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열사 얽힌 지배구조 도마위
국민연금, 해결사로 개입 촉구
현재 롯데그룹의 ‘형제의 난’이 반발한 가운데 그룹 순환출자 구조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재계에서는 이번 사태가 형제 간 경영권 싸움 이후 계열사 분리로 일단락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한 상황이다.
◆얽히고설킨 복잡한 지분 구조
현재 롯데그룹 지배구조는 복잡한 순환출자 관계로 얽혀 있는데 한 계열사의 주식을 다수의 계열사가 보유하는 형태로 총수 일가의 지배권을 유지하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공정위에 따르면 롯데그룹의 80개 국내 계열사는 총 416개의 순환출자 고리형태로 돼 있다.
그나마 2년 전인 2013년 4월 롯데그룹에 9만 5천33개의 순환출자 고리가 존재했던 것에 비하면 대폭 줄어든 것이다.
당시 롯데역사와 롯데닷컴 등이 보유 중이던 롯데건설 지분 4%를 호텔롯데에 넘겼고 대홍기획과 롯데리아는 롯데알미늄 지분 5.1%를 전량 롯데케미칼에 매각했다.
또 롯데상사는 롯데리아 지분 0.9%를 롯데칠성음료에 넘겼고 롯데칠성음료와 롯데제과 등이 보유 중이던 롯데상사 지분 총 12.7%를 롯데쇼핑에 매각했다.
그러나 여전히 롯데그룹은 400개 이상의 순환출자 고리가 남아있어 대기업 그룹 중 최다를 기록하고 있다.
◆호텔롯데, 실질적 지주회사 역할
롯데그룹의 복잡한 순환출자 구조 속에서도 그룹을 통제하는 지주회사가 존재한다.
바로 비상장회사인 호텔롯데다.
호텔롯데는 롯데알미늄, 롯데물산의 지분을 직간접적으로 보유하고 있다.
또 롯데쇼핑, 롯데케미칼, 롯데제과, 롯데칠성과 같은 대부분의 자회사들은 호텔롯데와 롯데알미늄을 통해 지배받고 있다.
즉 호텔롯데의 경영권을 누가 쥐느냐가 사실상 롯데그룹 주인으로 인식되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 또 하나 변수는 호텔롯데의 주인이다.
호텔롯데의 최대주주는 19.07%의 지분을 보유한 일본롯데홀딩스이며 그 외 광윤사 등 다수의 일본 롯데그룹 계열사가 나머지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구조다.
일본롯데홀딩스의 최대주주는 광윤사이며 신격호 총괄회장, 신동주 전 부회장, 신동빈 회장 등이 각각 일부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결국 형제의 난 싸움의 종착지는 일본롯데홀딩스의 주인 결정전으로 한국 롯데그룹까지 쥐락펴락할 수 있는 것이다.
◆또다시 대기업 지배구조 싸움에 국민연금도 수면 위로
롯데그룹 전체의 자본금 중 총수일가가 보유한 지분은 극히 일부에 지나지 않는다.
신격호 총괄회장의 지분율은 0.05%, 배우자 및 자녀 등 친인척 지분은 2.36%에 불과하다.
그러나 416개의 순환출자를 비롯한 계열사 출자를 통해 그룹을 지배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대해 시민단체 및 정치권에서는 국민연금이 직접 나서 롯데그룹의 순환출자 고리를 끊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실제 국민연금은 롯데푸드 지분 13.31%를 보유하고 있으며 롯데칠성음료 지분도 12.18% 보유하고 있다.
아울러 롯데하이마트 11.06%, 롯데케미칼 7.38% 등 국민연금은 롯데그룹 주요 계열사의 2대 주주 또는 주요 주주로 이름을 올려놨다.
즉 현재와 같은 경영권 다툼에서 국민연금이 경영진에게 심도 있게 질의하고 해결책을 요구하는 것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또 주주 또는 투자자의 관점에서 손해가 발생했거나 그럴 우려가 있다면 임시주주총회 소집, 이사후보 추천 등의 주주 제안으로 사태 수습이 가능하다.
경제개혁연대 관계자는 “이번 사태로 인해 롯데그룹의 이미지 추락으로 경쟁력이 악화될 경우 그 손해는 주주들에게 전가될 것이 분명하다”며 “국민연금이 롯데그룹 상장계열사의 지배구조 개선을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길 촉구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롯데그룹주는 3일 경영권 다툼으로 인해 주식시장에서 낙폭이 확대됐다.
롯데케미칼은 전 거래일 대비 13.63% 하락했으며 롯데칠성 역시 6.85% 큰 폭으로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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