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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용만-현정은 회장, 같으면서도 다른 ‘백의종군’

  • 송고 2016.03.04 11:57 | 수정 2016.03.04 17:13
  • 안광석 기자 (novushomo@ebn.co.kr)

각각 그룹회장직 및 현대상선 계열사 등기이사 용퇴

“그룹 미래 위한 결단” 공통점… 동기와 방식은 차이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왼쪽)과 박용만 두산그룹 회장.ⓒ현대그룹, 두산그룹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왼쪽)과 박용만 두산그룹 회장.ⓒ현대그룹, 두산그룹

박용만 두산그룹 회장과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의 최근 ‘백의종군’ 선언은 각 그룹의 미래를 위한 통 큰 결단이라는 게 재계의 대체적인 반응이다.

물론 두 수장의 백의종군 동기와 형태, 방식은 차이점이 있다. 각각 그룹의 재무 및 지배구조 상황, 회장이 처한 개개인의 사정이 다르기 때문이다.

다만 당면과제인 유동성 위기를 해소하고 더 나아가 오너가(家)에 의한 책임경영을 강조하려는 공통 목표의식이 깔려 있다는 점에서 비슷한 양상을 띤다.

4일 재계에 따르면 지난 3일 박 회장이 큰조카인 박정원 (주)두산 회장으로의 그룹회장직 승계를 결심한 데 이어 현 회장은 주력 계열사인 현대상선 등기이사 및 이사회 의장직 사임을 결정했다.

우선 박 회장의 2선 후퇴는 국내 대기업 최초 4세경영 시작과 동시에 두산그룹 오너가 3세경영의 상징이나 다름없는 제조업에서 연료전지 및 면세점사업 등 신성장사업으로 이행한다는 의미를 갖고 있다.

두산그룹은 박 회장의 조부인 매헌 박승직 창업주와 장남인 연강 박두병 초대회장을 거치면서 1980년대까지 맥주 등 주류사업을 기반으로 성장한 기업이다.

하지만 1990년대에 이르러 주류사업이 주력사업으로서 한계에 봉착했다. 이에 두산그룹은 박두병 초대회장의 장남이자 박 회장의 큰형인 박용곤 명예회장대에 이르러 OB맥주 등 주류사업을 처분하고 박두병 초대회장의 평생숙원이었던 중공업 시장에 진출하게 된다.

현재 그룹 주력 계열사인 두산인프라코어의 전신 대우종합기계와 한국중공업, 밥캣 등을 인수하기 시작한 것도 당시부터다. 박용곤 명예회장에서 오남인 박 회장까지 다섯 형제가 돌아가면서 회장직을 수행하면서 그룹 중공업 부문은 눈부신 발전을 이뤘다.

이에 따라 2010년까지 두산인프라코어는 중국 굴삭기 시장 선두권을, 두산중공업은 해수담수화 설비 부문에서 세계 1위를 달리고 있었다.

그러나 최근 글로벌 불황으로 인한 중국사업 부진 등의 영향으로 그룹 전체가 유동성 위기에 놓여 있는 상황이다. 박 회장이 지난 2014년부터 연료전지 부문과 면세점 사업 등 유통 부문의 기초를 세우기 시작한 것도 이 때문이다.

두산그룹은 사업 포트폴리오 전환으로 성장해 온 기업이다. 또 현재는 두산인프라코어 공작기계 부문 및 두산dst 등 계열사 매각이 진행되고 면세점 등 신사업이 확장하기 시작하는 시점이다. 과거 주류사업을 매각하고 중공업 부문의 인수·합병(M&A)가 활발했던 때와 같은 과도기인 셈이다.

따라서 박 회장의 용퇴는 3세가 주도해 온 중공업 시대의 종언과 4세가 주도할 새 포트폴리오의 성장을 의미한다. 박 회장이 그룹회장직은 물러나더라도 두산인프라코어 회장직은 유지하는 만큼 2선에서 큰조카인 박정원 체제를 측면지원하는 등 영향력을 행사할 전망이다.

현 회장의 현대상선 등기이사 및 이사회 의장직 사임도 책임경영과 재무구조 개선 연장선상 차원이라는 점에서 박 회장과 다르지 않다. 물러나는 것은 계열사 등기이사직이지만 사실상 그룹 지배력이 없어지는 결과가 될 수 있는 것도 박 회장과 마찬가지다.

하지만 재무적으로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다는 점과 기대할 수 있는 미래성장동력이 없다는 점에서 현 회장의 처지 및 2선 후퇴 동기는 박 회장과 엄연히 다르다.

현대상선은 자본잠식 상태를 벗어나기 위해 7대 1 감자를 결정했다. 이 상태에서 감자가 실시될 경우 상장폐지라는 발등의 불은 끌 수 있겠지만 현 회장의 경영권 유지는 사실상 불투명한 상황이다.

현대그룹의 경우 현대엘리베이터가 현대상선의 최대주주이며, 현대상선 밑에 현대아산 및 현대증권, 현대유엔아이, 현대엘앤알 등 손자회사로 이어지는 지배구조다. 즉 사실상 지주회사는 현대엘리베이터가 되는데 현 회장은 이 현대엘리베이터의 지분 8.65%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감자와 출자전환이 이뤄지면 현대엘리베이터는 현대상선의 최대주주 지위를 채권단에 내줄 가능성이 높다. 현 회장 중심의 지배구조가 무너지는 것이다.

현 회장의 경우 등기이사직을 포기하고 300억원의 사재출연을 감수하는 것은 굳이 미래 성장 동력 확보를 위해서라기보다는 대주주로서 그룹을 살리고자 하는 책임경영 의지를 강조하려는 성격이 강하다는 해석이다.

동시에 현대상선의 경우 두산그룹의 두산인프라코어와는 달리 지배구조에서 중요한 위치이기도 하지만 상징적·역사적 의의도 큰 계열사인 만큼 일단 회생은 해놓고 봐야 후일을 도모할 수 있기 때문이다.

현대상선의 경우 기업의 기초를 세운 장본인은 현 회장의 아버지인 고 금석 현영원 전 현대상선 회장이다. 더욱이 현 회장의 남편인 고 정몽헌 전 회장도 생전 현대전자와 현대상선에 공을 들여왔다.

정몽헌 전 회장 타계 이후 ‘살신성인’ 자세로 크고 작은 위기를 극복해 온 현 회장에게 현대상선은 경영의 척도이자 자존심이다.

이와 관련 현대상선 측은 “현 회장이 현대상선의 등기이사와 이사회 의장직에서 물러나는 것은 채권단과 마련한 고강도 추가 자구안이 보다 중립적인 이사회의 의사결정을 통해 원활히 추진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결단”이라고 밝혔다.

이어 “현 회장이 등기이사직에서 물러나더라도 지난번 300억원 사재출연과 같이 대주주로서 현대상선의 회생을 위해 백의종군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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