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폐공사 화폐본부…지폐생산, 8공정·22가지 보안장치에 '한달 소요'
김화동 사장 "신기술 통해 위·변조-짝퉁 잡는다"
‘100-1=0.’
한 번의 실수가 지금까지 쌓아온 신뢰를 무(無)로 만들 수 있다는 의미다.
지난 27일 방문한 경상북도 경산시의 한국조폐공사 화폐본부에는 이 같은 글귀를 심심찮게 발견할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 유통되는 모든 돈을 찍어내는 ‘돈 공장’인 만큼 품질사고에 대한 경각심을 끊임없이 상기시키고 있는 것이다.
출입마저도 쉽지 않았다.
국가중요시설 ‘가’급 기관에 해당하는 화폐본부는 각종 동의서와 탐지기, 지문인식 등을 통과해야만 들어갈 수 있었다.
모두 2만평에 달하는 화폐 본부 내에는 450여개가 넘는 CCTV가 설치돼 있었고, 특수경비원이 곳곳에 배치돼 경계를 서고 방재시스템 등을 감시했다.
‘돈’을 만지는 곳인 만큼 실수를 용납하지 않겠다는 생각이 뚜렷하게 느껴졌다.
현재 화폐본부에서는 조폐공사가 생산하는 은행권, 국·공채, 우표, 메달, 여권, 골드바 가운데 동전과 5만원 등 은행권을 주로 제조하고 있다.
이날 관람이 가능한 곳은 지폐와 주화를 만드는 공간이었다. 24시간 돌아가는 공정소에는 5만 원짜리가 전지 다발로 인쇄 중이었다.
통상 지폐는 ▲지문(바탕)인쇄 ▲스크린인쇄 ▲홀로그램 부착 ▲요판인쇄(뒤/앞) ▲전지검사 ▲활판인쇄 ▲낱장검사 등 8공정을 거쳐야 한다.
각 공정마다 전지를 말리고 검사를 하다보면 우리 손에 들어오기까지 한달 이상의 시간이 걸리는 셈이다.
또 공정마다 각기 다른 위조방지장치가 적용되는데 숨은 그림부터 특수 잉크, 형광 색사, 미세문자, 홀로그램, 잠상까지 모두 22가지의 장치가 들어간다고 한다.
김기동 화폐본부장은 “위조지폐를 방지하기 위해 보안에 신경을 많이 쓰고 있다”며 “불량률은 전체의 5% 미만으로 Hiddencode(암호화 보안코드), SmartUV(형광 보안패턴), Security taggant paper(특수물질 보안용지) 등 다양한 기술을 개발, 활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가동률에 대해선 “발주량에 따라 유동적이지만 하루 최대 20만장까지 생산할 수 있다”며 “우리나라 지폐뿐만 아니라 외국 화폐나 기념 주화 등도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방문한 주화 제조시설은 입구부터 쇳소리와 동전 특유의 냄새를 풍겼다.
동전은 ▲소전투입 ▲계수 ▲압인 ▲롤포장/검증 ▲상자포장 ▲파렛적재 등의 과정을 거쳐 나오는데 지금까지 10억장이 넘는 주화가 만들어졌다고 한다.
윤영효 화폐본부 주화처 생산관리부장은 “가장 많이 생산되는 주화는 10원짜리로 절반에 달한다”며 “1원, 5원 등은 기념용으로 제작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그는 “주화제조기술을 활용해 수출을 하거나 메달이나 기념주화도 만들 수 있다”고 부연했다.
한편 조폐공사는 지폐 생산뿐만 아니라 골드바와 수출 등을 통해 수익성을 더 확대할 방침이다.
김화동 조폐공사 사장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화폐 생산량이 작년에 비해 10%이상 증가했다”면서 “화폐 생산과 더불어 골드바와 수출도 활성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올해 지폐 생산량은 7억4000만장으로 지난해 6억7000만장보다 7000만장 가량 늘었다. 같은 기간 동전은 5억2000만개에서 6억2000만개로 증가했다.
김 사장은 “지난해부터 골드바도 판매하고 있다”며 “이는 국내에서 가장 신뢰할 만한 제품으로 인도네시아 등지의 홈쇼핑TV 등에서 론칭이 됐다”고 전했다.
이어 최근 새로 발행된 중국의 100위안을 언급하며 “복사기나 스캐너 등을 통한 위·변조가 많이 성행하고 있는 탓”이라고 평가했다.
김 사장은 “현재 조폐공사에서는 스파크잉크와 은선, 홀로그램, 칠례화폐방식 등을 적용하고 신기술을 내놓는 등 위조에 대한 기술적인 대비를 하고 있다”면서 “위조와 짝퉁 제품으로 인한 피해를 방지하는데 앞장서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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