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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M 메일 한 통에 희생된 KB…전산교체 의혹 난무

  • 송고 2014.09.01 05:00 | 수정 2014.09.01 09:57
  • 박보근 기자 (jingji@ebn.co.kr)

단순 BMT 오류보고 누락에 중징계‧검찰 고발까지

IBM 막바지 가격다운 제안, 우리은행서도 드러나

KB국민은행 여의도 본점ⓒKB국민은행

KB국민은행 여의도 본점ⓒKB국민은행

주전산기 교체에서 시작된 KB국민은행의 내분사태가 일파만파 확산되고 있다.

이건호 행장은 주전산기 교체 과정에서 발생한 오류를 보고하지 않았다는 것을 두고 의도된 조작이라며 관련된 임원들을 금감원 검사에 이어 검찰에 고발했다.

이번 사태로 KB국민은행은 그동안 주전산시스템 교체를 위해 준비해왔던 수많은 비용과 시간, 그리고 브랜드가치 손실도 심한 것으로 나타났다.

IT전문가 “BMT 1천700건 오류‧보고누락 문제 의문”

전산교체 문제를 제기한 이건호 행장은 검찰 고발장에서 “유닉스시스템으로 주전산시스템을 전환하기 위해 실시했던 벤치마크테스트(BMT)에서 1천700여건이나 오류가 발생했는데 이를 제대로 알리지 않고 교체를 강행하려 했다”고 밝혔다.

금감원도 이 부분을 가지고 담당임원들에게 중징계를 내렸지만 IT업계와 금융권의 반응은 다르다.

한 은행 IT담당 임원은 “전산교체 과정은 오류가 많이 있어서 문제되는 것이 아니다”라며 “오류를 잡아가는 것이 시스템을 구축하는 한 과정”이라고 설명한다.

전산교체를 위해 시스템이 어디까지 버틸 수 있는지 수많은 테스트를 하고 최저 임계치를 찾는 과정에서 오류를 수정하고 보완하면서 안정된 값을 찾는다는 것이다.

문제는 이러한 오류가 발생했어도 보고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를 두고 일부에서는 로비나 리베이트 의혹도 제기한 바 있다. 유닉스 체제로 바꾸기 위해 담당임원들이 오류를 보고하지 않았고 보고서 내용을 조작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IT업계에서는 기계적인 오류에 대해 자세히 보고하기 쉽지 않다고 말한다. IT용어도 생소하고 1천700건에 달하는 오류를 일일이 보고하기 힘들다는 것이다. 물론 관심있는 임원의 경우 이러한 오류도 챙기겠지만, 큰 문제가 안될 경우 약식보고만 한다고 한다.

이건호 행장이 우려하는 것은 절차상의 문제도 있지만 실제로는 안정성 문제를 제기하는 것이다.

이 행장은 “잠재적 위험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위험이 없다고 거짓말을 한 것은 명백한 업무방해죄에 해당한다”고 강조했다.

주전산시스템을 유닉스로 바꾸는 것은 KB국민은행이 처음 실시하는 것이 아니다. 국민은행보다 하루 평균 거래량이 2배 가까이 많은 NH농협도 유닉스로 바꿔서 안정적인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신한은행과 하나은행, 외환은행도 모두 유닉스로 전환했다. 이미 시장에서 검증이 끝났다는 얘기다.

비용지급하면서 ‘을’이 된 은행들…메인프레임 부르는 게 값?

ⓒ연합뉴스

ⓒ연합뉴스

여기서 IBM메인프레임을 사용하는 은행들에 주목해 볼 필요가 있다. 시중은행 가운데 KB국민은행과 우리은행, 기업은행은 아직까지 IBM을 사용하고 있다.

이들 은행도 유닉스로 전환하려는 움직임이 있다. 2004년부터 현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는 기업은행은 10월 6일 차세대 시스템(유닉스)을 오픈한다.

똑같이 2004년 IBM 메인프레임을 선택한 우리은행은 지난해 2018년까지 계약을 연장했다. 우리은행도 메인프레임을 유닉스로 전환하려 했지만 IBM의 적극적인 공세로 계약을 연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은행 고위 관계자는 “지난해 유닉스로 전환하려 했는데 막판에 IBM측에서 가격을 큰 폭으로 다운시켜 들어와 계약을 연장하게 됐다”고 말했다.

KB국민은행도 수차례 가격인하를 요구했지만 IBM은 답을 주지 않았다. IBM은 지난해 우리은행이 유닉스로 바꿀 뻔 한 것을 막판에 가격을 다운시켜 재계약한 만큼 KB의 경우도 마지막까지 버텼다.

역시나 IBM은 지난 4월 14일 KB사태의 발단이 된 이메일 한 통을 이건호 행장에게 보냈다. 유닉스 교체는 리스크가 크다는 점과 기존 시스템 사용 비용을 현저히 낮춰주겠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IBM은 2013년 11월 제안했던 금액인 1천870억원보다 330억원 할인된 1천540억원을 제안한 것이다.

결국 이 행장은 메일 한통을 받고 내부감사를 통해 심각한 문제가 있다고 판단해 금감원에 검사를 요청하게 됐다. 겉으로 드러난 것으로 봐서는 KB국민은행 담당임원이 로비나 리베이트를 받고 유닉스로 전환하려 했던 것으로 보였으나, 거꾸로 IBM의 농락에 가까운 딜에 KB가 흔들린 셈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IBM메인프레임이 독점이기 때문에 가격이 적정한지 비교하기 쉽지 않고 사용하는 나라에 따라 관리비용도 크게 차이가 난다”며 “우리나라처럼 많이 사용하지 않는 경우 한 곳에 비용이 전가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또 “독점운영으로 인해 IBM측에 항상 끌려갈 수밖에 없다”며, “비용을 지불하고도 비용이 적정한지 모르고, 요구사항도 모두 들어줄 수밖에 없는 ‘을’의 입장이 될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이러한 전산시스템 교체는 상당한 시간과 비용이 들어가는 사업이다. 국민은행은 물론이고 그동안 BMT에 참여했던 HP, 오라클 등 IT기업들까지 피해를 보게 됐다.

더군다나 추석명절처럼 긴 연휴기간을 이용해 전산을 교체해야 하는데 이 기간마저 놓치게 됐다. KB는 이번 전산교체 사태로 인해 브랜드가치에 치명적인 손실을 입게 됐고, 결국 회장과 행장의 권력다툼으로 비쳐지면서 지배구조까지 흔들리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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