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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옛 영광 되찾을까?…갈 길 먼 ‘세운상가 재생사업’

  • 송고 2015.03.06 15:36 | 수정 2015.03.06 17:09
  • 이소라 기자 (wien6095@ebn.co.kr)

재개발 무산 이후 신뢰상실…개발 ‘반신반의’

‘긍정VS부정’ 상인들 입장 미묘하게 엇갈려

'세운상가'ⓒEBN

'세운상가'ⓒEBN

국내 유일의 종합 가전제품 상가로 지난 1968년 건립, 70~80년대 호황을 누리다 후발주자인 용산전자상가, 구로디지털단지 등에 밀려 쇠락의 길을 걸은 비운의 세운상가.

서울시는 지난달 24일 침체된 이 일대를 재생시키는 방안을 담은 ‘세운상가 활성화 종합계획’을 발표했다.

5일 새 출발을 기다리는 세운상가 일대를 방문했다. 오픈시간을 훌쩍 넘긴 시간임에도 사람의 온기라고는 찾아 볼 수 없는 휑한 모습이었다.

◆“수익성 있을까?”…사람 모일지 의문

“임대료가 차라리 올랐으면 좋겠다.”

굳게 셔터문을 내린 상가들 사이로 영업 중인 곳을 찾던 중 한 무전기 전문 가게의 문을 열고 들어섰다. 삼삼오오 모여 있던 상인들은 ‘간만의 손님’이라는 듯 반가운 기색이 역력했다.

이들은 서울시가 추진하는 세운상가 재생사업에 강한 불신을 드러냈다. 지난 2009년 재개발 계획이 무산되면서 “이제는 개발에 대한 기대감을 잃은 지 오래”라고 설명했다.

70년대 초부터 세운상가에서 장사를 했다는 한 상인은 “고가도로가 점차 없어지는 요즈음 갑자기 공중보행교를 설치한다는 게 우습다. 그거 하나 생긴다고 해서 사람들이 모일지 의문”이라고 착잡함을 드러냈다.

그는 “이렇게 낙후된 건물에 사람들이 찾아오겠냐”고 반문하며 “차라리 이 곳에 좋은 건물을 지어주던가 하는 편이 더 나을 것 같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임대료·권리금 상승 같은 부분은 현실을 모르는 사람들이 하는 소리”라며 “권리금이라는 건 이제 세운상가에 존재하지도 않고 차라리 임대료가 올랐으면 좋겠다. 장사가 잘 되는데 당연히 가격이 상승하는 게 맞지 않냐”고 주장했다.

영업을 중단한 세운상가 내 가게들ⓒEBN

영업을 중단한 세운상가 내 가게들ⓒEBN

현재 세운상가 내 다수의 가게가 온라인 구매를 선호하는 젊은 세대와 거대복합쇼핑센터를 찾는 소비자들로부터 외면 받으며 영업을 중단한 상태고 인근 부동산조차 상가 거래량이 없어 가게를 비운 상황이다.

어렵사리 찾은 세운상가 인근 D부동산 관계자는 자신이 일대 재개발 업무에 참여하기도 했었다고 설명하며 이번 재생사업은 수익성 부분에서 전혀 메리트가 없다는 비관론을 내놨다.

이 관계자는 “현재 1층 거리 쪽 가게들은 그나마 사람들의 눈에 닿으니 매출이 현상유지를 하는 정도다. 안쪽 가게들은 보이는 대로 손님 한 명 없다. 임차인조차 찾기 힘들어 마냥 비워놓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현재 평당 평균 8천500만원선인데 그만한 가치가 없다. 개발에 대해 잘 모르는 초짜들이 와서 문의할 수는 있어도 투자자들이 무슨 이유로 이곳에 관심을 두겠나”라며 “차라리 낙후된 건물들을 정리하고 재개발하는 편이 나을 것”이라고 재생사업을 비판했다.

이어 “만약 시의 계획대로 유동인구를 끌어 모으는 데 성공해 임대료가 오르면 인근 부동산시장도 활성화되고 좋은 일이다. 그러나 향후 10~20년까지는 낙관적이지 않다”며 “세입자들은 가격을 올려주느니 차라리 나가고 말 것”이라고 말했다.

◆‘공중보행교’ 재건…美 뉴욕 명물 ‘하이라인 파크’ 벤치마킹할까?

서울시는 최근 상가 세입자들을 대상으로 재생사업과 관련한 설문조사를 진행, 지난 2005년 청계천 복원으로 인해 세운상가 가동과 청계상가를 잇던 공중보행교가 철거된 이후 지역상권이 침체됐다는 여론을 수렴해 ‘공중보행교’ 재건을 계획했다.

미국 뉴욕 맨해튼에 위치한 ‘하이라인 파크’와 유사한 이 다리는 이전과 마찬가지로 상가와 상가를 연결하는 축으로 조성되며, 관광객 유치를 위해 미적 기능에 주력할 예정이다.

뉴욕 '하이라인 파크'ⓒ연합뉴스

뉴욕 '하이라인 파크'ⓒ연합뉴스

‘하리라인 파크’는 제 기능을 상실해 흉물로 남았던 고가 기찻길을 꽃과 나무를 심고 벤치를 설치하는 등의 공원화 작업을 통해 지역의 랜드마크로 재탄생 시킨 성공사례다. 우리나라에서는 이미 서울시 고가도로 공원화 조성 계획의 롤모델로 꼽힌 바 있다.

매년 400만명의 관광객이 찾는 이 다리에는 곳곳에 다양한 물품을 판매하는 간이 가게가 들어서있고, 주변 부동산 활성화는 물론 상당한 경제적 효과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

일부 상인들은 재건 예정인 공중보행교에도 이 같이 사람들이 찾아올 것이라는 희망을 가지고 있었다.

철물점을 운영하는 한 상인은 “해외에서는 상가들이 문을 닫으면 야시장 같은 게 열린다고 하더라, 우리도 이 일대에 24시간 영업할 수 있는 체재가 되면 관광객도 많이 올 것 같다”는 의견을 내놨다.

그는 “예전에는 공중보행교에서 노점을 하면 장사가 정말 잘됐다”며 “다리가 재건되면 사람들이 물밀 듯 밀려올 것이라고 확신한다. 재개발은 가게를 비워야 하는 등 답답한 문제가 많은데 재생사업은 그게 아니니 반가울 뿐이다”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서울시, 구체적 사업안 ‘공모’ 통해 한 발 물러나…

서울시, 종로구청, 중구청 등 이번 재생사업을 추진하는 주체기관들은 오는 5월 18일까지 세운상가 활성화 방안을 수집하는 국제현상설계 공모를 진행한다.

세운상가 가동(좌)과 청계상가를 잇는 ‘공중보행교’ 조감도. 세부 디자인은 국제 현상설계 공모를 통해 오는 5월 중으로 결정된다. ⓒ서울시

세운상가 가동(좌)과 청계상가를 잇는 ‘공중보행교’ 조감도. 세부 디자인은 국제 현상설계 공모를 통해 오는 5월 중으로 결정된다. ⓒ서울시


서울시는 건물 소유주, 세입자 등과 주민협의체를 구성, 충분한 여론 수렴을 통해 합리적인 방향으로 사업을 진행하겠다는 방침이다.

시 관계자는 잦은 정책변화로 신뢰도가 하락했다는 점에는 동의하며 “이번 사업은 지난달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를 많이 반영했다. 세운상가 일대 활성화를 위한 다양한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낙후된 상가를 변모시키는 방법에 대해서는 개인 소유의 건물을 강제로 리모델링 할 수는 없지만 ‘유도’하겠다는 계획이다. 또 현재 상가 내 공실을 부분매입 또는 임대를 통해 젊은 유동인구를 유치할 수 있게끔 문화공간으로 조성한다는 방침이다.

해당 지역 관할 구청들은 공모를 통해 설계가 확정되기 전까지 구체적인 계획안이 없어 특정 업무를 진행하고 있지는 않다는 입장이다. 현재는 서울시와 회의를 통해 사업에 대한 의견을 조율하고 있는 단계에 있다.

앞서 세운상가는 지난 2009년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세운녹지축 조성사업을 발표하며 전면 철거될 예정이었으나 뒤이어 취임한 박원순 현 서울시장이 철거계획을 취소하고 지난해 3월 도시재생의 상징적인 사업지로 공표했다.

‘세운상가 활성화(재생) 종합계획’은 8~17층 높이 건물 8개 ‘현대상가(현 세운초록띠공원)-세운상가-청계상가-대림상가-삼풍상가-풍전호텔-신성상가-진양상가’가 그 대상이다.

도심재생은 7개 건물, 종로~퇴계로까지 남북으로 약 1km 구간에 해당되며, 총 2단계로 나뉘어 추진된다.

우선 시는 1단계로 종로~을지로 구간에서 ▲종묘 앞 광폭 횡단보도 설치 ▲세운초록띠공원 기능 복합문화공간으로 개편 ▲단절된 세운상가 가동~청계상가 공중보행교 재설치 ▲문화예술공연 명소화 ▲세운·청계·대림상가 노후한 보행데크는 보수·보강, 데크하부 보행환경 개선 ▲창업지원 거점 공간 등으로 기존 산업 고도화, 고부가가치 창조산업 붐 유도 ▲세운상가 기록화 통한 관광자원활용, '세운 장인상' 첫 선정 기술력 계승·발전 ▲주민협의체·UCC공모·심포지엄 등 통해 주민 참여.의견반영 및 소통강화 등의 계획을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5월까지 국제현상설계공모가 마무리 되는대로, 올 11월 착공해 내년 말까지 완료 예정이다.

나머지 2단계 구간인 삼풍상가~진양상가는 소유자 및 주민의견을 충분히 수렴해 추진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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