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경제가 저성장 구조로 고착돼 가는 양상을 보이면서 빈부격차, 일자리 문제 등이 주요 현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중앙 정부는 물론 기업과 지자체까지 한마음이 돼서 창조경제를 통한 새로운 먹을거리 찾기에 힘을 합치고 있다. 정부 각 부처는 물론 기업들까지 지역특성을 반영한 혁신사업에 잇따라 뛰어들고 있다. 이에 따라 EBN은 벤처·중소 중견기업의 혁신거점 역할을 수행할 창조경제혁신센터를 찾아 저성장 산업구조를 고성장 산업구조로 재편해줄 현장을 찾았다.<편집자 주>

지난해 10월 독일 뒤셀도르프에서 열린 탄소섬유강화복합재료 전문 전시회 ‘Composites Europe 2014’에서 효성과 전라북도 중소기업 공동 전시 부스.ⓒ효성

효성이 비옥한 호남평야에 '미래 산업의 쌀' 탄소섬유의 씨앗을 심는다. 효성은 작년 11월 전라북도와 함께 '전북창조경제혁신센터'의 문을 열고 전사 차원의 역량을 결집해 지원에 본격 나서고 있다.

이와 관련 이상운 효성그룹 부회장은 "효성과 전라북도가 함께 육성할 탄소산업은 '미래산업의 쌀'로 불릴 만큼 성장 가능성이 크다"며 "전라북도를 우리나라 탄소산업의 메카로 만들어 창조경제의 모범사례로 만들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전주 탄소섬유공장에 창업보육센터 마련

지난 27일 기자가 방문한 효성 탄소섬유 전주공장 부지 한 편에는 탄소특화 창업보육센터를 짓는 기초공사가 한창 진행 중이었다.

500평 규모로 조성되는 탄소특화 창업보육센터는 올해 하반기 중 완공될 예정이다. 탄소소재를 활용한 창업을 활성화 하고 연관 중소·벤처 기업을 육성하는 구심점 역할을 수행한다. 향후 이곳은 탄소 관련 중소·벤처 20개 업체가 꿈을 키워 나가는 터전이 된다.

효성은 전북창조경제혁신센터와 탄소특화창업보육센터를 통해 탄소산업 관련 50개 기업(강소기업 10개), 농생명 관련 70개 기업(강소기업 15개), 문화컨텐츠 관련 30개 기업(강소기업 5개)을 양성한다는 계획이다.

앞으로 탄소특화 창업보육센터에 입주하는 기업들은 컨설팅, 멘토링 등 경영관련 지원뿐만 아니라 제품개발에 필요한 탄소섬유 원료를 지원받고 효성의 실험장비를 함께 사용하는 등 체계적인 육성 과정을 거치게 된다.

한광석 효성 탄소재료 사업단장은 "소재부터 중간재 및 복합재, 완제품으로 이어지는 탄소 밸류 체인의 연결 고리가 이곳에서 만들어진다"며 "효성에서 국내 탄소섬유 산업의 씨를 뿌렸다면, 탄소특화 창업기업들은 탄소 산업의 꽃과 열매를 키울 정원사"라고 말했다.

효성은 탄소섬유 소재→부품→완제품으로 이어지는 미국의 실리콘밸리에 버금가는 탄소특화 클러스터를 조성해 새로운 시장과 부가가치를 창출, 2020년까지 탄소 관련 제품 수출 100억달러(약 10조원)를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전북 창조경제혁신센터 오픈…창업 위한 '사랑방'

전주시 완산구에 위치한 전북창조경제혁신센터 '씽큐 스페이스'. ⓒ효성

지난해 11월 전주 완산구에 오픈한 전북 창조경제혁신센터에서는 탄소 분야와 문화, 농생명 관련 창업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이 삼삼오오 모여 아이디어 회의를 진행하고 있었다.

양오봉 전북창조경제혁신센터 센터장은 "탄소·문화·농생명 분야가 아니더라도 혁신센터를 찾아 조언을 구하는 창업희망자가 많다"며 "이곳이 전북지역 예비 창업자들의 사랑방 역할을 하면서 창업 관련 정보교류가 활성화되는 효과도 거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2층에는 전북 창조경제혁신센터 직원들이 상주하는 사무실과 창업 인큐베이팅 공간인 '씽큐스페이스(C'incu space)', 세미나 시설 등이 자리잡았다. '씽큐스페이스(C'incu space)'는 탄소와 창조, 문화를 나타내는 C(Carbon, Creative, Culture)와 보육(Incubation), 공간(Space)의 합성어로, 전통문화와 생명의 땅 전북에서 미래 먹거리 산업인 탄소섬유 산업이 싹튼다는 의미를 지니고 있다.

지난해 효성과 전라북도가 함께 진행한 창업 공모전에서 선발된 탄소섬유 소재 우산, 프레임이 없는 차량용 시트, 전라북도 전래동화 게임애플리케이션, 빙수 시럽 제조 기술 등 4개 창업 기업이 입주해 사업화를 위한 준비가 한창이었다.

앞으로 예비 창업 기업들에게는 창업 펀드를 통한 자금, 기술지원뿐만 아니라 특허·법률 등 예비 창업자들이 취약한 분야에 대한 교육에서부터 금융지원상담, 시제품 제작까지 '원스톱 서비스'가 제공된다.

탄소섬유로 만든 스마트 우산 ‘텔로스(Talos)’를 개발 중인 황큰별 씨(전주대 전기전자공학과 3학년).ⓒ효성

전북창조경제혁신센터에서 탄소섬유로 만든 스마트 우산 ‘텔로스(Talos)’를 개발 중인 황큰별 씨(전주대 전기전자공학과 3학년)는 한창 사업화를 진행중이었다.

그는 "전주대학교 창업사관학교와 함께 본격적인 창업 프로젝트에 돌입했다. 우선 텔로스의 1차 프로토 타입을 8월 중에 출시하는 것이 가시적인 목표"라며 "텔로스의 상표와 특허권 등록은 마쳤는데, 양산까지는 더욱 보안해야 할 부분이 많이 남아있다"고 말했다.

첨단소재 전기자동차를 제작중인 이승민 씨는 "지난해 창업공모전에서 탄소복합재 차량용 시트로 최우수상을 받아 전북센터에 입주하게 됐다"며 "현재는 차량 프레임 전체를 탄소섬유 복합재로 구성한 1인용 자동차를 개발 중이인데, 효성의 탄소섬유와 실험 기자재 등 도움을 많이 받고 있다"고 말했다.

'창조경제지원단' 구성…창업에서 수출까지 지원 총력

효성은 전북창조경제혁신센터를 지역경제 활성화의 구심점으로 삼기 위해 지난 3월 전사 차원의 역량을 결집한 '창조경제지원단'을 출범시켰다.

창조경제지원단은 전북창조경제혁신센터를 다각도로 지원해 전라북도가 가지고 있던 문화·농생명 등 전통 산업 분야의 경쟁력에 첨단 소재산업인 탄소섬유 산업을 접목, 전북 경제활성화의 중추 역할을 담당한다.

이를 위해 창조경제지원단은 ▲창조경제 활성화 지원(탄소 수요 확대, 농산물 마케팅 지원, 게임산업 육성, 한지 사업화 등) ▲창조경제혁신센터 지원(중소기업 해외 마케팅 지원, 경영 멘토링, 산학협동을 통한 탄소 전문가 육성, 창업보육센터 운영지원) ▲펀드관리 ▲대외홍보 및 창업공모전 지원 등의 역할을 하게 된다.

이 밖에도 효성은 2년 연속 전라북도 중소기업들과 글로벌 탄소복합재료 전시회에 함께 참가하는 등 수출 판로 개척에도 도움을 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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