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 04 | 20
13.8℃
코스피 2,591.86 42.84(-1.63%)
코스닥 841.91 13.74(-1.61%)
USD$ 1379.0 -1.0
EUR€ 1470.8 1.8
JPY¥ 892.5 -0.1
CNY¥ 190.3 -0.1
BTC 93,628,000 2,129,000(-2.22%)
ETH 4,489,000 80,000(-1.75%)
XRP 760.3 23.8(3.23%)
BCH 716,700 7,500(1.06%)
EOS 1,171 9(0.77%)
  • 공유

  • 인쇄

  • 텍스트 축소
  • 확대
  • url
    복사

[임혁의 쓴소리 단소리] 금융노조, 누울 자리부터 살펴라

  • 송고 2014.08.28 15:26 | 수정 2014.08.28 15:27
  • 임혁 전무 (limh@ebn.co.kr)

우리 속담에 “누울 자리를 봐 가며 다리를 뻗어라”라는 말이 있다.

무슨 일을 하려면 상황과 형편을 잘 생각해 가며 할지 말지를 판단해야 한다는 의미다. 좁은 방구석에서 자기 혼자 편하겠다고 다리 뻗고 누워버리면 다른 사람들로부터 미움을 살 수 밖에 없다.

지금 이 속담을 꼭 한번 되새겨 봤으면 싶은 이들이 있다. 바로 금융업 종사자들이다. 언제부턴가 국내 금융사들, 특히 은행은 샐러리맨들에게 ‘꿈의 직장’으로 통하고 있다. 다른 업종에 비해 월등히 높은 임금 수준과 복리후생 혜택, 고용의 안정성 때문일 것이다.

그 꿈의 직장에 다니는 분들이 총파업을 결의했다. 전국금융산업노조(금융노조)는 올해 임금단체협상에서 사측에 정년 연장과 임금 6.1% 인상 등을 요구하며 18차례 산별교섭을 벌였지만 지난달 협상이 결렬됐다. 이후 진행된 중앙노동위원회의 조정까지 결렬돼 합법적인 쟁의행위 요건을 충족하게 되자 기다렸다는 듯 총파업을 결의한 것이다. 금융노조가 총파업을 벌이는 것은 지난 2000년 이후 14년만의 일이다. 당시는 외환위기의 여파로 금융권이 구조조정에 돌입하면서 대규모 감원사태가 벌어진데 따른 파업이었다.

이번에 금융노조가 내세운 파업의 명분은 관치금융 철폐 및 낙하산 인사 저지, 금융산업 재편 등 구조조정 반대, 정부의 노사 관계 개입 및 복지 축소 저지, 고용안정 및 근로조건 개선 등이다. 보다 구체적으로는 KB금융 경영진 징계사태로 불거진 관치금융 문제, 하나-외환은행 조기통합과 관련한 노사정합의 위반 문제, 공공기관 정상화 계획으로 인한 금융권 복지혜택 축소 우려 등을 파업의 이유로 들고 있다.

하지만 이런 명분에 고개를 끄덕일 국민들은 그리 많지 않을 것 같다. 우선 KB금융 사태나 하나-외환은행 통합 문제의 경우 또 다른 당사자인 정부의 방침이 아직 최종 확정되지 않은 상태다. 실제 최경환 부총리도 김문호 금융노조 위원장을 만나 “KB금융 사태는 아직 끝난 사안이 아닌 만큼 지켜봐 달라”며 “외환은행 문제도 당연히 노사정합의가 존중되어야 하며 노사 논의로 해결되도록 관심을 가지겠다”고 밝혔다. 그런데도 노조가 대뜸 총파업 카드부터 꺼내드는 것은 아무리 좋게 봐주려 해도 성급하다는 지적을 면할 수 없다.

근로조건 개선의 경우도 금융노조의 요구 사항은 분명 과한 측면이 있다. 금융당국에 보고된 자료에 따르면 올해 은행원의 평균 연봉은 8천600만 원이고 1억 원 이상 연봉을 받는 직원이 23.3%에 달했다. 이 같은 고임금 업종의 종사자들이 임금과 복지 문제로 파업을 한다면 과연 얼마나 응원의 박수를 받을까.

게다가 은행들은 업의 속성상 비용 상승 요인이 발생하면 이를 고객들에게 전가할 여지가 크다. 즉, 예금금리 인하, 대출금리 인상, 수수료 인상 등을 통해 늘어난 비용을 충당하는 것이다. 따라서 거래 고객 입장에서는 은행원들의 임금 상승이 결코 좋은 소식이 아니다. 특히 최 부총리의 표현처럼 “경제의 맥박이 약해지고 있는” 작금의 상황은 금융노조의 임금인상 요구를 너그럽게 봐줄 만큼 여유롭지 못하다.

이처럼 현재의 상황과 형편은 금융노조가 발 뻗고 누울 만한 자리를 제공하지 않고 있다. 그럼에도 금융노조가 총파업을 강행한다면 그로 인해 불편과 불이익을 겪게 될 한국경제호의 다른 동승자들로부터 따가운 시선을 면치 못할 것이다.(임혁 편집인 겸 전무이사)


©(주) EBN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

전체 댓글 0

로그인 후 댓글을 작성하실 수 있습니다.

시황

코스피

코스닥

환율

KOSPI 2,591.86 42.84(-1.63)

코인시세

비트코인

이더리움

리플

비트코인캐시

이오스

시세제공

업비트

04.20 21:41

93,628,000

▼ 2,129,000 (2.22%)

빗썸

04.20 21:41

93,532,000

▼ 2,008,000 (2.1%)

코빗

04.20 21:41

93,494,000

▼ 1,967,000 (2.06%)

등락률 : 24시간 기준 (단위: 원)

서울미디어홀딩스

패밀리미디어 실시간 뉴스

EBN 미래를 보는 경제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