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학업계 "中석탄화학·美셰일가스 두렵지 않다"(하)

송고 2015.05.29 13:50 | 수정 2015.05.29 13:52
손병문 기자 (moon@ebn.co.kr)

亞 NCC 신증설 미미, 에틸렌 수급 타이트, 저유가 상황 '호재'

'나프타-에틸렌' 스프레드가 '천연가스-에틸렌' 이익치 웃돌아

LG화학 등 한국 NCC 기업 세계 최고 원가경쟁력 바탕 '반색'

▲화학업계 "中석탄화학·美셰일가스 두렵지 않다"(상)에 이어

LG화학 여수NCC공장 전경

석유화학 업황은 대규모 장치산업으로 통상 6~8년 주기의 사이클을 갖고 호황~불황이 반복돼 왔다. 공급 부족으로 특정 제품은 호황을 맞고, 거기서 얻은 수익은 다시 신증설 투자로 이어졌다.

일정기간 동안 신증설이 없다가 특정 시기에 대규모로 집중되는 특징을 보여왔다. 이는 공급 과잉을 초래해 일정 기간 투자가 주춤한 동안, 경제 성장에 따라 수요는 늘어나 공급을 초과하고 다시 호황이 이어지는 현상을 나타낸 것.

또한 가격 결정요인과 제품 수급이 해당 지역내 수급상황에 따라 제한되는 현상을 보인다. 석유화학 제품은 대부분의 국가에서 높은 관세율을 적용하고, 운송이 어려운 특성 때문에 특정 지역에서 생산한 제품은 해당 지역 내에서 대부분 소비된다. 아시아에서 생산된 제품은 대부분 아시아에서 소비되고 북미에서 생산된 제품은 북미 지역에서 소비된다.

아시아권 대부분 화학기업들은 나프타를 기반으로 에틸렌을 생산하고 있다. 나프타 기반 에틸렌 생산설비의 최근 신증설 부재와 올해 집중된 대규모 NCC 정기보수로 에틸렌 공급 부족 현상을 야기하고 있다.

여기에 최대 석유화학 시장인 중국에서도 NCC 투자가 당초 계획만큼 진행되지 못하고 있다. 올해 예정된 신증설은 석탄화학 기반의 136만톤에 불과해 지난해(230만톤) 대비 크게 축소됐다.

때문에 최근 에틸렌 공급 부족 현상이 아시아 시장 가격 상승을 이끌고 있다. 화학업계 관계자는 "국내 에틸렌 가격은 올해 2월부터 반등을 시작해 작년 상반기 수준까지 회복됐다"며 "이러한 에틸렌 가격 강세는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720만톤 규모의 에틸렌 생산능력을 갖춘 일본은 오히려 생산규모가 축소될 전망이다. 스미토모화학과 아사히케미칼이 2016년까지 각각 38만톤과 44만톤 규모의 크래커 가동 중단 계획을 발표하는 등 일본 에틸렌 생산 능력은 향후 640만톤까지 줄어들 것으로 관측된다.

'유가 변동'이라는 변수가 존재하지만 OPEC(석유수출국기구)은 "향후 10년 안에 배럴당 100달러 시대는 오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은 바 있다. 유가 급등에 의한 나프타 가격 인상은 제한적일 것으로 관측되는 이유이다.

국내 화학기업 중 NCC를 보유한 업체는 LG화학, 롯데케미칼, 한화토탈, 여천NCC, SK종합화학, 대한유화공업 등 6개사다. 특히 LG화학의 경우 전 세계 115개 NCC 중 최고 수준의 생산경쟁력을 갖추고 있어 에틸렌 시황 강세 효과를 톡톡히 볼 것으로 예상된다.

NCC 공장은 고온으로 제품을 만드는 공정 특성상 에너지를 얼마나 적게 사용하느냐가 설비 운영의 관건이다. 연간 116만톤의 에틸렌을 생산할 수 있는 LG화학 여수 NCC공장은 세계에서 에너지 원단위가 제일 낮은 공장이다. 1Kg의 에틸렌을 생산하는데 들어가는 에너지 양을 에너지 원단위라고 한다. 동일한 양의 에틸렌을 생산하는데 에너지를 가장 적게 사용한다는 뜻이다.

LG화학은 작년 12월 완료된 증설을 통해 세계 최초로 3천대 에너지 원단위를 달성했다. 이는 NCC를 보유한 어떤 기업도 달성하지 못했던 4천대 에너지 원단위를 깬 세계 최초의 사례다.

전 세계 115개 NCC 공장의 평균 에너지 원단위가 7천500대인 것을 감안하면, LG화학 여수 NCC공장은 평균치의 절반 정도에 해당하는 에너지만 사용하고도 동일한 양의 기초유분을 생산한다.

국내 화학업계 관계자는 "석유화학 산업의 구조적 요인에 인한 에틸렌의 타이트한 공급과 더불어 국내 화학기업들이 갖춘 세계적 경쟁력이 맞물려 당분간 동아시아 지역 내 나프타 기반의 석유화학 기업들의 실적엔 청신호가 켜질 것"으로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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