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 03 | 29
10.9℃
코스피 2,750.30 4.48(0.16%)
코스닥 906.15 3.9(-0.43%)
USD$ 1345.5 -5.5
EUR€ 1449.8 -7.8
JPY¥ 888.9 -3.5
CNY¥ 185.4 -0.6
BTC 100,364,000 407,000(0.41%)
ETH 5,078,000 18,000(0.36%)
XRP 881 2.4(0.27%)
BCH 826,000 56,400(7.33%)
EOS 1,600 92(6.1%)
  • 공유

  • 인쇄

  • 텍스트 축소
  • 확대
  • url
    복사

[EBN 기고] 불법도박과 법조비리를 통제하려면

  • 송고 2016.05.17 10:38 | 수정 2016.05.17 10:41
  • 관리자 (rhea5sun@ebn.co.kr)

최영인(한국범죄학연구소장)ⓒ

최영인(한국범죄학연구소장)ⓒ

[최영인(한국범죄학연구소장)] = 최근 사회문제와 관련하여 세상을 가장 시끄럽게 하는 사건은 다름 아닌 모 변호사의 법조비리사건일 것이다. 사실 모 변호사가 변호를 담당하였던 유명 화장품 기업인 네이쳐 리퍼블릭(Nature Republic)의 모 회장이 구치소 내의 변호사 접견실에서 모 변호사의 팔을 꺾는 사건을 벌이지만 않았어도 지금과 같은 복잡한 구도의 사건 내용이 세상에 절대로 알려지지 않았을 것이다. 여기에 A씨, B씨, C씨로 불리는 여러 법조 브로커가 등장하면서 2016년 최대의 게이트가 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 사건의 핵심은 사실 법조비리가 아니다. 법조비리의 문제는 또 다른 측면의 사안일 뿐이며, 실제 가장 중요한 부분은 해외원정 불법도박으로 보아야 한다. 현재 여론의 추이는 사건의 도화선이 되었던 모 회장에서 멀어지는 듯 보이며, 오히려 주요한 대상은 그 변호사였던 모 전 검사장과 모 전 부장판사로 보인다. 모 대표에 대해서 전직 검사장 출신 변호사와 전직 부장판사 출신의 엘리트 여성 변호사가 붙어야 할 정도로 사실 모 회장이 저지른 죄가 컸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는 의미이다.

모 회장은 바나나 행상으로 시작하여 국내는 물론이고 아시아 지역 굴지의 화장품 그룹을 만들어낸 입지전적인 인물일 뿐만 아니라 뚝심과 노력을 가지고 열심히 일을 하면 성공할 수 있다는 일종의 청년성공신화 모델이었다. 사회적으로 이와 같은 존경과 칭송을 받던 사람이 순식간에 나라를 떠들썩하게 만든 사건의 중심이 된 데에는 불법도박조직의 독버섯과 같은 마수걸이가 있었다고 보는 것이 관련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실제로 경찰과 검찰에서 모 회장이 해외 원정도박에 사용한 금액이 약 300억원 이상이라고 파악하고 있으며, 이를 근간으로 수사에 들어갔다가 두 번이나 무혐의 처분을 내리는 실수를 저질렀다. 솔직하게 이야기해서 모 회장이 마카오에 나가 불법도박을 하지 않았다면 일반인은 도저히 상상하기 어려운 변호사비를 지출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학문적 추론의 기준에서 본다면 원정 불법도박을 했다고 보는 것이 합리적인 의심이자 추정적 결과라는 의미이다.

그는 막대한 부를 거머쥐면서 더 이상 돈 벌이를 하지 않았어도 될 것이고 많은 돈을 어떠한 방식으로 써야 하는지에 대해서 잘 몰랐을 것이다. 그렇기에 불법도박 조직의 유혹에 흔들려 속칭 ‘정킷 방’으로 불리는 마카오의 임대 카지노에서 큰 돈을 날린 상황이 일어났던 것으로 보인다. 조용할 만하면 계속 터지는 해외 원정 도박사건에는 막대한 돈을 걸도록 유도하고 이를 통해서 엄청난 돈을 벌고 있는 조직범죄단이 숨어있다.

국내에서 갑자기 사업에 성공한 사업가들에게 의도적으로 접근하여 해외여행을 가자고 유혹을 한 후에 우연을 빙자하여 카지노의 VIP 룸으로 유인하며, 이곳에서 최소 수억 원에서 최대 수백억 원의 돈을 날리게 하는 것이 일반적인 수법이다. 이러한 방법이 쉬워 보일 수 있겠으나 실제 내용을 보면 고도의 범죄기법과 범죄자들의 협력이 있어야 한다. 일단 표적이 되는 기업가를 찾아야 하고, 이들과 친한 사람을 바람잡이로 섭외해야 하며, 해외 카지노 측과의 계약을 통해서 VIP 룸을 빌려야 하고, 돈을 잃도록 만들기 위한 여러 기법들이 동원되며, 피해자에게 딴 돈을 국내로 송금하기 위한 불법 환전망까지 구축해야 한다.

실제로 이러한 조직에서 활동한 사람들은 경찰이나 검찰에 검거되더라도 잠시 쉰다는 생각으로 교도소에 들어가고 출소하자마자 다시 조직을 결성하여 피해자와 피해기업을 양산하고 있다. 문제는 이들이 1980년대의 조폭으로 불리는 조직범죄의 형태가 아니라 기업과 같은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다는 점이다. 일본이 세계적인 범죄조직인 야쿠자에 대해서 손을 대지 못하는 이유는 물리적인 폭력이나 위협을 사용하는 야쿠자가 기업이나 사업조직 등으로 변신하면서 사법기관이 공격하기 위한 포인트를 잡는 것이 어려워졌기 때문이며 우리 또한 이러한 과정을 동일하게 거치고 있는 실정이다.

해외원정도박을 통해 수십억 원에서 수백억 원의 불법자금을 조성한 조직범죄단은 이를 그대로 소비하지 않고 자산이 많은 우량기업에 대한 적대적 M&A(인수합병)나 엔터테인먼트로의 진출, 해외 조직과의 연계를 통한 리조트 개발 등으로 그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가장 큰 문제는 유흥업소에서 협박을 통해 보호비만 받던 조직범죄단이 불법 해외도박을 통해 기업으로 변신하게 되면서 막대한 자금으로 자신의 방어막 내지는 방패로서 변호사집단이나 회계사집단, 세무사집단을 마음대로 부릴 수 있게 되었다는 사실이다.

막대한 자금을 가진 조직범죄단은 방어막이 되는 전문가 집단 이외에도 언론사 매입을 통한 방어, 정치자금의 지원을 통한 정치권력으로부터의 비호 등을 충분히 받을 수 있으며, 이러한 상황을 그대로 좌시(坐視)하게 된다면 나중에 가서는 전혀 손을 댈 수 없는 암 덩어리가 되어 우리 사회의 사회악이 될 수 있다. 따라서 모 회장으로부터 시작한 이번 사건을 단순한 법조인과 기업 CEO의 일탈로 보아서는 안 되며, 그 원인이 되는 불법원정도박을 원천적으로 차단하거나 적발하기 위한 노력을 경찰과 검찰 및 관련 기관이 나서서 해야만 할 것이다.

물론 이를 위해서는 여러 선결조치가 필요하다. 해외원정도박의 주무대가 되는 홍콩이나 마카오 등에 더 많은 수사정보요원을 파견하여 현지의 상황과 범죄첩보 및 이러한 범죄행위를 저지르는 조직에 대한 방대한 내용을 수집해야 하며, 이를 기반으로 별도의 전문 수사팀을 구성하여 체계적인 압박과 사법적 공략이 가능하도록 해야 할 것이다. 해외원정도박으로 처벌받는 사람들은 상습도박죄 보다도 외환관리법 위반으로 인한 처벌이 더 크다. 처벌의 수위가 높아진다는 점에서는 바람직하다 하겠으나 위법내용의 기본인 불법도박보다도 여기에 사용한 외화반출 혐의로 처벌이 더 높아진다는 것은 논리적으로 앞뒤가 맞지 않는다.

따라서 관련법의 개정작업을 통해서 해외도박죄 및 해외도박개장죄 등을 신설하여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 또는 범죄단체 처벌법 등의 극단적인 처벌수위와 동일하게 처벌할 수 있도록 사법기관과 법원에 법적 지원과 권한부여를 해야 할 것이다. 불법도박과 마약은 사회를 가장 크게 흔드는 국기문란 범죄라는 표현이 이 사건을 보면서 너무 잘 맞는다고 생각되며, 향후에 모 게이트와 같은 일이 재발되지 않도록 정부와 관련 사법기관들이 최선의 노력을 다했으면 하는 바램을 가진다.


©(주) EBN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

전체 댓글 0

로그인 후 댓글을 작성하실 수 있습니다.

시황

코스피

코스닥

환율

KOSPI 2,750.30 4.48(0.16)

코인시세

비트코인

이더리움

리플

비트코인캐시

이오스

시세제공

업비트

03.29 15:23

100,364,000

▲ 407,000 (0.41%)

빗썸

03.29 15:23

100,173,000

▲ 348,000 (0.35%)

코빗

03.29 15:23

100,220,000

▲ 368,000 (0.37%)

등락률 : 24시간 기준 (단위: 원)

서울미디어홀딩스

패밀리미디어 실시간 뉴스

EBN 미래를 보는 경제신문