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호선 개통 호재 영등포구 제치고 상승률 1위
집값 싼 강북구로 수요 몰려, 주변지역 풍선효과
수요자들의 전세난 도피처로 평가되던 강북구의 8월 전셋값 상승률이 자치구 중 최고치를 기록했다. 매매·전세가가 비싼 주변지역에서 밀려든 수요가 원인인 것으로 풀이된다.
1일 KB월간주택가격동향 통계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전세가격 상승률이 가장 높은 지역은 전월대비 1.17% 오른 서울 강북구다. 동대구 복합환승센터와 지하철 9호선 개통 호재를 안고 있는 대구광역시 동구(1.12%)와 영등포구(1.06%)보다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이는 전국적으로 전세가격이 급등함에 따라 상대적으로 가격부담이 크지 않은 강북구에 실수요층이 유입되면서 가격이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지난주 강북 미아동 ‘래미안트리베라1, 2단지’는 면적별로 500만원-2천500만원씩 오르면서 상승을 주도했고, 수유동 벽산도 1천만원-2천500만원가량 올랐다.
강북구 수유동 Y공인관계자는 “요즘 갑자기 가격이 급상승하고 있다. 10~15년된 25평형 아파트 전세가 2억6천만원을 호가하고 있다. 이마저도 집주인들이 반전세로 돌리는 추세. 같은 평형을 보증금 1억에 월세 70만원을 부르는 곳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소형이 인기여서 20평형으로 평수를 낮춰도 금액은 크게 달라지지 않는다. 그래도 성북동에 비하면 가격이 훨씬 저렴한 편, 아무래도 도심으로 이동하기 조금 더 불편해서 이전부터 선호도가 조금 낮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강북구 집값을 출렁이게 하고 있는 바로 옆 성북구는 높은 전세가에도 매물 자체가 귀하다.
현재 서울 아파트 평균 전세가율은 70.9%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다. 성북구(80.1%)는 이를 넘어서 사상 처음으로 80%를 돌파했다.
KB부동산시세에 따르면, 성북구 아파트 평당 평균 전세가는 1천3만원으로 웬만한 수도권 신규 아파트 분양가에 가까운 수치를 기록하고 있다. 길음뉴타운 등 재개발 사업의 영향으로 지속적으로 가격이 오르고 있는 상황이다.
성북구 길음동 T공인관계자는 “10년된 24, 25평형 아파트가 3억7천만원이다. 이것도 조금 있으면 더 오를 것”이라며 “그래도 이 시기에 매물이 2개나 있다는 건 매우 많은거다”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저금리도 문제지만 전세자금대출의 영향으로 집주인들이 압박을 받으면서 가격을 더 올리는 경향도 있다. 매매가와 크게 차이가 안나다보니 수요자들이 성북구를 떠나거나 인근 외관으로 이동하거나 빚을 내 사는 쪽을 고려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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