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룻밤 호텔의 변신 '주거로 영역 확장'..."장기 투숙객 공략"

송고 2015.07.03 15:12 | 수정 2015.07.03 15:26
차은지 기자 (chacha@ebn.co.kr)

일반 호텔의 비좁은 객실 대신 주방, 세탁시설 등 갖춰

변동 폭 큰 단기 투숙객보다 안정된 수익 창출 가능

ⓒ오크우드프리미어코엑스센터

호텔업계가 취사, 세탁이 가능한 전용 객실을 마련해 장기 투숙객 공략에 나섰다. 외부적인 요인에 따라 변동이 큰 단기 투숙객보다 안정적인 수익을 창출할 수 있기 때문이다.

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일부 호텔들이 장기간 국내에 머물러야 하는 고객들을 위해 숙박뿐 아니라 취사, 세탁이 가능한 객실을 선보이고 있다. 호텔 입장에서는 기간이 보장된 투숙객을 유치하고 투숙객은 기간에 따라 보다 저렴한 가격에 투숙이 가능하다.

국내에 처음으로 장기 투숙호텔형 숙박시설을 선보인 오크우드프리미어코엑스센터는 일반 호텔의 비좁은 객실 대신 주방, 세탁시설, 욕조 등이 있는 넓은 객실을 제공한다.

원룸 개념의 스튜디오, 1~4 베드룸, 펜트하우스까지 객실 종류도 다양하다. 객실에는 최고급 가전제품과 넉넉한 주방공간이 완비돼 주거와 사무가 동시에 가능하다. 또 투숙객 전용 라운지, 레스토랑과 바, 대연회장, 비즈니스센터, 피트니스센터 등 다양한 부대시설을 갖췄고 투숙객과 함께 애완동물 반입도 허용된다.

메리어트이그제큐티브아파트먼트서울(이하 여의도메리어트호텔)은 손님이 머무는 공간이 아니라 사는 공간으로써의 역할을 하기 위해 총 103개의 객실에 취사 및 세탁 시설을 완벽히 갖추고 있다.

장기간 호텔에 투숙하는 고객별 특성에 따라 다양한 퍼스널 서비스도 제공한다. 체크인 어메니티(Check-in Amenity)는 실생활에 필요한 우유, 콘프레이크, 스파게티 면과 소스, 컵라면, 과일 등으로 준비하며 주중에는 그로서리 서비스를, 주말에는 쇼퍼 셔틀 서비스 등을 제공한다. 가족이 함께 장기 투숙하는 경우를 대비해 그림공부를 위한 책상, 놀이 용품, 어린이 놀이기구가 설치돼 있는 키즈룸과 실내 키즈풀 등을 갖추고 있다.

여의도메리어트호텔 관계자는 "호텔 직원들은 투숙한 모든 고객의 이름을 외울 정도로 가족같이 친근하며 고객의 사소한 코멘트 하나까지 기록해 집보다 편한 곳으로 인식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여의도메리어트호텔

그랜드힐튼서울의 아파트형 레지던스 '그랜드 스위트'는 침실 2개~4개까지 다양하며 단층과 복층 형태, 내부면적과 구조에 따라 총 22가지로 분류되는 3개동 150가구로 나뉜다.

침대, 소파 등 가구는 물론 가스렌지, 냉장고, 식기 세척기, 세탁기 등 생활에 필요한 제품들을 빠짐없이 갖추고 있다. 그랜드 스위트 주민들을 위해 여가를 즐겁게 보낼 수 있도록 요가, 복싱 에어로빅 클래스 등 웰빙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지난달 30일 개관한 롯데시티호텔울산은 장기 투숙객이 많은 울산의 지역적 특성을 고려해 전체 354개 객실 중 슈페리어 객실(27실)과 스탠다드 롱 스테이 객실(10실)을 장기 투숙 전용으로 마련했다.

장기 투숙 전용 객실은 5~6층에 배치해 5층에 위치한 체련장, 코인세탁실 등으로의 접근이 용이하도록 고객의 동선까지 배려했다. 롯데시티호텔울산은 앞서 언급된 호텔들과 달리 취사가 아닌 간단한 취식이 가능하도록 식기류와 전자레인지, 믹서기 등을 제공한다.

롯데시티호텔울산 관계자는 "장기 투숙객의 경우 호텔에 오랜 기간 머무는 만큼 부대시설 이용 횟수가 많아 추가 매출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며 "울산시에 장기간 체류하고 있는 외국인 엔지니어와 바이어 등을 주요 타깃으로 앞으로 장기 투숙객 유치에 적극 뛰어들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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