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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업계 임원 '수난시대'…기업의 '별'에서 ‘봉’으로 전락

  • 송고 2015.11.25 13:57 | 수정 2015.11.25 17:24
  • 안광석 기자 (novushomo@ebn.co.kr)

조단위 부실 현대중·삼성중·대우조선, 임원 구조조정 불가피

불황시 구조조정 타겟 1순위… “연봉 줄고, 잘리고…”

거제 대형 조선업체 고위임원인 A씨는 요즘 밤잠을 이루지 못한다.

유례없는 불황으로 회사가 대규모 자금난을 겪게 되면서 평소 ‘금기어’로 삼아왔던 감축, 감봉, 명퇴 등의 단어들이 현실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위기극복에 임원들이 앞장서자는 차원에서 회사가 급여를 끊은 지 이미 수개월째. A씨 부서에 할당돼 온 정기예산은 절반 수준으로 줄었으며, 불과 어제 한담을 나눴던 옆부서 임원이 다음날부터 보이지 않는 일이 잦아졌다.

심상치 않은 분위기에 A씨는 무급자 신세임에도 평소보다 일찍 출근하고 늦게 퇴근한다. 심지어 주말에도 출근해 자리를 지킨다.

아직 학업도 마치지 못한 아이들 생각에 택시 운전수나 카페 창업 등의 아이템을 궁리해 보지만 이미 해당 시장은 포화상태다. A씨와 비슷한 처지의 임원 및 협력사 직원이 한둘이 아니기 때문이다.

대규모 임원 감축 중인 조선 빅3. 왼쪽부터 현대중공업 계동 사옥, 대우조선해양 다동 사옥, 삼성중공업 판교 사옥.ⓒEBN

대규모 임원 감축 중인 조선 빅3. 왼쪽부터 현대중공업 계동 사옥, 대우조선해양 다동 사옥, 삼성중공업 판교 사옥.ⓒEBN

조선업계 ‘빅3(현대중공업·삼성중공업·대우조선해양)’ 임원들이 수난시대를 맞았다.

글로벌 불황 및 저유가로 인한 수주가뭄으로 재무구조 개선이 업계 화두로 떠오르면서 계약직인 임원들이 ‘구조조정 타겟 1순위’로 꼽히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최근 조단위 부실사태에 대한 고위직 책임론도 급부상하면서 빅3에서는 임원들을 대상으로 한 대대적인 감축 및 감봉 등이 실시 중이다.

‘기업의 별’이라는 임원이 한순간에 ‘기업의 봉’으로 전락한 셈이다.

25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은 분기 영업이익 흑자를 기록할 때까지 최길선 회장을 비롯한 사장단 급여 전액을 반납키로 결정한 데 이어 임원들의 급여도 10~50% 반납키로 했다.

사장단 급여 전액 반납은 현대중공업 창사 이래 최초다. 사장단 이하 임원 급여 반납은 3조원대 부실을 기록한 지난 2014년에도 실시된 바 있다.

현대중공업이 지난해 조 단위 부실을 신고했을 당시에도 구조조정 첫 타겟은 CEO를 포함한 임원들이었다. 6년여 동안 CEO를 지낸 이재성 회장이 부실 책임을 지고 물러났으며, 계열사를 포함한 임원 260여명이 일괄사표를 제출했다. 현대중공업은 당시 사표를 제출했던 임원의 30%를 감축했다.

이 가운데서도 최 회장 이하 대다수의 임원들은 회사가치를 높이기 위해 자사주까지 매입하는 등의 노력도 기울였다.

거제 한 대형 조선소 임직원들이 인근 식당가로 이동하는 모습. 기사내용과는 관련 없음.ⓒEBN

거제 한 대형 조선소 임직원들이 인근 식당가로 이동하는 모습. 기사내용과는 관련 없음.ⓒEBN

그럼에도 현대중공업은 올 3분기까지 1조2610억원의 누적적자를 기록하면서 임원들의 급여 반납이 불가피해진 것이다.

삼성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의 임원들도 올해 조 단위 부실을 신고한 만큼 불안하기는 마찬가지다.

삼성중공업은 지난 2분기 1조5000억원대의 부실을 기록한 후 개별연락을 통해 9명의 임원에게 정리해고 방침을 통보했다. 이로써 삼성중공업의 임원은 총 81명(상근 기준)으로 줄어들었다.

문제는 임원들을 대상으로 한 추가 구조조정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현재 삼성중공업은 전 직원을 대상으로 상시 희망퇴직을 받고 있다. 이 가운데 임원 대상 추가 살생부 및 향후 계약직 인력 채용을 없앤다는 괴소문도 파다하다.

더욱이 삼성그룹 차원에서 오는 12월 초 인사를 전후해 핵심 계열사 임원 20~30%를 감원한다는 설도 나돌면서 임원들이 불안에 떨고 있다.

올해 4조2000억원대의 누적적자를 기록한 대우조선해양도 지난 8월 이후 본사 임원을 55명에서 42명으로 30% 줄였다. 임금도 매달 기본급 중 10∼20%씩을 반납하고 있는 상황이다.

통영 소재 한 조선소에서 근로자들이 조업에 몰두하고 있다. 기사내용과 관련 없음.ⓒEBN

통영 소재 한 조선소에서 근로자들이 조업에 몰두하고 있다. 기사내용과 관련 없음.ⓒEBN

산업은행 등 채권단과 대우조선해양은 당분간 인위적 감축은 없는 대신 임원을 포함한 전 직원 대상 상시 희망퇴직 접수 방침은 유지키로 했다.

장기적으로는 해양플랜트 비중을 50%에서 40%로 줄인다는 방침도 세운 만큼 오는 2016년 이후에는 임원들을 포함해 3000명의 인력이 추가로 줄어들 가능성도 있다.

세계 1~3위 조선사들마저 이처럼 흔들리다 보니 현장에서는 임원승진 기피 현상까지 포착된다. 현재 같은 불황이 언제든 올 수 있는 만큼 계약직(임원)으로 전환해 불안에 떠느니 차라리 부장급 직함을 유지하겠다는 것이다. 이를 빗대 임원은 임시직원의 줄임말이라는 자조 섞인 푸념도 나온다.

거제시 고현에서 만난 한 생산직 직원은 “부장만 10년 이상 근속했고 5년 후 정년퇴임이지만 승진 생각은 전혀 없다”며 “주변 동료 가운데서도 20년 전후를 몸바쳐 온 회사인 데다 직종 전환도 어려운 사정 등을 감안해 돈 적게 받고 오래 일하는 게 낫다며 승진을 거부하는 사례를 많이 본다”고 귀띔했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저유가 추세 장기화로 기존 고부가가치 부문인 해양플랜트 사업이 애물단지로 전락한 상황”이라며 “당분간은 조선사들의 저수익 구조 전환이 불가피하기 때문에 앞으로도 임직원들에 대한 추가 구조조정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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