴(SK에너지 84만배럴, SK인천석유화학 27.5만배럴), 29.2% ▲GS칼텍스 80만배럴, 34.3% ▲현대오일뱅크 69만배럴, 40.6% ▲에쓰오일 66.9만배럴, 33.8% 이다.

현 상황에선 고도화설비율이 가장 높은 현대오일뱅크가 가장 유리한 것으로 평가된다. 이는 시황 악화가 발생하기 시작한 지난해 4분기 실적에서 증명됐다.

현대오일뱅크는 별도기준으로 지난해 4분기 매출 4조9283억원, 영업이익 599억원을 거둬 영업이익률 1.2%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SK이노베이션 석유사업(정유)은 매출 8조4631억원, 영업이익 1114억원을 거둬 영업이익률 1.3%를 기록했고, GS칼텍스 석유사업은 매출 6조9944억원, 영업이익 269억원을 거둬 영업이익률 0.4%를 보였다. 에쓰오일 정유사업은 매출 5조635억원, 영업손실 797억원을 기록했다.

SK이노베이션 석유사업에는 영업이익률 10% 이상을 기록 중인 자회사 SK트레이딩인터내셔널 실적이 합쳐진 점을 감안하면 실질적으로 현대오일뱅크의 영업이익률이 가장 높은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이 같은 추세는 올 상반기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코로나19 영향으로 역마진에서 저마진 상황이 유지되는 가운데, 고도화설비 원료인 벙커C유 가격이 계속 약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하이투자증권에 따르면 27일 벙커C유를 고도화설비로 재정제 했을때 생기는 1달 레깅 크랙마진은 휘발유(92RON) 0.4달러, 경유(0.5%) 1달러, 등유/항공유 0.4달러이며, 선박용경유(MGO)는 9달러이다.

국제해사기구(IMO)가 올해부터 선박 연료유의 황함량을 기존 3.5%에서 0.5%로 낮추는 IMO2020 규제를 실시하면서 저유황 선박연료유의 마진율이 크게 개선됐다. 정유업계는 고도화설비 운영을 저유황 선박유로 최적화시키면서 수익을 끌어내고 있다.

현대오일뱅크는 아스팔텐분리공정(SDA) 등을 통해 매월 25만톤 이상의 저유황 선박유 '현대스타'를 생산해 매월 완판을 기록하고 있다. 현대오일뱅크는 이 판매로 연간 2000억~3000억원의 영업이익을 예상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영향이 최소 1분기까지 지속되고, 벙커C유 가격은 계속 약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며 "올 상반기에는 고도화설비율에 따라 정유사별로 실적이 나뉠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