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클로드 트리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가 올 들어 지구촌을 뒤흔든 국제유가 급등 배후에 투기세력이 있음을 시사, 파장이 예상된다.
6일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트리셰 총재는 전날(5일) 프랑크푸르트에서 열린 한 국제회의에 참석, 연설을 통해 이러한 견해를 밝혔다.
트리셰 총재가 유가 급등 배후에 투기세력이 있음을 시사하기는 처음이다.
그는 투자가들이 유동성을 확대하고 가격조정 과정을 더욱 효율적으로 만듦으로써 원자재 시장에 ´도움이 되는´ 역할을 했을 수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그러나 이로 인해 야기된 시장의 취약성이 가격 변동성을 높였고 이 와중에 향후 가격 상승을 예상한 석유 생산자의 재고 비축 및 감산을 초래했다고 지적했다.
트리셰 총재는 이러한 현상이 근본적인 경제적 요인 이상으로 가격이 ´과장´되게 형성되도록 했을 수 있다면서도 현존하는 증거들은 "논란 없이" 이를 입증할 수 없다는 점도 인정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앞서 앨런 그린스펀 전(前)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도 지난 달 FT와 가진 인터뷰에서 국제유가의 급격한 상승에 투기가 주요 원인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올 상반기를 거치면서 급격히 상승곡선을 그은 국제유가는 지난 7월 한 때 배럴당 150달러에 육박했다가 반락, 지금까지 약 40달러나 떨어졌는데 유가 급등 배후에 투기세력이 있다는 의혹이 줄곧 제기돼 왔다.
그린스펀 전 FRB 의장에 이어 트리셰 ECB 총재까지 공식적으로 투기세력의 존재를 언급함으로써 향후 국제적으로 금융감독ㆍ조사 당국이 이에 대해 본격적으로 조사에 착수하게 될 것인지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브뤼셀=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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