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오일뱅크 지분 매각 분쟁이 2차전에 돌입했다.
2대 주주인 현대중공업이 지난달 25일 이사회를 개최하고 IPIC가 보유하고 있는 현대오일뱅크 주식 1억7천여만주(70%) 전량에 대한 주식매입권리 행사를 통지하자 IPIC측이 어떤 사항도 위반한 것이 없다면서 계속 방해한다면 30%의 지분도 매입할 것이라고 경고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특히 IPIC(International Petroleum Investment Company)의 경우 이번 지분매각 분쟁과 관련, 승소할 수 있다는 강한 자신감까지 내 비치는 등 사실상 법률적인 검토까지 마친 것으로 전해졌다.
주주간 계약 위반은 현대중공업이 했다
8일 IPIC는 성명서를 통해 "현대중공업 등 주주들은 근거없는 법적 분쟁을 통해 매각 절차를 방해함으로써 지난 2003년 맺은 주주간 계약을 스스로 위반했다"고 지적했다.
또 "신속하게 시정하지 않으면 당시 계약에 따라 나머지 30% 지분을 매각하라고 요구하겠다"고 밝혔다.
IPIC에 따르면 제3자에 대한 매각을 추진하기에 앞서 하노칼 홀딩과 IPIC 인터내셔널은 현대중공업 등 현대주주들에게 먼저 매입조건을 제시할 기회를 줬지만 아무런 답변을 받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경쟁입찰 방법을 통해 매각을 추진했고, 현대측에도 절차에 참여할 것을 통지했지만 경쟁입찰 절차에도 참여하지 않았다는 것.
이와 함께 IPIC는 "제3의 매수희망자들에게 보유한 일부 주식(50%)과 관련, 현대측이 우선매수권(right of first refusal)을 보유하고 있음을 명확히 했고 확인까지 받은 상태"라고 설명했다.
현대측이 매각절차 이전 및 진행 중에 매입조건을 제시하지 않고 매각 절차를 방해했다는 것.
IPIC 관계자는 "현대측이 주장한 2003년 주주간계약 위반으로 인해 하노칼 홀딩과 IPIC 인터내셔널은 2003년 주주간계약이 정한 바에 따라 현대오일뱅크 주식을 할인된 가격에 매도할 의무가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면서 "이는 제3자가 제시한 높은 가격을 지불하는 것을 피하고 낮은 가격에 매입하기 위한 부적절한 의도"라고 주장했다.
IPIC는 아부다비 정부 기업…´먹튀´ 아니다
´먹튀´ 논란도 일축했다. 지분매각은 현대오일뱅크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주주가치도 극대화 하기 위해 추진된 프로젝트라는 것이다.
IPIC는 "아랍에미레이트 아부다비 정부 소유로 단기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노력하는 벤처케피탈 혹은 사모펀드투자자(private equity investor)가 아니다"면서 "직접 또는, 관계사를 통해 전세계 석유산업에 전략적 장기투자를 하고 있고 회사설립 20년이 넘는 기간 동안 완전히 처분(exit)한 사실이 없다"고 강조했다.
특히 "하노칼 홀딩은 지난 1999년 현대오일뱅크 주식 50%를 취득, 현대측 주주들과 계약을 통해 대주주가 됐다"면서 "당시 현대측이 지명한 대표이사의 경영하에 있던 2000년 및 2001년에 막대한 손실이 발생했다"고 지적했다.
결국 IPIC는 회사 존속에 필요한 재정적 지원을 제공했지만 현대측의 경우 어떠한 제정적 지원도 제공하는 것을 거부했다고 주장했다.
이후 하노칼 홀딩이 지명한 새로운 경영진이 선임돼 경영과 재무상태다 개선됐고 2003년에는 새로운 주주간계약이 체결됐다.
2003년 주주간계약에 따라 하노칼 홀딩은 2006년 현대측으로부터 20%의 주식을 추가로 취득했고, IPIC 인터내셔널은 하노칼 홀딩으로부터 20%를 취득, 총 70%를 보유하게 됐다.
IPIC는 "현대오일뱅크를 세계적인 정유회사로 만들기 위해 1조2천억원 규모의 BTX 프로젝트 및 2조1천억이 투입되는 업그레이드 프로젝트(중질유분해시설) 등 2개의 대규모 투자를 추진중"이이라고 강조했다.
또 "현대오일뱅크 성장에 기여하고 주주가치를 증대할 수 있는 전략적 투자자를 찾기 위해 매각을 추진했다"면서 "최소 20%에서 최대 50%의 주식을 처분하려고 했다"고 덧붙였다.
한편, 현대중공업은 이번 IPIC의 성명서 발표에 대해 검토중이며 빠른 시일내에 입장을 표명하겠다"고 답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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