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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려운 때 잘 나가는 얄미운 녀석들

  • 송고 2009.02.12 05:00 | 수정 2009.02.12 17:28
  • 박영국 기자 (24pyk@ebn.co.kr)

학창시절, 시험 문제가 아무리 어려워도 점수가 높게 나오는 ´얄미운 녀석들´이 꼭 있게 마련이다. 다들 형편없을 게 분명한 자신의 점수를 걱정하면서 은근히 하향평준화를 기대하건만, 문제의 그 녀석들은 똑같이 앓는 소리를 하면서도 막상 성적표가 나와 보면 결과는 확연히 차이가 난다.

전세계 산업계에 ´경기악화´라는 어려운 과제가 주어진 요즘에도 그런 얄미운 녀석들이 눈에 띈다. 다들 매출 부진으로 죽네 사네 하는 마당에 홀로 호황기 못지않은 실적을 내다 못해 경쟁자들의 부진을 틈타 시장 점유율까지 확대하는 녀석들이다.

LCD 패널 제조업체 중 1,2위를 다투는 삼성전자와 LG디스플레이는 두 회사를 합한 세계 시장 점유율(매출 기준)이 지난해 1~3/4분기까지 30%대 중·후반이었으나, 시황 하락이 시작된 4/4분기에는 오히려 40%를 넘어섰다.

특히 TV와 모니터, 노트북 등에 사용되는 대형 LCD 패널의 경우 지난해 1/4분기 43% 수준의 점유율이 4/4분기에는 53.6%로 10%포인트 이상 확대됐다.

휴대폰 업계에서는 LG전자가 ´얄미운 녀석´ 소리를 듣고 있다. 출하량 기준 업계 5위였던 LG전자는 3,4위 모토로라와 소니가 부진한 틈을 타 단숨에 3위로 올라섰다.

지난해 4/4분기 모토로라는 53%의 출하량 감소를 기록한 반면, LG전자는 8.4%의 증가를 나타냈고, 연간 출하량에서도 모토로라가 37% 감소를 보이는 사이 LG전자는 25.1%의 증가율로 3위 자리를 빼앗았다.

업계 2위 삼성전자도 지난해 4/4분기와 연간 출하량 증가율 14.1% 및 22%를 기록하며 점유율을 확대했다.

비단 전자업계 뿐만이 아니다. 현대·기아차는 올 1월 최대 자동차 시장인 미국에서 미국 빅3와 일본의 경쟁사들이 일제히 30~50% 수준의 판매량 감소를 나타낸 가운데 유일하게 3%대의 판매 증가를 기록하며 가뜩이나 경영 위기로 심란한 빅3의 염장을 질렀다.

국내 조선업계 역시 "중국에 따라잡힐 날이 머지않았다"는 말이 무색하게 세계 1~6위 자리를 확고히 하고 있을 뿐 아니라 오히려 위상을 더욱 강화하며 "아직 멀었다"고 면박을 주고 있다.

글로벌 금융위기 및 실물경기 침체로 선박 발주가 급감, 경쟁력이 떨어지는 중국 조선소들이 상대적으로 더 큰 타격을 입고 있는데다, 발주취소도 중국 조선사들에 집중되고 있는 반면, 국내 조선소들은 높은 기술력과 자금력 등을 바탕으로 경쟁력을 유지해 나가고 있는 것.

이런 ´얄미운 녀석´들의 가장 큰 특징은 어려운 상황일수록 더욱 돋보인다는 점이다. 시험 문제가 어렵게 나올수록, 겉으로는 앓는 소리를 할지언정 속으로는 ´변별력´을 높인다며 희희낙락하는 녀석들이다.

최근 각 기업별 실적발표 때마다 수장들은 하나같이 "지난해는 힘들었다. 올해는 더 힘들 것이다"라고 엄살을 떨면서도 ´위기는 곧 기회´라는 말을 빼놓지 않는다. "죽을 놈은 죽고, 살아남는 자는 더 큰 시장을 차지한다"는 의미, 즉 기업 간의 ´변별력´을 강조하는 소리다.

우리는 이런 ´얄미운 녀석´들이 "시험 끝났으니 오늘은 놀아야지"라고 떠벌이고는 곧바로 독서실로 직행한다는 사실도 알고 있다.

지금 이 시간에도 삼성과 LG, 현대·기아차 등 대기업은 물론, 수많은 국내 중소기업을 포함한 ´얄미운 녀석´들이 ´위기를 기회로 만들´ 공부에 힘쓰며 해외 경쟁사들의 복통을 악화시킬 계책을 마련하고 있으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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