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OLED 합작법인 설립..일본 추격 뿌리친다

송고 2008.07.15 08:34 | 수정 2008.07.15 08:32

삼성전자와 삼성SDI가 15일 ´꿈의 디스플레이´로 불리는 유기발광다이오드(AM OLED) 사업에 힘을 합치기로 한 것은 조기에 시장 주도권을 거머쥐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으로 보인다.

그동안 두 회사는 차세대 디스플레이로 각광받는 OLED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형제´간에도 불구하고 치열한 경쟁을 펼쳐왔다.

삼성SDI는 OLED 사업을 미래성장동력으로 삼아 일찌감치 기술력 확보에 나서 세계 최초로 4세대 OLED를 양산하는 성과를 거뒀고 삼성전자도 LCD총괄 산하에 모바일LCD 사업부를 두고 OLED 대형화 연구에 박차를 가해왔다.

그러나 삼성이 이날 ´OLED 합작법인 설립´이라는 형식으로 서둘러 교통정리를 하게 된 것은 더 이상 후발업체들의 추격을 수수방관할 순 없었기 때문이다.

LG디스플레이는 이달중으로 1천억원 규모의 OLED 설비투자를 진행키로 했다. 지난달에는 모바일사업부와 연구소 등으로 뿔뿔이 흩어져 있던 연구개발 및 영업 인력을 한데 모아 OLED사업부를 별도조직으로 신설하는 등 속도를 내고 있다.

일본 업체들은 정부 지원아래 연합전선을 구축해 위협하고 있다. 기술에는 앞섰으나 양산 경쟁에서 뒤져 한국에 패권을 내어준 LCD(액정화면)의 전철을 밟진 않겠다는 각오다.

일본 언론에 따르면 소니와 샤프, 도시바, 마쓰시타가 40인치 이상 대형 OLED 패널 양산에 필요한 기초기술 개발에 나서기로 했고, 이 프로젝트에 일본 정부는 35억엔(약 3조5천억원)의 자금을 대기로 했다.

이 같은 한일 후발업체들의 맹추격에 맞서 삼성전자와 삼성SDI가 손을 잡고 OLED 사업에 진력하기로 함에 따라 삼성의 경쟁력은 한층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 관계자는 "삼성SDI는 양산에는 앞섰으나 PDP 사업 적자로 인해 투자여력이 부족하고 삼성전자는 자금력과 대형화 능력을 갖췄지만 양산 경험이 부족하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와 삼성SDI가 서로 부족한 양산능력과 자금력을 일시에 보완해 탄생시키는 합작법인은 물리적, 화학적으로 상승작용을 일으켜 상당한 시너지 효과를 낼 것으로 보인다.

사업분야가 다양한 삼성전자나 삼성SDI와는 달리 새로 설립되는 합작법인은 오로지 OLED 사업에만 전념하게 되는데다 향후 독자생존까지도 모색해야 하기 때문에 조기 양산체제 구축에 더욱 힘을 낼 수 밖에 없는 구조라는 분석이다.

삼성 최고위 관계자가 "우리는 ´종합 디스플레이´를 지향한다. LCD, PDP는 물론 OLED 사업을 절대 포기할 순 없다. 반드시 세계적인 리더십을 갖춰나가야 한다"고 독려한 대목도 향후 합작법인의 행보에 채찍이 될 것으로 보인다.(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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