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트롤타워가 없는 삼성그룹의 서초동 시대는 순탄하게 열릴 수 있을까.
24일 삼성에 따르면 삼성은 창립 70주년을 계기로 새로운 도약을 위해 삼성전자 등 주요 계열사를 서초동 한 곳에 모은 ´서초타운´을 계획해 왔다.
서초타운은 세 개의 건물로 구성돼 있는데 가장 먼저 완공된 A동(35층)에는 작년 삼성중공업과 삼성경제연구소, 삼성생명 강남사업부가 입주했고 B동(32층)에는 올 2월 삼성물산이 들어갔다.
그런데 43층으로 세 동 가운데 제일 큰 건물인 C동에는 그룹 내에서도 가장 비중이 큰 계열사인 삼성전자와 그룹 전략기획실이 들어설 계획이었는데, 이 C동은 한 동안은 빈 건물로 남아 있어야 할 처지가 됐다.
우선 그룹의 전략기획실은 삼성그룹 쇄신안 발표와 함께 7월1일까지 해체되는 수순을 밟고 있어 서초타운에 입주하는 것 자체가 불가능해졌다.
여기에 더해 삼성전자는 애초 5월 삼성타운에 입주할 계획이었다 6월로 한 차례 연기했지만 지금으로선 6월 이전도 힘든 상황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5월에서 6월로 이전 계획을 한번 연기한 바 있지만 지금으로선 언제 서초동으로 이전할지 계획도 못 잡고 있다"고 말했다.
그 동안 삼성전자는 특검 수사로 인해 회사 이전 준비는커녕 인사와 투자계획 등 중장기 경영계획 등 핵심 의사결정도 내리지 못하는 등 어려움을 겪어 왔는데, 수사가 끝난 지금으로선 그동안 미뤄왔던 급한 사안부터 처리를 하는 것만으로도 빠듯하기 때문이다.
물론 예정보다 C동의 공사가 늦어지고 있는 것도 한 요인이다. 그러나 삼성건설은 현재 마무리 공사가 진행 중이며, 6월 안으로는 충분히 완공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무엇보다 서초타운에 계열사들이 모였지만, 정작 삼성 조직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해 줄 수뇌부가 사라졌다는 점이 서초타워를 바라보는 삼성 임직원들을 허탈하게 만들고 있다.
한 계열사 관계자는 "사장단 회의를 통해 계열사 간 경영 활동을 조율하고 협의하게 된다고는 하지만, 59개 계열사로 이뤄진 방대한 조직인 삼성그룹이 구심점을 잃고 혼란을 겪지 않을지 걱정하는 목소리가 많다"고 말했다.(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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