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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한국 화학소재 메카 'LG화학 여수공장' 가다

  • 송고 2015.03.01 11:00 | 수정 2015.03.01 11:52
  • 손병문 기자 (moon@ebn.co.kr)

1976년 PVC 5천톤 시작→현재 年 914만톤 화학제품 생산

화학공장 에너지 경쟁력 분야 세계 1위 달성

"불황 정면돌파로 어떠한 환경에도 수익 낼 것"

LG화학 여수공장 전경 [제공=LG화학]

LG화학 여수공장 전경 [제공=LG화학]

[여수=손병문 기자] 국내 석유화학 산업에 장기 불황의 그늘이 드리우고 있다. 국제유가(油價) 변동성 확대와 환율 경쟁력 약화, 글로벌 경기 침체 장기화, 중국 등 주요 수출국의 자급율 확대, 신흥 개도국의 기술력 추격 등 악재가 도처에 깔려있기 때문이다.

국내 대표 석유화학기업인 LG화학의 여수공장도 이러한 외풍(外風)에 자유롭지는 못하다. 지난 해에는 전년대비 매출이 줄었고, 올해 사업환경도 녹록치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LG화학 여수공장은 외부 위협에 맞서며 위기를 기회로 바꿔나가고 있다. 후발 주자가 따라올 수 없는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확보하는 동시에 생산성 향상 및 원가 개선활동으로 어떠한 상황에서도 수익을 낼 수 있는 전천후 경쟁력 확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 2월27일 전남 여수국가산업단지 내 약 290만㎡에 걸쳐 자리잡고 있는 LG화학 여수공장을 방문했다. 이 곳은 연간 매출 8조원을 기록하며 LG화학 전체 매출의 35%를 벌어들이는 핵심 사업장이다.

LG화학 여수공장은 1976년 5천톤(t) 규모의 PVC(폴리염화비닐) 공장을 기반으로 시작해 지금은 연간 900만톤이 넘는 석유화학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허허벌판에 첫 삽을 뜬 1976년 이후 연평균 22%씩 성장해 1천800배 이상 생산규모가 증가했다.

LG화학 여수 NCC(나프타 분해공장)는 세계 115개 NCC공장 중 에너지 효율이 가장 높은 공장으로 선정된 바 있다. 또한 기저귀에 사용되는 SAP(고흡습성 수지) 공장은 사업 진출 7년만에 세계 1~2위 위생재 기업에 제품을 공급하는데 성공, 글로벌 4위 생산규모를 갖췄다.

전세계 NCC 설비 중 최고수준 에너지 효율 달성
여수국가산업단지 입구에서 20여분 차를 달려 도착한 LG화학 용성단지. 이 곳에는 LG화학이 생산하는 다양한 석유화학 제품들의 원재료를 뽑아내는 NCC(Naphtha Cracking Center) 설비가 증기를 뿜고 있다.

NCC는 원유의 분별증류로 나온 나프타(Naphtha, 납사)를 들여와 800℃ 이상의 고온에서 열분해 과정을 거쳐 석유화학제품의 기초 원료가 되는 에틸렌·프로필렌 등을 생산하는 설비이다. 17기(基)의 분해로가 나란히 서 있는 거대한 생산라인에 들어서자 분해로에서 뿜어져 나오는 온기가 느껴진다.

LG화학 여수 NCC 설비 [제공=LG화학]

LG화학 여수 NCC 설비 [제공=LG화학]

LG화학 NCC공장 기술팀 변용만 부장이 분해로 안을 관찰할 수 있는 해치를 열어 보이자 시뻘건 불길이 분해로 안에 일정한 간격으로 구불구불 설치된 파이프들을 달구고 있다. 변 부장은 "분해 과정을 눈으로 직접 볼 수는 없지만 산업의 쌀이라 불리는 나프타가 파이프를 지나가며 에틸렌 등 기초유분으로 분해되는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NCC공장은 고온으로 제품을 만드는 공정 특성상 에너지 소비가 많아 에너지를 얼마나 적게 사용하느냐가 설비 운용기술력을 기술력을 판가름 한다.

1Kg의 에틸렌을 생산하는데 들어가는 에너지 양을 에너지 원단위라고 하는데 LG화학 여수 NCC공장은 세계에서 에너지 원단위가 제일 낮은 공장이다. 즉, 동일한 양의 에틸렌을 생산하는데 경쟁사보다 가장 적은 에너지를 사용한다는 뜻이다.

LG화학 여수 NCC공장은 작년 12월 증설을 통해 세계 최초로 3천대 에너지 원단위를 달성했다. 이는 NCC를 보유하고 있는 어떤 기업도 가능하지 못할 것이라 생각했던 마의 4천대 에너지 원단위를 깬 세계 최초의 사례다.

전 세계 115개 NCC공장의 평균 에너지 원단위가 7천500대인 것을 감안하면 LG화학 여수 NCC공장은 평균치의 절반 정도에 해당하는 에너지만 사용하고도 동일한 양의 기초유분을 생산해 내는 것이다.

LG화학 NCC공장장 김영환 상무는 "생산원가에서 원재료비를 제외하고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에너지 사용량의 증가는 곧 생산원가 상승으로 직결된다"며 "여수 NCC공장은 구성원 모두 하나가 돼 스터디하고 개선 활동에 매진한 결과 세계 최고 수준의 에너지 경쟁력을 갖췄다"고 말했다.

또한 김 상무는 "에너지 절감을 통한 생산원가 절감은 우리가 생산한 기초유분을 원료로 PVC, ABS 등의 제품을 생산하는 다운스트림 공장의 원가 부담도 낮춰주는 연쇄효과로 이어진다"며 "지금까지 쌓아온 성공체험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지속적인 에너지 절감 활동을 펼쳐 LG화학 기초소재사업부문 경쟁력이 강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LG화학 NCC공장은 에너지 저소비 공정 구축에 그치지 않고 공정에서 발생한 부생가스를 이용해 전기를 생산, 자체 소비분을 제외한 잉여 전기를 인근 발전소에 판매하고 있다.

지난 해 10월까지 총 4기의 GTG(가스터빈발전기, Gas Turbine Generator)를 설치해 시간당 약 100MW(메가와트)의 전기를 생산, 이 중 약 35MW를 외부에 판매해 연간 30억원의 추가 수익을 거두고 있다.

"기저귀 속 첨단 SAP 화학기술로 조 단위 매출"
NCC공장과 같은 용성단지 안에 위치한 SAP(고흡수성 수지·Super Absorbent Polymer) 공장은 반응기 등 설비들이 외부에 노출된 여타 화학설비들과 달리 외벽으로 둘러싸여 내부가 보이지 않는 구조다.

SAP는 아크릴산과 가성소다를 중합해 생산하는 백색 분말 형태의 합성수지 제품. 유아 및 성인용 기저귀, 여성용품, 전선 방수제 등의 원료로 사용된다.

송희윤 SAP 공장장(수석부장)은 "SAP 주용도가 기저귀 등 피부에 직접 닿는 제품으로 공정 특성상 먼지나 벌레와 같은 이물 유입을 방지하기 위해 외부와 차단된 형태"라고 설명했다.

전 세계에서 밀려드는 SAP 주문에 맞추기 위해 지게차가 쉴새 없이 제품을 실어 나르는 가운데 자동창고 옆 미래부지에서는 육중한 중장비들이 올해 완공을 목표로 제4공장을 짓고 있다.

LG화학 연구원들이 SAP 물성테스트를 하는 모습[제공=LG화학]

LG화학 연구원들이 SAP 물성테스트를 하는 모습[제공=LG화학]

LG화학은 지난 2007년 코오롱으로부터 SAP 사업을 인수한 이후 2008년 사업 진출 후 2년 주기로 SAP 공장을 하나씩 늘려 현재는 7만톤 규모의 김천공장을 포함, 연간 28만톤의 SAP 생산능력을 확보하고 있다. 현재 세계 시장 점유율 12%로 세계 4위 SAP 메이커로 등극했다.

올해 하반기 본격 가동을 목표로 현재 진행중인 8만톤 규모의 증설이 완료되면 LG화학은 총 36만톤의 대규모 일관 생산체제를 갖춘다. SAP 사업 진출 7년 만에 5배로 생산능력을 늘린 것.

송희윤 공장장은 "SAP은 고도의 생산 기술이 필요해 소수의 선진 화학기업들만이 생산할 수 있는 고부가 제품이다. 사업에 진출한 지 7년만에 세계 1~2위 위생용품 제조기업은 물론 전세계 기업들의 러브콜이 쇄도하고 있다. LG화학이 생산하는 SAP의 90% 이상은 해외로 수출된다"고 말했다.

송 공장장은 "짧은 기간 안에 세계적 수준의 기술력과 생산능력을 갖출 수 있었던 것은 LG화학만이 갖고 있는 차별화된 R&D 역량과 뛰어난 영업력, 고객의 요구에 즉시 대응할 수 있는 차원 높은 기술력이 한데 어우러져 이뤄낸 성과"라고 덧붙였다.

올해 기초소재사업분야 6천600억원 투입
LG화학 여수공장은 한 발 앞선 투자와 제품 차별화를 통해 외부 위협의 영향을 최소화 함과 동시에 미래 준비에도 적극적이다.

LG화학은 올해 1조7천900억원의 설비투자(CAPEX)의 37%에 해당하는 6천600억원을 기초소재사업분야에 쏟을 계획이다. 이 중 신규 증설투자에만 2천900억원을 투입한다.

특히 여수공장에서 이미 진행중인 SAP 8만톤 및 아크릴산(AA) 16만톤 증설과 함께 세계 시장점유율 1위 사업인 ABS(Acrylonitrile Butadiene Styrene)에 대한 10만톤 규모 증설도 추진한다.

이와 함께 LG화학 여수공장은 중국의 자급률 상승에 대해 중국 기업들이 생산하지 못하는 고부가제품으로의 빠른 제품 구조 전환으로 맞서고 있다.

일례로 여수공장에서 생산하는 PE(폴리에틸렌) 제품의 90% 이상, ABS 제품의 80% 이상을 고부가제품으로 전환 완료했으며, 지속적으로 고부가제품의 비중을 높여가고 있다.

이와 관련 여수공장 주재임원 유재준 상무는 "LG화학 여수공장은 한 발 앞선 준비와 선제적 대응으로 어떠한 환경에서도 수익을 낼 수 있는 구조를 갖춰 왔다"며 "지난 1976년 공장 설립이래 수 많은 어려움을 극복해 온 저력을 바탕으로 지금의 상황도 정면돌파로 이겨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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