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토탈 품은 한화, 제5의 정유사 탄생…'한화주유소' 볼 수 있을까?

송고 2014.11.26 16:18 | 수정 2014.11.26 16:20
조재범 기자 (jbcho@ebn.co.kr)

휘발유부터 경유까지 알뜰주유소 공급…1970년 경인에너지 설립 운영 노하우

삼성토탈이 한화그룹 품에 안기면서 대한석유협회 가입과 더불어 제5의 정유사로 등극할지 관심이 모아진다.

한화그룹은 26일 삼성그룹의 핵심 화학계열사인 삼성종합화학 지분 57.6%를 1조600억원에 인수키로 결정했다. 삼성종합화학의 합작 자회사인 삼성토탈도 동시에 양도된다.

번번이 좌절된 석유협회 가입, 한화 등에 업고 이룰까?
이에 따라 삼성토탈의 석유협회 가입 여부에 업계의 이목이 집중된다. 삼성토탈은 기존 휘발유에서부터 경유까지 알뜰주유소에 공급, 정유사로서의 입지를 굳히고 있는데다 한화그룹이 과거 정유사업을 진행한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삼성토탈은 지난 6월 한국석유공사가 휘발유와 경유를 현물로 대량 구매해 알뜰주유소에 공급하는 '2부 시장' 공급사로 선정되는 등 제5의 정유사로 위상을 굳혀가고 있는 상황이다.

석유공사는 지난 7월부터 삼성토탈에서 매달 휘발유 및 경유 각각 10만 배럴씩 공급받아 알뜰주유소에 공급하고 있다. 공급 기간은 1년간. 삼성토탈은 대산공장에 완공한 콘덴세이트 분해설비(CFU)를 통해 BTX(방향족)를 생산하는 과정에서 경유를 얻고 있다.

이와는 별도로 삼성토탈이 국내에서 독점 생산하고 있는 부생연료유도 사실상 등유와 동등한 취급을 받고 있다. 한화그룹은 이미 과거에 정유사업을 영위해 본 경험이 있는 만큼, 특혜 시비 논란도 피할 수 있게 됐다.

한화는 지난 1970년 미국 유니언오일과 합작으로 경인에너지를 설립하고 정유사업에 뛰어들었다. 외환위기를 겪으며 현대그룹과 빅딜을 통해 정유사업에서 손을 떼야 했다. 합작 청산에 따라 한화에너지로 이름을 바꾼 이후 1999년 현대오일뱅크(당시 현대정유)에 매각했다.

'요지부동' 정유 4사, 삼성토탈 받아들일까?
다만 SK이노베이션, GS칼텍스, 에쓰오일, 현대오일뱅크 등 기존 국내 정유 4사가 삼성토탈을 바라보는 곱지 않은 시선은 부담이다. 삼성토탈은 그동안 석유협회 가입을 지속적으로 추진했지만 번번이 이들의 반대에 부딪혔다.

앞서 정유 4사 CEO들은 지난 4월 열린 석유협회 총회에서 삼성토탈의 협회 가입을 보류, 추후 재논의 할 것이라는 입장을 내놨다. 정제설비를 보유하고 있지 않고, 세금문제도 정유사들과 차별화 된다는 이유로 '석유협회 정회원'으로 인정하기 힘들다고 밝혀왔다.

또한 삼성토탈의 내수시장 진입으로 점유율 경쟁도 한층 치열해진 점도 부정적인 요소이다. 알뜰주유소 입찰 결과에 따라 시장점유율 변동이 이뤄지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정유사들의 점유율은 최근 몇 년간 알뜰주유소 공급권 확보 여부에 따라 변화됐다. SK에너지는 지난 2012년 내수시장 점유율 34.8%에서 올해 9월 28.6%로 6.4%p, GS칼텍스는 27.3%에서 24.6%로 2.7%p 떨어졌다.

반면 작년 3월 알뜰주유소 유류공급사로 선정된 현대오일뱅크와 에쓰오일은 각각 20.4%와 15.2%에서 22.8%와 18.7%로 점유율을 늘렸다.

삼성토탈 관계자는 "1조6600억원을 투입해 올해 상반기 방향족 제2공장과 원유정제설비를 완공하고 본격 가동하기 시작해 내년부터는 석유제품 생산이 증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사실 법적으로는 지난 2010년 9월 삼성토탈이 정제업을 등록했기 때문에 등록기준으로는 5대 정유사인 셈"이라며 "프랑스 토탈그룹과의 관계를 보면 언제든지 정유플랜트를 구축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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