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2분기부터 점진적 지분축소
외국인 투자자들의 삼성전자 사랑이 식고 있다.
2008년 리먼 사태 이후 삼성전자 주식을 꾸준히 사모았던 외국인들은 올해 2분기부터 지분을 눈에 띄게 덜어냈다. 주요 매매주체인 외국인이 대장주(株)에 더는 매력을 못 느낀다는 사실은 전체 시장에도 부정적인 신호다.
1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삼성전자의 외국인 지분율은 49.0%로 집계됐다. 이는 2년 전인 2010년 7월15일(48.96%) 이후 최저 수준이다.
지분율이 훨씬 높았던 적도 있다. 외국인 지분율은 2004년 4월13일 60.1%로 최고치를 기록했다. 당시 삼성전자 주가는 61만6천원이었다.
문제는 최근 외국인 수급에서 심상치 않은 점을 포착할 수 있다는 사실이다.
외국인들은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43만원대까지 떨어진 삼성전자에 매력을 느껴 2008년 4분기부터 작년 3분기까지 12분기 연속으로 지분을 확대했다.
특히 2010년 11월 중순부터 올해 5월 말까지 외국인 지분율이 줄곧 50%를 웃돌았고, 그 사이 주가는 사상 최고치인 141만원대까지 뛰었다.
하지만 유로존 위기가 세계 금융시장에 충격을 준 5월 이후, 외국인들은 지난 4년 동안 지속한 비중확대 입장을 바꿨다. 삼성전자 투자에서 슬그머니 발을 빼기 시작한 것이다.
외국인 지분율은 지난해 3분기 평균 51.1%에서 4분기 50.8%로 주춤하더니 올해 1분기에 50.8%, 2분기에 50.3%로 축소됐다. 최근 추세대로라면 3분기(7~9월)에는 50%를 밑돌 전망이다.
삼성전자 매력이 예전과 같지 않다는 분석은 최근 외국계 증권사에서 나왔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메릴린치는 삼성전자의 올해 하반기 영업이익 증가율이 과거보다 줄어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반도체 가격이 약세고 유로화 가치도 하락해서 투자심리가 나쁘다고 진단했다.
이에 관해 노근창 HMC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 휴대전화 부문의 영업이익이 2년째 100%씩 성장했고, 스마트폰이 선진시장을 중심으로 성숙기에 들어서서 성장 곡선이 완만해질 것이라는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외국인이 차익실현 욕구를 느낀 동시에 유로존 위기를 관리하려고 유동성을 확보하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삼성전자의 외국인 비중이 줄고 주가가 횡보하거나 하락하는 모습은 전체 증시 전망을 어둡게 한다.
김철중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코스피의 단기 등락이 삼성전자에 달렸다고 볼 수 있다. 과거 삼성전자가 선행해서 조정을 받으면 3~4일 후에 중소형주 투매가 나타난 적이 많다"고 지적했다.(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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