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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싸라기' 한전 부지 쟁탈전…주민들 "팔리긴 하나 보네"

  • 송고 2014.07.23 09:15 | 수정 2014.07.23 11:50
  • 서영욱 기자 (10sangja@ebn.co.kr)

현대·삼성 자존심건 싸움 밖 '입맛만' 다시는 기업들

대형 개발에 인근 부동산 화색…삶의 터전 떠나야 하는 사람도

한국전력 본사 내부 전경 ⓒEBN

한국전력 본사 내부 전경 ⓒEBN

"강남 땅에서 지상에 저렇게 넓은 주차장 있는 곳 보셨어요? 이만한 땅은 이제 없죠. 이런 저런 말도 많았는데 이제 정말 팔리긴 하는 모양입니다" -한전 관계자

[삼성=서영욱 기자] 지상주차만 800대, 연습용 코트까지 보유한 테니스장 8면, 아이들이 뛰어 놀 수 있는 잔디 광장, 총 길이 1km의 산책로와 분수대 등을 갖춘 곳. 수도권 외각에 생기는 새 아파트단지에 어울릴 법한 구성이지만 이곳은 서울의 중심지, 그것도 비싼 땅값으로 유명한 삼성동 한국전력 본사다.

넉넉한 주차공간과 풍부한 복지시설로 강남땅에서 유일하게 '호사'를 누리던 한전이 이전을 본격화하면서 부지를 매물로 내놨다. 한전은 지난 17일 삼성동 본사 부지를 시장 가치를 반영한 최고가 일반 경쟁 방식으로 매각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한전 본사 부지는 전체 부지 규모만 8만㎡, 축구장 12개 크기에 달한다. 지난해 말 기준 공시지가는 1조5천억원이었지만 시가는 3조원을 훌쩍 넘을 것이란 평가를 받고 있다.

지난 22일 한전 관계자는 "적법성과 수익성, 투명성, 공공성 측면에서 가장 유리한 일반 매각 방안을 택하기로 결정했다"며 "개인과 법인, 공동입찰 등에는 자격 제한이 없고 매각 공고는 8월 말에 나올 예정"이라고 말했다.

보통 지방으로 이전하는 공기업들은 사용하던 건물이 팔리지 않아 이전비용 마련에 애를 먹고 있지만 한전이 당당하게 최고가 매각을 밝힌 이유가 있다. 바로 현대자동차그룹과 삼성그룹이 일찌감치 인수전에 참여하면서 자존심 대결을 벌이고 있기 때문이다.

한전 본사 내부에 있는 테니스장 ⓒEBN

한전 본사 내부에 있는 테니스장 ⓒEBN

부지 인수에 가장 적극적인 기업은 현대차그룹이다. 뚝섬 글로벌 비즈니스센터 건립이 무산되자, 대안으로 찾은 곳이 한전 부지다. 이곳에 흩어져 있는 계열사들을 한데 모으고 자동차 체험, 역사관 등을 꾸며 독일 폭스바겐, BMW 본사 못지않은 자동차 테마파크로 만들겠다는 게 현대차그룹의 구상이다.

삼성그룹은 한국감정원 부지를 삼성생명이 소유하고 있고, 이미 2009년에 포스코와 함께 부지 개발 청사진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인수전에 나설 것이란 게 업계 전망이다.

외국 기업 가운데는 중국 최대 부동산개발업체 녹지그룹, 미국의 세계적인 카지노그룹 라스베이거스 샌즈가 한전 부지에 관심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와 삼성이 한전 부지를 일찌감치 점찍어 놓은 탓에 업계에서는 질투어린 투정도 흘러나오고 있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공사 구간을 입찰할 때 현대나 삼성이 원하는 공구를 '찜'을 하면 다른 건설사들은 알아서 다른 공구를 선택한다"며 "한전 부지도 그 정도 자금을 마련할 수 있는 곳은 두 곳밖에 없겠지만 현대와 삼성이 '찜' 해 놓은 탓에 다른 기업들이 자금을 마련했다 해도 쉽게 입찰 참여 의사를 밝히기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또 "두 그룹이 마음만 맞으면 가격을 맞출 수 있기 때문에 일종의 담합이 이뤄질 수 있는 것 아니냐"고도 덧붙였다.

◆ 서울시 내 모처럼 분 대형 개발바람…부동산시장 기대감↑

한전 부지 개발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곳은 현대차와 삼성만이 아니다. 서울시는 지난 4월 한전 본사 부지를 포함해 코엑스∼잠실운동장 일대를 국제 업무·마이스(MICE, 회의·관광·컨벤션·전시회)·스포츠·문화엔터테인먼트 중심지로 개발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한전 부지의 40%가량을 부지 구매자로부터 기부채납 받아 공공시설로 쓸 예정이다.

현대차는 서울시가 내세운 계획에 발 맞춰 한국판 '아우토슈타트'인 글로벌 비즈니스 센터를 건립한다는 계획이다. 아우토슈타트는 독일 볼프스부르크에 있는 폴크스바겐그룹 본사로, 출고센터와 박물관, 브랜드 전시관 등을 연계해 운영하고 있다. 외국인을 포함해 연간 250만명이 찾을 정도로 독일의 대표 관광명소 가운데 하나다.

한전 본사 전경ⓒEBN

한전 본사 전경ⓒEBN

올 하반기에 9호선 봉은사(코엑스)역이 개통 예정이고 삼성역 지하에는 킨텍스-삼성역-동탄을 잇는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정거장이 계획돼 있다. 특히 삼성역까지 KTX를 연장하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어 앞으로 교통은 획기적으로 개설될 전망이다.

조은상 부동산써브 팀장은 "개발이 된다는 전제 하에 주변 아파트와 오피스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상당할 것"이라며 "한전부지 개발로 직장인들의 수요나 오피스 임대 수요가 늘면서 아파트, 오피스텔 가격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또 "실제 개발에 착수하기 까지는 상당히 오랜 시간이 지나야 하고 사업 초기에 당장 영향을 받을 만한 가까운 아파트 단지도 없기 때문에 당장 부동산시장에 끼치는 영향은 미미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인근 부동산중개업소 들도 반응은 비슷했다. 삼성동의 L부동산 관계자는 "지금 문의 전화가 오는 것도 아니고 집값이나 오피스텔값이 오를 시기는 아니라고 본다"며 "인수자가 결정이 되고 어떻게 개발하겠다는 것이 명확해 지면 반응이 오지 않겠나"고 예상했다.

대형 개발 바람이 불고 있지만 마냥 웃을 수 없는 처지인 사람들도 있다. 한전 직원들을 상대로 10년 넘게 장사를 해 온 인근 식당 주인들은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이미 한전 발전자회사들이 지방으로 이전을 하며 손님이 대거 빠져 나갔고, 일대 개발 소식에 문을 닫아야 하는 것 아닌지 걱정이 태산이다.

한전 주변에서 식당을 운영하고 있는 한 주인은 "한전이 이전하면서 단골손님들이 빠져나가는 것도 걱정이지만, 대형 공사가 시작되면 이 건물도 무사하지 않을 텐데 근처 식당 주인들은 모두 쫓겨날 판"이라고 한숨을 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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