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이 2분기에 환율 하락이라는 호재와 세월호 사고라는 악재로 롤로코스터를 탔다.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사진)은 31일 서울 서소문 대한항공 빌딩에서 기자와 단독으로 만나 “2분기(상반기)에는 환율이 유리했다”고 밝혔다.
실적 측면에서 당기순이익이 증가했음을 추정할 수 있는 대목이다.
자동차나 전자 등 수출기업의 경우 원달러 환율이 하락하면 손실이 크게 발생한다. 연초 대비 올 상반기에만 환율이 약 25원 하락하면서 경영실적에 악영향을 끼쳤다.
실제로 현대차와 기아차, 쌍용차 등 국내 자동차 업계는 환율 영향으로 큰 피해를 입었다. 특히 환율 하락이 심한 2분기에 현대차는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13.3% 급감했다.
반면 항공업계는 환율 하락이 희소식이다.
대한항공은 연간 달러 부족량이 20억 달러 이상이다. 때문에 원달러 환율이 내려가면 유리하다. 달러를 싸게 살 수 있기 때문이다.
대한항공의 경우 환율이 10원 내려가면 캐쉬 플로우는 연간 200억원 이상 발생한다. 즉, 상반기에만 약 250억원의 캐쉬 플로우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
평가손익 측면에서도 긍정적이다.
환율이 10원 내려가면 대한항공은 약 840억원의 외화평가손익이 발생한다. 외화순부채가 84억 달러인 것을 감안하면 호재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대한항공은 영업이익 측면에서는 부진했을 것으로 보인다.
조 회장은 “흑자를 내야 되는데 그렇지 못했다”며 환율 호재와 별개로 2분기 영업이익이 좋지 않았음을 우회적으로 표현했다.
세월호 사고 여파가 컸다. 이외에도 태국 쿠데타 등 대내외적인 악재가 많아서 영업 환경이 좋지 못한 것이 영향을 끼친 것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상반기 기준으로는 흑자를 기록했을 가능성이 높다.
대한항공은 이날 오후 2분기 및 상반기 실적을 발표할 예정이다.
또 조 회장은 한진해운 흑자전환에 대해 “이제 시작일 뿐이다”라며 손사래를 쳤다. 아직 갈 길이 멀었다는 의미로, 경영실적 개선에 더욱 박차를 가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한편, 조 회장은 평창동계올림픽 조직위원장으로 공식 선출됐다. 2018 평창동계올림픽대회 및 장애인동계올림픽대회 조직위원회는 이날 오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제10차 위원총회를 열고 조 회장을 새 위원장으로 선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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