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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집 커지는 지역주택조합…'뒷전'으로 밀려난 조합원 보호

최근 10년간 7만5970세대 승인…현재 9만6084세대 준비중
“돈만 챙기려는 사업자 많아” 주의 요구
관련 법령 미비…재판 승소해도 분담금 날릴 가능성 커

서영욱 기자 (10sangja@ebn.co.kr)

등록 : 2015-10-20 05:00

최근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지역주택조합에 대한 문제점이 속속 들어나면서 이와 관련된 소송도 크게 증가하고 있다.

조합장이나 업무대행사가 주먹구구식으로 사업을 진행하는 경우가 많아 진행과정에서 많은 법적 문제가 발생하고 있지만 관련 법령이 미비해 관련자들의 처벌도 어려울뿐더러, 조합원들의 분담금 회수도 사실상 어려워 소비자들의 각별한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

◆ 올 상반기에만 33개 조합 탄생…126곳 대기중
▲ 지역주택조합 증가수 추이 ⓒ권익위원회

일반분양 아파트의 경우 청약을 통해 추첨을 거쳐야 하고 분양권을 매수하려 해도 상당한 프리미엄이 요구되는 반면, 지역주택조합 아파트는 저렴한 가격에 아파트를 구입할 수 있다는 장점을 내세워 전국에서 우후죽순 생겨나고 있다.

20일 권익위원회에 따르면 2005년부터 지난 6월까지 설립인가를 받은 지역주택조합은 총 155개, 7만5970세대에 이른다. 특히 올 상반기에만 조합 설립 인가를 받은 곳은 33개 조합, 2만1431세대에 달한다.

사업 규모도 확대 추세다. 2005년~2010년까지 사업장 당 평균 268세대 규모였던 반면, 2010년부터는 평균 562세대로 덩치가 커졌다. 지역별로는 수도권에서 비수도권으로 지역주택조합이 확산되고 있다. 2005~2010년까지는 수도권이 설립인가 세대의 95%를 차지했으나 2010년 이후 비수도권이 83%를 차지하고 있다.

올 9월 현재 지역주택조합 설립 인가 신청을 위해 준비하고 있는 예정사업장은 전국 126곳 총 9만6084세대가 대기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단 관할 행정청에서 확인 가능한 예정사업장 현황에 근거한 자료로, 실제 조합설립을 준비하는 현장은 더 많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 지연사업장 많아 소송도 급증…관련 법령 개정 필요성 제기

변호사업계에 따르면 2010년부터 지역주택조합 붐이 다시 일면서 이와 관련된 송사도 늘고 있다. 부동산 경기 활황에 맞춰 설립된 조합이 3~4년이 지나도록 사업 진척이 없자 조합원들이 소송을 제기하는 경우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소송의 경우 크게 △허위·과장 광고 △조합장과 업무대행사의 비리 △회계의 불투명성 등이 대부분을 차지한다. 지역주택조합사업은 건설사를 거치지 않고 일정한 자금을 부담해 직접 토지를 매입해 사업을 추진하는 방식으로, 토지 구입 여부가 관건이다.

하지만 토지매입이 100% 완료된 것처럼 홍보하며 토지매매계약서를 보여주지 않거나, 정식 계약을 체결하기도 전에 대형 건설사가 시공할 것처럼 홍보하는 경우, 특히 애초에 사업이 성립될 수 없는 곳에서 사업을 진행하는 경우도 있다.

이강진 변호사는 “조합이나 업무대행사의 홍보 내용이 허위로 밝혀지거나 사업이 진행되지 않을 경우 조합 가입 계약을 취소할 수 있는데, 이 경우 판결로 승소했다고 해도 조합이나 업무대행사에서 이미 토지매수작업 등으로 자금을 모두 소진했을 경우 분담금을 돌려받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고 경고했다.

더군다나 “이러한 조합장이나 업무대행사가 완전한 사기라고 입증된 경우에는 사기죄로 처벌 받을 수 있으나 이마저도 쉽지 않다”고 덧붙였다.

또 재개발·재건축사업처럼 회계자료를 모두 공개해야 한다는 강제적인 조항이 없어 열람을 하더라도 일부 자료만을 보여준다거나 허위 자료를 보여주는 경우도 많다. 지역주택조합사업은 재개발·재건축과 달리 주택법 적용을 받는다.

▲ 천안의 한 지역주택조합 홍보관 모습
이 변호사는 “재개발·재건축 등과 같이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에 준하는 지역주택조합 법령 지정이 시급하다”며 “특히 행정기관이 조합을 사전에 통제할 수 있고 투명한 회계 절차를 위해 위반 사업자를 형사적으로 처벌을 할 수 있는 법령을 마련하는 등 실용적인 방안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이와 관련해 권익위는 국토교통부와 협의를 통해 ‘서민 주거안정을 위한 지역주택조합제도의 신뢰성 제고 방안’을 올해 안으로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박계옥 권익위 권익개선정책국장은 “사업추진 과정에서 나타나는 문제점과 부작용으로부터 소비자를 보호하기 위한 안전장치가 부족하다”며 “△실체를 알 수 없는 임의단체의 조합원 모집 행위 △허위·과장 광고에 의한 조합원 모집에 따른 피해 △무자격 업무대행사 난립에 따른 시장질서 혼란 △조합운영 과정의 불투명성으로 인한 부작용 등의 문제점에 대한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